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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성경 속 인물18

18. 힘과 용기의 지도자, 여호수아 태양을 멈춰 세우는 여호수아_조셉 마리 비엔 이스라엘 역사에서 안타까운 장면 중 하나는 모세가 가나안을 지척에 두고 숨을 거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탈출시키고 광야에서 갖은 고생을 하며 동고동락했던 사람들과 이별했다. 광야에서 자신들을 이끌었던 지도자 모세가 세상을 떠나자, 이스라엘 민족은 큰 시름에 빠졌을 것이다. 그러나 여호수아가 모세의 뒤를 이어 전사로서 용맹하게 가나안의 각지에서 계속 싸우며 결국 가나안을 정복하고 그곳에 정착한다. 여호수아는 가나안을 정찰하고 전략을 세워 전투를 벌여 이스라엘 민족에게 승리를 안겨주었다. 희세지웅(希世之雄)이란 사자성어는 난세에 보기 드문 영웅이 나타난다는 말이다. 역사에서 보면, 때에 맞는 지도자가 나타나 활약하는 것은 그 나라나 민족을 위해서는 .. 2024. 4. 21.
17. 명예와 재물에 빠져 타락한 예언자 발라암 발라암과 당나귀_피터 라스트만 예전에 사목했던 본당 중에 주변에 무속인들이 유난히 많았던 곳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여성 무속인이 예비자 교리에 등록했다. 그는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교리를 들었고 시간이 흘러 세례식을 앞두고 있었다. 개인 면담 시간에 그는 “그동안 너무 심한 어지러움과 두통과 구토에 시달렸”면서 “그런데 열심히 기도하고 특히 주변의 신자들이 함께 기도해 주어서 다행히 오늘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어 “신자들도 열심히 기도하지만 무속인들도 정말 무섭게 열심히 기도한다”며 알듯 모를듯한 이야기를 했다. 무속인을 찾은 사람에게 예언을 해주면 그 예언이 이루어지도록 무속인도 산속에 올라가 며칠씩 잠을 자지 않고 금식하면서 자신이 모시는 신(神)에게 기도를 바친다고 한다. 점술이 .. 2024. 4. 21.
(16) 모세의 대변인 아론 아론, 17세기 러시아정교회 이콘 게티즈버그 연설(Gettysburg Address)은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에이브러햄 링컨의 연설이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이라는 대목은 미국 역사에서도 가장 많이 인용되고 가장 위대한 연설로 평가된다. 명연설은 세상의 흐름을 바꾸기도 하고 국민을 마음을 하나로 만드는 힘이 있다. 2004년 7월 미국 보스턴에서 3박4일 동안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치인들은 당원을 대상으로 연설을 했다. 보통 정치가들의 연설은 지루한데 정치신인 버락 오바마의 연설에는 기립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오고 단 몇 분 만에 무명에 가까웠던 오바마는 벼락스타가 되었고.. 2024. 4. 15.
(15) 이스라엘의 위대한 지도자 모세 십계명판을 들고 있는 모세_렘브란트 중고등부 시절 소풍과 단체 영화관람은 가장 신나는 시간이었다. 당시 대작들로 꼽히는 유명한 작품들을 단체 영화관람으로 많이 보았다. 여학교에서 같은 시간에 관람 계획이 잡히면 어떻게 소문을 들었는지 온 학교가 술렁거리기도 했다. 찰턴 헤스턴이 모세로 출연한 영화 ‘십계’도 보았지만, 사실 그때는 성경의 배경을 잘 모르니 어떤 영화였는지 이해가 쉽지 않았다. 다만 흰 수염이 긴 모세가 지팡이를 휘두르자, 홍해가 갈라져 이스라엘 백성들이 물기둥 사이로 탈출하는 장면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집트에서 노예 생활을 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모세가 지도자가 되어 이집트에서 탈출시켜 이스라엘로 돌아오는 내용이다. 모세는 지금도 이스라엘 백성에게 민족의 구원자로 .. 2024. 4. 2.
(14) 하느님에 대한 믿음으로 고난 이겨낸 요셉 장자크 포티 作 ‘요셉의 옷을 알아보는 야곱’ 좋은 일에는 방해되는 일이 많다는 '호사다마‘(好事多魔), 재앙이 바뀌어 오히려 좋은 일이 생긴다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은 우리 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사자성어(四子成語)이다. 인생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은 변화가 많아 예측하기 어렵다는 새옹지마(塞翁之馬)도 자주 쓴다. 그 유래는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변방 노인의 말(馬)에서 나온 말이다. 전쟁이 자주 일어나던 중국 북쪽 변방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다. 그가 기르던 말 한 마리가 어느 날 도망가 버렸다. “말이 도망가서 얼마나 상심이 크십니까?”라며 위로했다. 노인은 “이 일이 복이 될지 어찌 알겠소”라며 오히려 담담했다. 얼마 뒤 도망갔던 말이 많은 야생마들을 끌고 노인에게로 돌아왔다. 사람들은 놀라며 .. 2024. 4. 2.
(13) 인내하며 하느님을 찬미한 레아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라헬과 레아’ 오래전 일이다. 어느 겨울 몹시 추운 날 자전거를 타고 가는 초등학생 형제가 있었다. 뒤에 귀마개와 장갑을 낀 동생이 털모자도 없이 낑낑대며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돌리는 형의 양쪽 귀를 잡고 있었다. 나는 차 안에서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면서도 목이 메었다. 나도 형과 동생에게 저렇게 따듯던 적이 있나 자연히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어느 저녁 형과 영화를 보러 갔다. 막상 극장에 도착했는데 두 사람의 푯값에서 딱 10원이 모자라 영화를 보지 못했다. 풀이 죽은 내가 측은했는지 형은 나를 청계천의 중고 서점으로 데려가 책을 골라주었다. 그때 처음 본 소설이 삼국지였는데 며칠 동안 열심히 보았던 기억이 난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형제자매 사이는 무척 친하면서.. 2024. 3. 24.
(12)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여성, 라헬 윌리엄 다이스 ‘야곱과 라헬의 만남’ 라헬에 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가 떠오른다. 스칼렛 오하라는 아름답고 예쁜 여성이지만 아주 강인하고 용감해 서슴없이 자신에게 다가온 역경을 피하지 않고 극복하는 매력 있는 인물이다. 소설의 인물인 스칼렛 오하라를 배우인 비비안 리가 잘 표현했다고 당시 비평가들은 칭찬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 독백하는 비비안 리의 마지막 대사는 오늘날까지 유명하게 회자되고 있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거야.”(After all, tomorrow is another day) 이 대사는 미국영화연구소(AFI)가 뽑은 명대사 100개 중 1위라고 한다. 야곱은 라반의 두 딸, 레아와 .. 2024. 3. 18.
(11) 뛰는 야곱 위에 나는 삼촌 라반 주세페 데 리베라 ‘라반의 양을 치는 야곱’ 영어속담에 ‘Talent above talent’라는 말이 있다. 우리에게는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로 표현된다. 성경에서 이 속담을 잘 나타내는 인물로 바로 레베카의 오빠, 야곱의 삼촌인 라반을 들 수 있다. 타인의 약점을 정확히 알고 마치 도움을 주는 척하며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사람, 우리 주위에서 지금이나 과거의 사건에서 한두 명은 떠오를 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가장 피해야 하는 부류의 사람이지만 어쩔 수 없이 혈연이나 지연, 직장 등으로 묶인 관계도 많다. 그런데 상대를 바르게 아는 것과 속고 있으면서도 잘 모르는 것은 전혀 다르다. 상대를 이용하는 사람은 자기의 발톱을 드러낼 때까지 자신의 진짜 모습을 위장한다. 상대의 약점이나 취약한 점을 .. 2024. 3. 10.
(10) 세상을 너무 쉽게 생각했던 에사우 루벤스 ‘야곱과 에사우의 화해 “자신의 나이에 맞는 정신을 갖지 못한 자는 자신의 나이에 겪는 온갖 재난을 당한다”는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1694-1778)의 말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나이를 먹고, 자신과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현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변하고 있다. 며칠 전 한 유명 시인과 이야기를 하는데 “젊은 시절엔 이성(理性)과 싸우지만 나이가 늙고 노쇠해지면 자신의 몸(자신)과 싸운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변화한다. 이 변화를 잘 이해하고 적응하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1875~1961)은 가치판단은 주어진 상황에서 적절하고 소중한지, 혹은 꼭 필요한 것인지 등을 감정반응이나 자신이 학습한 원칙적 사고를.. 2024. 3. 3.
(9) 사기꾼 아니면 지혜로운 사람, 야곱 조지 프레데릭 와츠 ‘야곱과 에사우’. 몇 년 전 잘 아는 변호사가 나에게 질문한 적이 있다. “신부님,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이 일어나는 범죄가 무엇인지 아세요?” “글쎄, 싸움, 폭력 같은 게 아닐까?”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많이 일어나는 범죄는 사기예요. 대부분 친하고 잘 아는 사람에게 사기를 당해 안타깝죠.” 사기는 “사람을 기망(欺罔)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같은 방법으로 제3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는 범죄”(형법 제347조)이다. 기망이란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는 모든 행위이고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방법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 새로 서품받은 신부님들만 노리는 사기꾼들(?)이 있었다. 나도 첫 임지인 수유동본당에 있을 때.. 2024. 2. 25.
(8) 적극적인 여성, 레베카 요한 게오르그 플라체르 ‘우물가의 레베카’ ‘부모의 편애(偏愛), 가족 간 소송 하루 7건’. 우리 사회의 불편한 민낯이 드러난 느낌이 들었다. 기사는 사망한 아버지의 재산 상속을 장남에게만 주려는 어머니를 상대로 딸 3명이 부당하다며 낸 소송의 내용이었다. 몇 년 동안의 소송 끝에 딸들이 승소했지만 결국 모녀관계는 파탄이 났다. 우리나라는 예전에 남아선호사상과 장자 상속이 당연시되던 문화가 있었다. 아들 중심으로 교육이나 지원이 자연스러웠고, 딸들은 오히려 오빠나 동생의 교육비와 생활비를 위해서 학교도 포기하고 대도시의 공장에서 노동을 했다. 자식에 대한 편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성경 속 인물이 이사악의 아내 레베카이다. 아브라함은 나이가 들자 이사악의 짝을 찾아주려고 마음을 먹었다. 아브라함은 .. 2024. 2. 18.
(7) 이사악의 깊고 깊은 마음의 상처 조반니 도메니코 티에폴로 ‘이사악의 희생’ 예전의 본당에서 형제님들 구역모임이 있었다. 형제님들 모임은 보통 저녁에 간단한 식사와 함께 주(酒)님(?) 한잔 마시면서 자유롭게 생활나눔을 했다. 모임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 무렵 나이가 가장 많은 형제님이 자신의 깊은 속내를 이야기했다. “저는 배우지도 못하고 시골에서 올라와 막일부터 안 한 일 없이 갖은 고생을 하면서 성실하게 일했어요. 결혼도 혼기를 놓쳐 늦은 나이에 했어요. 그리고 늦둥이 아들을 보았는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애지중지하며 키웠어요. 아들이 공부도 잘하고 무척 순종적이라 사실 기대도 많았어요. 그런데 어느 겨울날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아들이 방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을 봤어요. 너무 실망과 배신감이 커서 화를 참지 못하고 .. 2024.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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