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영성]2460 34. 약명학교와 서당 일제의 탄압에도 물러서지 않고 지속적 국민 교육에 매진 ‘훈장님과 아이들’, 랜턴 슬라이드, 1911년 3월, 서울 약명학교,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 사진 뮈텔 주교, 선교 베네딕도회 한국 파견 요청 성 베네딕토는 수도원을 ‘주님을 섬기는 학원’이라고 했다. 수도 생활의 목표가 하느님을 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찌 수도 생활만 이러하겠는가! 그리스도인이라면 모름지기 인생의 궁극 목표가 하느님을 찾는 것일 것이다. 하느님을 찾기 위해선 성경뿐 아니라 세상의 학문도 중요하다. 학문은 글을 바르게 이해하는 길을 제시하고, 세상 이치를 올바로 깨닫는 지성을 형성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 베네딕도회는 그리스도교 문화를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책’으로 상징되는 주님 말씀.. 2025. 6. 29. 32. 오스트리아 장크트 게오르겐베르크 수도원 오스트리아 성혈 기적 성지 장크트 게오르겐베르크 수도원 해발 900m 높이의 봉우리에 자리한 장크트 게오르겐베르크 수도원. 게오르겐베르크 협곡 40m 높이에 건축된 석조다리가 수도원으로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현재 수도자의 공간, 수도원 성당, 순례자의 숙소 및 피정의 집, 순례자 레스토랑을 갖추고 순례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카르벤델 산맥과 인 계곡이 만나는 슈탄스 마을 뒤 산봉우리에는 수도자와 순례자들의 삶이 교차하던 오랜 신앙의 장소가 있습니다. 장크트 게오르겐베르크 수도원으로 빌텐 수도원과 더불어 티롤 북부에서 가장 오래된 수도원입니다. 14세기 ‘성혈의 기적’이 일어난 곳으로 잘 알려졌지요. 장크트 게오르겐베르크 수도원으로 가는 순례길은 슈탄스 마을 끝에서 십자가의 길과 함께 시.. 2025. 6. 29. (33) 사도들의 업적과 신앙 유산들 눈부신 복음화 활동과 신앙의 초석 놓은 사도들이제 사도 시대 교회 역사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사도들은 “먼저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선포되어야 한다”(마르 13,10)는 주님 말씀에 따라 극히 짧은 시기에 그리스도의 복음이 로마 제국 전역을 넘어 인도까지 전해질 수 있도록 헌신했습니다. 요한 사도를 제외한 사도들 모두는 순교로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을 증거했습니다. 신약 성경에는 로마뿐 아니라 팔레스티나와 시리아·소아시아·마케도니아·크레타 지역 60여 개 도시가 등장합니다. 복음은 이곳뿐 아니라 지금의 프랑스와 스페인 지역인 갈리아와 에스파냐에까지 전해집니다. 갈리아 지방의 론 강 하류에 세워진 도시 마르세유는 일찍부터 소아시아와 긴밀한 무역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계 상인 출신 그리스도인들이.. 2025. 6. 29. 76. 그리스도교의 첫 순교자, 스테파노 부제 카를로 크리벨리 일본 문학의 거장 엔도 슈사쿠(1923~1996, 바오로)의 소설 「침묵」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로마 교황청에 한 가지 보고가 들어왔다. 포르투갈의 예수회에서 일본에 파견한 크리스토발 페레이라 신부가 나가사키(長崎)에서 ‘구멍 매달기’ 고문을 받고 배교(背敎)를 맹세했다는 것이다.” 페레이라 신부는 일본에서 33년 동안 체류한 일본 교회의 총책임자였다. 그의 제자인 세바스티앙 로드리고 신부는 큰 충격에 빠졌다. 그는 일본인 젊은이 기치지로를 만나 우여곡절 끝에 일본에 입국하게 된다. 로드리고는 신자들의 환영을 받고 사목활동을 이어가지만, 결국 나가사키로 쫓겨 가는 신세가 된다. 이후 로드리고 신부는 기치지로의 배신으로 관가에 붙잡히고, 수많은 신자가 고문을 당한 뒤 바다에 던져져 .. 2025. 6. 24. 75.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형을 받은 두 사람 한스 폰 튀빙엔 1896년 10월, 인천의 교도소에 다급한 전화 한 통이 걸려 온다. 발신자는 다름 아닌 고종 황제. 당시 그 교도소에서는 일본군에 살해된 명성황후의 원수를 갚기 위해 격투를 벌이다 일본인을 살해한 청년 김창수의 사형이 임박해 있었다. 죄수의 심문서를 보고받던 고종이 김창수의 ‘국모보수’(國母報讐: 국모의 원수를 갚다)라는 죄목을 발견하고, 교도소에 전화를 걸어 사형을 일단 멈추도록 명했다. 서울과 인천 사이에 전화가 설치된 것은 사형일로부터 불과 사흘 전으로, 역사엔 가정이 없지만 며칠 늦었으면 김창수는 사형을 당했을 것이다. 김창수는 젊을 시절 김구(金九, 1876~1949) 선생의 이름이다. 김구 선생은 가장 상징적인 독립운동가다. 1919년 중국 상하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창설.. 2025. 6. 24. 33. 담배 신앙의 벗들과 교우촌 일구고 담배 농사 지으며 믿음살이 ‘담배를 피우는 베버 총아빠스와 선교사들’, 유리건판, 1925년 10월 내평,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 사진 박해 피해 산으로 숨어든 신자들도 큰 고통 “가장 무서운 고문은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감옥에 하염없이 놔두는 것이다. 이 담장들에 나무판자로 된 가건물이 기대어 세워져 있는데, 빛과 공기가 작은 문을 통해서만 스며들어 온다. 이 감옥 안의 추위와 더위는 견디기 어렵다. 좁은 공간에 빽빽이 들어차 있어 순교자들은 눕지도 못하고 서 있어야 했다. 고문당하다 맞은 상처에서 나는 피와 고름이 거적 위로 흘러내렸다. 악취는 엄청나게 역겨웠고, 페스트 같은 질병들이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 갔다. 굶주림과 목.. 2025. 6. 24. 31. 오스트리아 존탁베르크 순례 성당 하늘과 맞닿은 기적의 산 오스트리아 존탁베르크 순례 성당 존탁베르크 순례 성당은 해발 704m에 위치해 트라운 계곡이나 엥스 계곡, 심지어 맑은 날에는 60km 떨어진 린츠에서도 실루엣을 뚜렷이 볼 수 있어서 ‘눈에 보이는 순례지’로 유명하다. 출처=셔터스톡 존탁베르크 순례 성당 전경.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와 성 미카엘 대천사에게 봉헌된 성당으로 1964년 성 바오로 6세 교황에 의해 준대성전으로 지정됐다. 현재 자이텐슈테텐 베네딕도회 수도원의 수도자들이 순례 및 본당 사목을 펼치고 있다 니더외스터라이히는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큰 연방주(聯邦州)로, 북쪽의 보헤미아 숲에서부터 도나우강 중류를 따라 남쪽 알프스 자락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그중 남서쪽 구릉 지대는 배와 사과로 만.. 2025. 6. 24. (32) 바오로 사도 세 차례 선교 여행 떠났던 ‘이방인의 사도’ 바오로 바오로는 어릴 때부터 율법을 엄격히 지키는 바리사이로 성장해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했으나 부활하신 주님의 음성을 듣고 회개한 후 이방인의 사도가 되었다. 카라바조 작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유화, 1600, 로마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 바오로 사도는 서기 8년 로마 제국 속주인 킬리키아(튀르키예 남부) 수도 타르수스의 벤야민 지파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사도 21,39; 필리 3,5. 가톨릭교회는 2008년에 바오로 사도 탄생 2000주년을 기념했다.) 그는 유다인이지만 태어날 때부터 로마 시민이었습니다.(사도 22,28) 곧 부모에게 로마 시민권이 있었다는 뜻이지요. 그는 어려서부터 예루살렘에서 가말리엘 랍비의 문하에 들어가 율법에 충실한 바리.. 2025. 6. 24. 74. 예수님 대신 석방되어 목숨을 구한 바라빠 제임스 티소의 2004년 개봉한 영화 는 열심한 가톨릭신자인 할리우드 스타 멜 깁슨이 감독한 영화였다. 많은 이는 그의 영화가 과거 예수님의 생애를 다룬 영화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는 전혀 다른 영화를 연출했다. 영화의 첫 대사에서부터 현실감이 다가오도록 예수님이 말하던 당시의 언어인 아람어와 라틴어를 사용했다. 이 영화는 개봉 초기부터 예수님의 수난을 너무 잔인하게 묘사했다는 점이 논란거리가 되었다. 예수님이 유다인과 로마 군인의 무차별 구타로 눈이 퉁퉁 부어있는 장면, 로마 군인의 채찍질에 살점이 터져 나와 피가 흥건한 장면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과거 영화에서 예수님은 수난 중에도 의연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예수님의 인간적인 고통이 여과 없이 그려.. 2025. 6. 15. 32. 주교좌 명동대성당 “명동대성당은 한국 교회 불굴의 신앙과 인내의 승리 표지” ‘명동대성당 전경’, 랜턴슬라이드, 일제 강점기,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 사진 순교자 후손의 집터에 세워진 명동대성당 “고딕 양식으로 높이 솟은 주교좌 성당에는 십자가가 하늘 높이 달려 도시를 비추고 있다. 십자가는 만백성을 빛으로 인도하는 이정표다.”(「고요한 아침의 나라」 127쪽) 이번 호는 명동대성당이다. 명동(明洞)은 조선 시대 한성부 행정구역의 하나인 ‘명례방(明禮坊)’에서 유래한다. 일제강점기에 ‘명치정(明治町)’으로 불리다가 해방 후 ‘밝은 마을’이라는 뜻을 담아 ‘명동’이라 했다. 임진왜란 이후 이 땅은 ‘종현(鐘峴)’으로 불렸다. 임진왜란 때 명나라 장수 양호가 숭례문의 종을 떼다 남산.. 2025. 6. 15. 30. 독일 아헨교구 주교좌 아헨 대성당 카롤루스 대제의 신앙심이 꽃피운 은총의 성지 아헨 대성당 독일 아헨 대성당. 아헨교구 주교좌 성당으로 프라우엔키르헤, 카이저돔이라고도 부른다. 성당의 중심인 팔각형의 궁정 소성당(Pfalzkapelle, Palatine Chapel)은 카롤루스 대제가 아헨에 왕궁을 지으며 같이 지은 건물로 프랑크 왕국 시기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1978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이 출범할 때 최초로 등재된 12개 유산 중 하나다 유럽 국가의 역사를 쭉 거슬러 올라가면 한 인물을 만나게 됩니다. 흔히 샤를마뉴, 카를 대제라 불리는 카롤루스 마그누스입니다. 프랑스는 ‘프랑크 왕국의 위대한 왕’이라며, 독일은 ‘신성로마제국의 창시자’라며 역사책 앞을 장식합니다. 이탈리아도 마찬가집니다. 지금처럼 국가가 갈라지기 전 .. 2025. 6. 15. (31) 유다 이스카리옷과 마티아 사도 배신자 유다와 그의 빈자리 채운 마티아 유다 이스카리옷은 예수님의 삶이 그가 생각한 메시아의 상과 너무나 달라 주님을 배반하고 팔아넘겼다. 마티아는 유다 이스카리옷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선출된 사도로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고 수난과 죽음 부활과 승천을 지켜본 인물이다. (왼쪽)조토 작 ‘유다의 입맞춤’, 프레스코, 1303~1305, 이탈리아 파도바 스크로벤니 소성당. (오른쪽) 루벤스 작 ‘성 마티아 사도’, 유화, 1611,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미술관 유다 이스카리옷 유다 이스카리옷에 관해 신약 성경은 그가 열두 사도 중 한 명이었으나 예수님을 배신했고, 스스로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는 것 외엔 어떠한 내용도 전해주지 않습니다. 다만 요한 복음서는 그를 ‘시몬 이스카리옷의 아들’(6,17; 13,2.. 2025. 6. 15. 이전 1 2 3 4 ··· 20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