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영성]/우리 성인을 만나다26 (26·끝) 성 유진길 아우구스티노 성 유진길, 선교사 영입과 조선대목구 설정에 핵심적 역할 윤영선 작 ‘성 유진길 아우구스티노’ 출 생 | 1791년 서울 순 교 | 1839년(49세) 서소문 밖 / 참수 신 분 | 회장, 역관 박해 속에서도 교황께 선교사 파견 요청 매년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가장 가까운 주일을 교황 주일로 보낸다. 인류의 구원을 위한 예수님의 명령을 실현하기 위하여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큰 무게를 짊어진 이가 교황일 것이다. 우리와 교황과의 극적인 만남은 2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간다. 가혹한 박해 속에서도 교우들은 교황께 여러 차례 편지를 보내 사제를 요청했다. 사제를 열망하는 조선 교회의 간절함에 어느 누가 감탄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정하상과 유진길 등 조선의 신자들이 보낸 절절한 편지는 마침내 .. 2024. 6. 30. 25. 성 우세영 알렉시오 성 우세영 , 16세에 등과했지만 관직 포기하고 일가 20여 명 전교 윤영선 작 ‘성 우세영 알렉시오'출 생 | 1845년 황해북도 서흥군 순 교 | 1866년(21세) 새남터 / 군문효수 신 분 | 번역가, 동정 왜고개에 묻힌 북녘땅 출신 우세영 성인 6·25전쟁 기념일이 되면 분단된 한반도 현실이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한국 천주교회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로 지정해 이날을 기념하고 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위로하려는 교회의 배려일 것이다. 여전히 전쟁의 위협을 안고 살아가는 이 땅에서는 건강한 남성이라면 누구나 군 복무를 한다. 복무 중인 신자 장병의 신앙을 돌보고, 군 복음화를 담당하는 곳이 군종교구다. 군종교구청과 주교좌 국군중앙성당은 서울 용산 왜고.. 2024. 6. 23. 24. 성 이광헌 아우구스티노 이광헌 성인, 성령의 불꽃으로 온 가족 순교한 ‘조선의 아우구스티노’ 윤영선 작 ‘성 이광헌 아우구스티노'출 생 | 1787년 경기도 광주시 순 교 | 1839년(53세) 서소문 밖 / 참수 신 분 | 회장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회심 꼭 닮은 순교자 세례를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는 성령의 은총을 충만히 받았다. 성령의 은혜는 성실한 신자들의 삶에서 탐스럽게 맺어지기 마련이다. 바로 성령의 9가지 열매로 사랑·기쁨·평화·인내·친절·선행·진실·온유·절제가 그것이다. 성령께서는 이렇게 인간의 삶과 삶의 의미를 극적으로 변화시켜 주신다. 성인 가운데엔 인생의 극적인 변화로 귀감이 되는 인물이 많다. 성 아우구스티노도 가장 위대한 회심자 가운데 한 분일 것이다. 젊은 시절 진리에 대한 갈망으로 끝없이 방황.. 2024. 6. 16. 23. 성 손선지 베드로 손선지 성인, 16살 때부터 순교 순간까지 회장 직분 충실히 수행 윤영선 작 ‘성 손선지 베드로’'출 생 | 1820년 충청남도 부여군 순 교 | 1866년(47세) 숲정이 / 참수 신 분 | 회장 어릴 때부터 깊은 신앙심과 품행 지녀 우리 전례력을 보면 예수님의 탄생과 부활이 중심이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대림과 사순이 각각 성탄과 부활을 향해 있고, 시기마다 그에 어울리는 기쁨과 희망의 메시지로 우리의 신앙생활을 이끌어준다. 대림·성탄·사순·부활 시기를 제외한 나머지가 연중 시기다. 전례력은 이렇게 일 년을 주기로 그리스도의 신비 전체를 재현하도록 초대한다. 연중 시기는 우리가 받은 부활의 은혜를 성령의 도움에 힘입어 일상 안에서 영적인 기쁨과 희망으로 성숙시켜 나아가는 시간이다. 특별한 이벤트가.. 2024. 6. 9. 22. 성 오메트르 베드로(Pierre Aumaître) 성 오메트르 베드로, 병인박해 때 맡겨진 양 떼 지키고 순교의 월계관 윤영선 작 ‘성 오메트르 베드로’ 출 생 | 1837년 프랑스 앙굴렘(Angoulême) 순 교 | 1866년(29세) 갈매못 / 군문효수 신 분 | 신부 성체 모시겠다는 열망 간절했던 신앙 선조들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에는 성체를 이루는 사제들을 위해 기도하게 된다. 우리처럼 나약한 본성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도록 그들에게 주어진 소명의 무게가 무거워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날 우리의 신앙 선조들이 성체를 모시는 데 얼마나 진심이었으며, 그 열망으로 미사를 집전해 줄 사제를 얼마나 간절히 바랐는지 돌아보면 더욱 그렇다. 선조들은 처음부터 성체성사의 가치를 알고 있었다. 이른바 ‘가성직제’를 통해 미사를 .. 2024. 6. 2. 14. 성녀 김 루치아 성녀 김 루치아 “살려면 천주를 배반하라 하니, 무서워도 죽겠나이다” 윤영선 작 ‘성녀 김 루치아'출 생 | 1818년 강원도 춘천시 강촌 순 교 | 1839년(21세) 서소문 밖 / 참수 신 분 | 동정녀 성모님처럼 고통의 길 택한 21살 동정녀 원래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은 3월 25일이다. 올해는 성주간이 겹쳐서 부활 제2주간 월요일인 4월 8일로 옮겨 지낸다. 마리아는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예수님의 잉태 소식을 들었다. 당시의 관습으로, 처녀가 임신한다는 것은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다. 돌팔매를 각오해야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성모님이 답하셨다.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 옛날, 첫 인류 하와의 불순종으로 낙원에서 쫓겨난 인간은 내내 속세를 방황해야만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 2024. 5. 27. 21. 성 최형 베드로 최형 성인, 선교사 복사로 활동하며 신심서적 번역하고 출판 윤영선 작 ‘성 최형 베드로'출 생 | 1814년 충청남도 홍주 순 교 | 1866년(52세) 서소문 밖 / 참수 신 분 | 회장 핍박 중에도 삼위일체 하느님 인식 삼위일체를 설명하려면 당혹스럽다. 우리의 이성이 상식을 초월하는 진리까지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한히 자유로운 분을 언어의 틀 속에 가두려는 시도조차 우리네 방식대로 하느님을 소유하려는 욕심이 아닐까 한다. 그럴수록 하느님을 알아 공경하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경이로워진다. 그들은 하느님을 설명하는 대신 보여주었다. 이해하는 대신 깊은 신뢰로 사랑을 드렸다. 성부·성자·성령을 세련된 언어로 설명하지 않았어도, 사랑이라는 공통된 끈으로 하느님과 이웃을 엮어가며 하느님 나라를 갈망했다.. 2024. 5. 27. 20. 성 브르트니에르 유스토 첫 미사 집전 때 순교의 은총 청한 유스토 신부 윤영선 작 ‘성 브르트니에르 유스토’ 출 생 | 1838년 프랑스 디종(Dijon) 순 교 | 1866년(28세) 새남터 / 군문효수 신 분 | 신부 조선 사람 영혼 구하기 위해 선교 자원 오순절 ‘성령의 강림’은 천상으로 가는 교회의 시작이다. 두려움에 떨던 사도들이 다락방을 뛰쳐나와 용기 있게 복음을 선포한 사실은 성령께서 교회에 내리시는 은혜를 짐작하게 해준다. 더욱이 해마다 성당에서 뽑는 성령 강림 대축일 ‘칠은 뽑기’를 받아들 때면 한국 천주교회가 성령의 특별한 은총 안에 있었음을 확신하게 된다. 선교사도 없는 현실에서 하느님을 알고(통달) 두려워했던(두려워함) 선조들은 신앙의 분별력(의견)을 가지고 죽음을 각오한 항구함(굳셈)으로 환난을 이겨냈기.. 2024. 5. 19. 19. 성 정하상 바오로 윤영선 작 ‘성 정하상 바오로’ 출 생 | 1795년 경기도 남양주시 마재 순 교 | 1839년(44세) 서소문 밖 / 참수 신 분 | 회장·신학생 승천하신 예수님 유언 실현에 매진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발현하는 모습은 예사롭지가 않다. 부활이 우리 인식의 한계를 초월하기 때문일 것이다. 빈 무덤, 정원지기인 줄 알았던 마리아 막달레나, 빵을 떼어주실 때 비로소 예수님을 알아보는 엠마오의 제자들. 심지어 닫힌 문으로 들어오셨다는 성경의 말씀들까지 제자들은 저마다 자신의 방식대로 예수님의 부활을 인식하고 깨달았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의 공통점은 십자가에 돌아가신, 우리가 알고 있던 바로 그 예수님이 살아나셨다는 고백이다. 예수님의 승천 또한 상식을 뛰어넘는 부활의 또 다른 양상이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2024. 5. 12. 18. 성녀 이 아가타 성녀 이 아가타, 삯바느질로 노모와 어린 동생 돌보며 신앙생활 윤영선 작 ‘성녀 이 아가타’ 출 생 | 1784년 경기도 이천시 순 교 | 1839년(55세) 서소문 밖 / 참수 신 분 | 과부 육신의 생명을 부활로 성숙시킨 성녀 5월 첫 주일은 생명 주일이다. 생명이 경시되는 풍조에 경종을 울리고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참된 가치를 되새기자는 취지일 것이다. 죽음에 대한 완전한 승리가 부활이고, 부활 축제는 영원한 생명의 가치를 만천하에 고하는 선포다. 그러므로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그리스도인의 태도는 부활을 살아가는 삶의 양상이라 할 수 있다. 옛 교우들이 신분과 빈부의 차별을 두지 않았다거나 가난한 이웃에게 애덕을 베풀었다는 흔한 이야기는 생명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성찰하게 한다. 인권이라는 말을 .. 2024. 5. 5. 17. 성 최경환 프란치스코 최경환 성인, 기도하고 일하며 가난한 이웃에게 자선 베풀어 윤영선 작, ‘성 최경환 프란치스코'출 생 | 1805년 충청남도 청양군 다락골 순 교 | 1839년(34세) 포도청 옥 / 옥사 신 분 | 회장 성실한 노동자 성 요셉 닮은 최경환 성인 5월 1일은 노동자 성 요셉 축일이다. 목수였던 요셉 성인은 일생 노동하면서 성가정을 돌보셨다. 하느님을 찾고 천상의 삶으로 인도되는 데는 기도하는 것만큼 노동이 중요함을 요셉 성인의 삶에서 느끼게 된다. 베네딕토 성인의 가르침에서 유래했다는 수도자들의 좌우명도 “기도하고 일하라(Ora et Labora)”이다. 즉 노동과 기도의 조화를 강조한 것이다. 그들은 노동의 품위를 경건한 기도에 버금가는 가치로 인식하고 있었다. 신앙 때문에 이리저리 떠돌며 스스로 나그.. 2024. 4. 28. 16.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 김대건 신부, 천주의 부르심에 쉬지 않는 응답으로 성소 완성 윤영선 작 ‘성 김대건 안드레아' 출 생 | 1821년 충청남도 당진시 솔뫼 순 교 | 1846년(25세) 새남터 / 군문효수 신 분 | 신부 민족의 첫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 부활 제4주일은 ‘성소 주일’이다. 성소(聖召)는 말 그대로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이지만, ‘하느님 뜻(계획)’의 또 다른 표현이다. 그 계획에 대해 우리가 드리는 응답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린 게 성소가 아닐까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하느님 뜻을 묻고 성실히 살아가는 신자들은 이미 각자의 성소에 충실한 분들이다. 이에 비해 사제·수도자로 초대된 삶의 방식은 하느님 뜻을 위한 특별한 선물이고 적극적인 화답이다. 자발적으로 천주를 찾아 나선 우리의 신앙 선조와 그들을.. 2024. 4. 21.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