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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성미술이야기399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 부활의 영광은 신약성경 중 가장 장엄하고 극적인 순간이다 . 비록 복음사가들이 예수님의 부활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고 있지 않더라도 수세기에 걸쳐 화가들은 자신들의 예술 세계를 통해 성경에서 비워진 부분을 그림으로 채워 표현하고 있다.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Piero della Francesca, 1415년경~1492년)는 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의 모습을 단순하고 명쾌한 구도 속에 차분하게 그리고 있다. 그림 중앙에 예수님은 부활(승리)의 상징인 붉은 십자 표시의 깃발을 들고, 자신의 시신이 안치되었던 석관에 한쪽 발을 올리고 균형 잡힌 곧은 자세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창에 찔렸던 예수님의 옆구리와 못에 박혔던 손과 발의 상처에는 아직 혈흔이 남아 있지만, 꼿꼿한 자세에서 강한 카리스마가 보인다 . .. 2015. 8. 2.
너희를 위하여 내어 줄 내 몸이다. 카라바조(Caravaggio, 1571~1610)의 명작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십자가에서 내려져 는 빛과 어둠의 강한 대조와 바로크 미술에서 보이는 인물들의 리드미컬한 운동감으로 예수님의 수난을 더욱 드라마틱한 장면으로 연출하고 있다. 카라바조의 작품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강한 결집력과 우수한 구성이 그림의 오른쪽 위의 팔을 벌리고 있는 여인에서 시작하여 예수님의 시신까지 대각선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흐르고 있다.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와 이모,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레나가 서 있었다.” (요한 19, 25) 성경에서처럼 오른쪽 맨 뒤에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가 십자가를 연상시키듯 비참한 고통의 몸짓으로 두 손을 하늘로 치켜들고 있다. 그러나 그녀가 하늘을 올려다보는 눈빛은.. 2015. 8. 2.
모두를 이끄시는 분 틴토레토(Tintoretto, 1518~94경)로 더 잘 알려진, 베네치아 화가 자코포 로부스티는 아주 어린 나이부터 집 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의 아버지는 천을 염색하는 장인(틴토레)이었고, 자코포는 어린 염색공이라는 뜻의 별명인 틴토레토를 자기 이름처럼 사용했다. 틴토레토는 부친의 염색일을 이어받다가 그림을 배우게 되는데 그 시기나 그의 스승에 관해서는 불분명하다. 전기 작가 리돌피(1594~1698)에 따르면, 미켈란젤로의 드로잉과 티치아노의 색채에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틴토레토의 그림은 역동적인 구성에 인물의 과장된 동작과 극적인 빛의 사용으로 미켈란젤로나 티치아노와 구분되었다. 급하고 짧은 필치로 그림의 마무리가 부족하다는 비난도 있었지만,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거친 붓 터치로.. 2015. 8. 2.
그리스도의 죽음을 바라보는 사람들 작가미상, , 세밀화, 13세기경, 비블리아 파우페룸 인쇄본, f. 25r 가난한 자들의 성경이란 뜻의 ‘비블리아 파우페룸(Biblia Pauperum)’은 그림과 말씀이 함께 있어 어린아이부터 글을 모르는 사람, 가난한 사람에 이르기까지 많은 대중을 위한 묵상 자료로 사용되었다. 비블리아 파우페룸의 초판본의 원저자는 누구인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소실된 첫 번째 사본이 13세기경 독일 바이에른의 베네딕토회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사본들은 라틴어로 되어 있다. 이 책의 구성은 예수님의 생애를 바탕으로 일련의 그림과 본문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 페이지에는 세 개의 그림과 아래 위에 네 명의 예언자가 묘사되어 있다. 그런데 세 개의 그림에서 가운데는 신약의 이야기가, 양쪽 두 .. 2015. 8. 2.
하느님의 소중한 성전 작가 미상, , 1570년경, 목판에 유채, 91×150cm, 카드리오르그 아트 박물관, 탈린 예수님은 유대인들의 파스카 축제가 다가오자 예루살렘에 들어가 먼저 성전에 들어갔다. 네 복음사가 모두 예수님께서 환전상과 상인들을 쫓아내시고, 아버지 집에서 벌이는 장사에 대해 격렬하게 분노를 일으키는 광경을 기록하고 있다. 성전 밖에서 이루어져야 할 일들이 성전 안에서 버젓이 행해져 조용히 기도하고 예배하는 성전이 북새통을 이루는 장사하는 집으로 바뀌고 말았다. 그림 가운데 예수님은 양이나 소를 끌고 온 끈을 집어 단단한 채찍을 만들어서 사정없이 상인들과 짐승들을 쫓아내시고 계신다. 채찍을 든 오른팔을 힘있게 들어 분노를 표출하는 예수님의 강한 카리스마는 화면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또 환전상들의 돈을 쏟아.. 2015. 8. 2.
[말씀이 있는 그림] (50) 유혹을 이겨내신 예수님 예수님께서 요르단 강에서 요한 세례자에게 세례를 받은 직후, 고행의 길로 들어서신다. 성령의 인도로 황량한 사막의 한 고지로 간 예수님은 사십일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단식하며 기도하신다. 그곳에서 예수님은 낮에는 불같은 태양으로 달구어진 지면과 뜨거운 공기가 숨통을 막았을 것이고, 밤에는 떨어진 기온으로 시달렸을 것이다. 이렇게 사십일을 보낸 예수님의 몸과 마음은 모두 지쳤고, 심지어 사탄까지 나타나 유혹을 받게 된다. 사탄은 예수님에게 여러 가지 조건을 붙이며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지만, 결국 예수님은 사탄의 유혹을 모두 물리치신다. 공관복음서 모두 예수님이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신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마르코는 다른 두 공관복음서에 나오는 세 가지 유혹 이야기는 생략하고, 사탄의 유혹을 이.. 2015. 2. 21.
[말씀이 있는 그림] (49) 나병 환자의 치유 피렌체 화가 코시모 로셀리(Cosimo Rosselli, 1439-1507)가 제자인 피에로 디 코시모와 함께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 이다. 왼쪽에 예수님의 산상 설교 장면이, 오른쪽 앞에는 제자들에게 둘러싸인 예수님 앞에 나병 환자가 무릎을 꿇고 있는 장면이다. 멀리 뒤에는 예수님께서 산 위에 교회를 세우시고 제자들과 산에서 내려오고 계신다. 산에서 내려오신 예수님께 군중이 따르고 있는 모습이다. 이때 어떤 나병 환자가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마르 1, 40) 간청하니, 예수님께서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마르 1, 41) 하시며 병든 자를 만져주셨다. 나병은 예수님 시대뿐 아니라 구약성경과 오랜 유다교 전통에서.. 2015. 2. 21.
[말씀이 있는 그림] (48) 치유하시는 손길 비잔틴 장인, <시몬 베드로의 장모를 치유하시는 예수님>, 1315-21년, 모자이크화, 코라 성당, 이스탄불. 이스탄불 구세주 성당은 코라 성당이라고도 불린다. ‘코라’는 ‘성문 밖’이란 뜻으로, 콘스탄티노플의 성벽 바깥쪽에 있어 붙여진 이름이었다. 코라 성당은 4세기에 세워졌으.. 2015. 2. 21.
[말씀이 있는 그림] (47) 더러운 영의 옷을 벗은 사람 프란체스코 디 안토니오, <더러운 영을 쫒아내시는 그리스도와 유다의 배반>, 425-26년경, 목판에 템페라, 115x106cm, 존슨 컬렉션, 필라델피아 미술관. 프란체스코 디 안토니오(Francesco d?Antonio, 1393-1433)는 피렌체 출신의 화가라는 것 이외에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그의 작품에서는 초.. 2015. 2. 2.
[말씀이 있는 그림] (46) “나를 따라오너라.” 기를란다요(Ghirlandaio, 본명: Domenico di Tommaso Bigordi, 1449-94)는 피렌체의 예술가 집안에서 성장한 화가로 사실적이고 세밀한 프레스코화와 초상화로 유명하다. 기를란다요(‘화관’이라는 단어에서 옴)라는 이름은 금세공사였던 그의 아버지가 꽃장식을 잘 만들었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기를란다요는 1481년에 교황청으로부터 시스티나 성당 벽면 장식의 요청을 받고 로마로 향했다. 교황 식스토 4세는 기를란다요를 비롯해 보티첼리, 로셀리, 페루지노, 시뇨렐리, 핀투리키오, 립피, 디 코시모 등에게 시스티나 벽면에 구약과 신약 시대를 구분하는데 척도가 되는 모세와 그리스도의 생애를 프레스코화로 제작하도록 요청하였다. 기를란다요가 제작한 은 예수님께서 어부 네 사람을 제자로 .. 2015. 2. 2.
[말씀이 있는 그림] (45)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마리아와 요셉 한스 멤링,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함>, 1463년, 패널에 유채, 60x48cm, 국립미술관, 워싱턴 플랑드르 화가 한스 멤링(Hans Memling, 1435년경~1494년)은 세련되고 우아한 사실적 표현으로 15세기 후반 브뤼헤 화단을 이끌었다. 멤링의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는 장면에도 화가의 리얼리티를 .. 2015. 2. 2.
[말씀이 있는 그림] (44)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루카의 복음서는 유일하게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에 가브리엘 대천사가 마리아에게 나타나 ‘기쁜 소식’을 알리는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루카 1, 26-38) 수태고지는 서유럽의 성경 미술 역사상 가장 많이 재현된 주제 중 하나이다. ‘수태고지’ 도상에 나타나는 기본적인 세 가지의 요소로는 마리아, 대천사 가브리엘 그리고 마리아를 향해 하늘에서 내려오는 성령의 비둘기가 있다. 여기에 백합꽃이나 붉은 장미, 청자색 매발톱꽃이 묘사되곤 한다. 흰 백합꽃은 암수의 구별이 없어서 처녀성을 상징한다. 북유럽 르네상스 화가들은 꽃병에 백합을 꽂거나 꽃병 장식으로 묘사하곤 했다. 또한, 이들은 백합 대신 사랑과 고통을 상징하는 붉은 장미나,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아들 그리스도를 생각하는 성모 마리아의 슬픔.. 2015. 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