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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차윤석 중세 전문가의 간 김에 순례16

16. 독일 파사우 마리아 힐프 수도원 순례 성당 신성 로마 제국 ‘도움의 성모’ 기원 파사우 마리아 힐프 성당 오버하우스 요새에서 바라본 파사우 구도심과 마리아 힐프 수도원. 니더른부르크 수도원(가운데)·성 미카엘 성당(우측)도 보인다. 대성당은 사진 밖 우측에 있다 세 강이 합류하는 ‘물의 도시’ 파사우 도나우·인·일츠. 세 강이 합류하는 독일 파사우는 ‘물의 도시’라고 불릴 만큼 독특한 풍광을 자랑합니다. 타키투스의 「동시대사」를 보면 로마군은 독일 남부와 오스트리아를 가로지르는 인강 유역부터 점령해 나갑니다. 인강이 철의 산지 노리쿰을 관류하는 도나우강의 지류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강이 도나우강으로 흘러들어가는 파사우는 로마군의 요충지였습니다. 당시 세워진 ‘바타비아’ 국경 요새가 오늘날 파사우의 시초지요. ‘오버하우스 요새’ 전망대에 오르면 .. 2025. 2. 23.
15.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데프레 수도원’ 파리지앵의 영적 쉼터, 생제르맹데프레 수도원 프랑스 파리 6구의 생제르맹데프레 성당. 6세기 지은 베네딕도회 수도원 성당으로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11세기부터 증개축을 계속하다가 프랑스 혁명을 거치며 수도원 건물 중 성당만 남았다. shutterstock 파리 6구의 영적 쉼터 생제르맹데프레 수도원 우리나라 여행객이 가장 많이 검색한 유럽 여행지 1위는 파리입니다. 에펠탑·샹젤리제 거리·몽마르트르 언덕⋯. 무엇보다 5년간 복원 공사를 마치고 지난해 12월 재개관한 노트르담 주교좌 대성당은 가고 싶은 유럽 명소 1순위일 테죠. 그런데 가톨릭 순례지로서 파리를 생각해보신 적이 있나요? 안타깝게도 프랑스 혁명 때 너무나 많은 수도원과 성당이 파괴되어 사라졌습니다. 그나마 살아남은 성당들은 대개 기념.. 2025. 2. 16.
14. 프랑스 루앙 ‘봉스쿠르 노트르담 대성당’ 노르망디 중심지 루앙의 성모 순례지 봉스쿠르 노트르담 대성당 생트 카트린 언덕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루앙. 지대가 높은 센강 오른편이 구도심이고, 왼편은 신시가지로 옛날에는 범람원이었다. 출처=shutterstock 격동의 역사가 아로새겨진 루앙 프랑스 중북부를 흐르는 센강은 프랑스의 굵직한 역사의 현장을 가로질러 영국해협으로 흘러 들어갑니다. 철도가 놓이기 전에는 역사의 수레바퀴가 굴러가던 큰길이었습니다. 강둑마다 인간의 탐욕과 갈등, 한편으로 소박한 이들의 신심과 희망의 흔적이 새겨져 있지요. 센강 하류의 도시 루앙도 그런 곳 중 하나입니다. 습윤한 지역에 물길이 굽이쳐 흐르는 곳이어서 홍수 때 범람할 우려가 있지만, 영국과 내륙의 파리를 이어주는 지정학적 위치로 로마 시대 때부터 도시로 발전할 수 있.. 2025. 2. 9.
13. 독일 트리어 성 베드로 대성당·성모 성당 1700여 년 신앙 역사 이어온 ‘주님 성의(聖衣) 성지’ 트리어 대성당 트리어 성 베드로 대성당(좌)과 성모 성당(우). 너비 38m, 길이 95m로 그중 약 40m는 4세기 로마네스크 양식이며, 서쪽 정면과 후진을 포함해 35m는 11세기에 증축됐다. 중세 전성기에 옛 로마네스크 성당 대신 고딕 양식의 성모 성당과 회랑을 완공해 연결했다. 필자 제공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주교좌 도시 트리어 트리어는 모젤강이 흐르는 골짜기에 있는 2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입니다. 기원전 18년 무렵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트레베리아인이 살던 곳에 로마식 다리를 세운 날을 트리어의 시작으로 봅니다. 트리어는 로마 제국을 동서로 나누던 시기 서방 로마 제국의 수도였고, 전성기에는 약 8만 명이.. 2025. 1. 26.
12. 프랑스 ‘샤르트르 노트르담 대성당’ 프랑스 청년 순례지·성모 신심의 본산 샤르트르 노트르담 대성당샤르트르 노트르담 대성당. 고딕 대성당의 원형으로 1145년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으나 1194년의 화재로 상당 부분이 소실되어 12세기 말부터 13세기 초 사이에 재건됐다. 화려한 장식의 북쪽 종탑(115m)은 1506년 상층 목조부가 벼락으로 불타서 7년 만에 다시 만들었다. 1908년 준대성전으로 지정됐다. 필자 제공 샤르트르 노트르담 대성당 평면도. 필자 제공 치유의 기적으로 시작된 청년 순례 프랑스 패키지 관광에서 샤르트르는 빠지지 않는 단골 장소입니다.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80㎞ 정도 떨어진 가까운 곳인 데다, 1130년부터 13세기 중엽까지 당시 최고 기술로 지은 프랑스 고딕 건축 중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샤르트르 노트르담 대성.. 2025. 1. 19.
11. 오스트리아 성모 순례지 ‘마리아첼’ 오스트리아 순례길 ‘비아 사크라’ 종착지인 성모 순례지 마리아첼 마리아첼 바실리카.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9월 8일)에 봉헌된 성당으로 14세기에 세워진 90m 높이의 호화로운 고딕 양식의 중앙탑과 1690년 이후 확장된 바로크 양식의 두 탑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1907년 준대성전으로 지정됐다. 필자 제공 독일어권의 유일한 국가 성지 처음 오스트리아 수도원에 답사 다닐 때 고속도로 표지판에 가톨릭 성인의 이름을 딴 지명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알고 보니 그 성인에게 봉헌된 성당이 있거나 성유물을 모신 곳이었습니다. ‘마리아’가 들어간 지명은 성모 순례지였습니다. 신성 로마 제국의 본가였던 오스트리아가 종교 개혁 이후 가톨릭 신앙을 수호자로서 성인을 공경하는 문화를 적극적으로 장려했기에 그렇게.. 2025. 1. 12.
10. 독일 쾰른대교구 주교좌 쾰른 대성당 동방 박사 성해(聖骸) 모신 ‘주님 공현 대축일의 성지’ 쾰른 대성당 쾰른 대성당. 동방 박사 성유물 순례자를 위해 1248년에 새로 짓기 시작했으나, 1520년 이후 종교 개혁 여파로 공사가 중단됐다. 1842년 독일 민족의 자긍심으로 시민들이 기금을 모아 13세기의 설계도에 따라 공사를 재개해 1880년에 완공했다. 2005년 쾰른 세계청년대회(WYD)의 구심점이었다. 필자 제공 850년 순례 역사의 쾰른 대성당 하늘을 찌를 듯한 쾰른 대성당은 독일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꼽힙니다. 1248년에 짓기 시작해 1880년에 완공된 독일 고딕 양식 성당의 걸작입니다. 첨탑 높이가 157.4m로 1884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고, 너비 대 높이 비율에서는 가장 큰 성당이며, 1996년 유네스코 세.. 2025. 1. 1.
9. 독일 아이히슈테트 ‘상트 발부르가 수녀원’ 가족 성화의 도시 아이히슈테트와 기적의 성유 상트 발부르가 수녀원 상트 발부르가 베네딕도회 수녀원. 1035년 대성당 성직자인 레오데가르 백작이 헤리베르트 주교의 제안으로 도시 성벽 밖 성녀의 무덤이 있던 곳에 성당을 세우고, 베네딕도회 수녀원을 설립했다. 현재 바로크 양식의 모습은 30년 전쟁 후 증개축한 것이다. 수녀원은 1826년 미국에 처음 진출해 50여 개 수도원이 속한 연합회로 성장했다.필자 제공 가족 중심의 신앙이 뿌리 깊은 곳 오늘 순례지는 뮌헨과 뉘른베르크의 중간쯤인 국립공원 알트뮐 계곡에 있는 아이히슈테트입니다. 지형상 프랑켄 고원의 낮은 협곡 지대에 있어 도시 전체가 아침저녁으로 안개에 파묻힐 때가 많습니다. 그 덕에 제2차 세계대전 중 폭격을 면해 중세의 고풍스러움을 간직할 수 있었.. 2024. 12. 29.
8. 독일 보덴 호수 ‘라이헤나우 수도원’ 중세 유럽 수도원의 산실(産室)이자 지식의 보고(寶庫) 라이헤나우 수도원 니더첼의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바실리카. 799년 은퇴한 베로나의 에기노 주교가 발도 아빠스의 허가를 받아 지은 소성당이 기원이다. 지금의 종탑은 15세기에 증축했다. 현재 첼라 성 베네딕도회 수도원으로 쓰고 있다. 필자 제공 보덴 호수의 수도원 섬 알프스 지역을 여행하면 보덴호를 지나치게 됩니다.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 세 나라를 맞대고 있어 내륙의 바다라 불릴 만큼 큰 호수입니다. 온화한 기후 덕분에 인기 높은 휴양지지만, 콘스탄츠·브레겐츠 등 로마 제국 도시들은 이곳이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곳이라고 알려줍니다. 특히 호수 북서쪽 라이헤나우 섬은 티베리우스 황제가 켈트족과 싸울 때 거점이었습니다. 여의도의 절반 정도 크기인데, .. 2024. 12. 22.
7. 프랑스 알자스 ‘몽생트오딜 수녀원’ ‘시각장애인의 수호성인’ 오틸리아 성녀가 세운 몽생트오딜 수녀원 몽생트오딜 수녀원 성모승천 성당. 1687년에 이전 로마네스크 성당 토대 위에 바로크 양식으로 새로 지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2006년에 ‘준대성전’으로 지정했다. 수녀원 테라스에서는 알자스뿐 아니라 독일 흑림 지대까지 라인강 상류의 비옥한 넓은 평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알자스에서 가장 유서 깊은 순례 성지 프랑스와 독일 국경지대인 알자스 하면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을 떠올리는 분이 많을 겁니다. 정작 이곳 사람들에겐 작가가 부추긴 그런 국수주의 민족 감정은 없습니다. 17세기 들어와 두 나라의 경계가 한때는 보주산맥, 한때는 라인강에 따라 정해졌을 뿐, 이들은 천 년 넘게 그저 라인강 상류 평원에 살던 알레만의 후손들이었습.. 2024. 12. 15.
6. 독일 바이에른 ‘베네딕트보이에른 수도원’ 베네딕토 성인과 코헬호 ‘기적의 성지’ 베네딕트보이에른 수도원 알프스 산자락 끝의 베네딕트보이에른 수도원. 수도원 옆으로 기차역과 철로가 보이고 뒤로는 코헬호·베네딕텐반트 능선(1800m)·케셀베르크 고개(858m)가 보인다. 옛 로마군은 인스브루크에서 저 고개를 넘어와 이곳을 거점으로 삼은 뒤 뮌헨·아우크스부르크 방면으로 진군하며 영토를 확장했다.출처=Shutterstock 오버바이에른의 가장 오래된 베네딕도회 수도원 1786년 9월 7일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탄 마차는 뮌헨을 떠나 안개 낀 이자르강을 따라 남쪽으로 향합니다. 어릴 때부터 동경하던 이탈리아 여행길이었습니다. 정오 무렵 괴테의 눈앞에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집니다. 호수를 낀 너른 평야에 길고 폭넓은 건물이 있고, 그 뒤로 눈 덮인 흰 암.. 2024. 12. 8.
5. 이탈리아 마돈나 델라 코로나 순례 성당 깎아지른 몬테 발도 절벽에 세워진 마돈나 델라 코로나 성당 몬테 발도 절벽의 마돈나 델라 코로나. 옛 수도자의 은수처에 1522년 몰타 기사단이 성당을 세우고 피에타상을 모시면서 순례가 시작됐다. 1624년 암반 위에 성당을 크게 증축한 뒤로 ‘델라 코로나’란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출처=Stanislav Judas/Shutterstock 험준한 몬테 발도 절벽 암반 위 성모 성지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알프스 능선을 가로지르는 브레너 고개는 로마 제국 시대부터 알프스 이북과 이남을 연결하는 주요 교통로입니다. 이탈리아 최대 휴양지인 돌로미테와 가르다 호수로 가는 이탈리아 22번 고속도로와 이어져 휴가철이면 더욱 붐비지요. 22번 고속도로는 알프스 골짜기 사이를 흐르는 아디제강을 따라 쭉 뻗은 내리막길.. 2024. 1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