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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바오로서간해설82

(57) “하느님은 오직 한 분이십니다” 바오로가 에페소에 내려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갈라티아 교회로부터 나쁜 소식이 전해졌다. 바오로를 반대하는 적수들이 교회 안에 들어와서 교우들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방계 그리스도인들에게 할례를 요구했으며 바오로의 권위를 문제 삼았다. 그들은 예수님만 믿어서는 구원받을 수 없고 유다인처럼 할례도 받고 율법을 지켜야만 구원받을 수 있다는 이단사상을 퍼뜨렸다(갈라 6, 11-17). 아마도 여러 교우들이 이들의 주장에 동조했던 것 같다. 이에 바오로는 53년경 “그리스도의 은총 안에서 여러분을 불러 주신 분을 여러분이 그토록 빨리 버리고 다른 복음으로 돌아서다니,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1, 6)라고 교우들을 나무라면서 서둘러 갈라티아 교회에 편지를 써 보냈다. 바오로는 편지를 쓸 때.. 2009. 4. 5.
(56) 병마와 싸우면서도 선교활동에 매진 필레몬서 역시 바오로가 노예제도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를 보여주는 서간이다. 바오로는 필레몬서에서 1코린 7장 20-24절에서처럼 노예제도를 거론하지 않는다. 바오로가 오네시모스를 그의 주인 필레몬에게 보내면서 처벌하지 말라고 간청하는 것을 보면 바오로는 노예제도를 기정사실로 인정했다 하겠다. 하지만 바오로는 갈라티아서 3장 20-28절과 1코린 12장 13절에서는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는 노예와 자유인의 구분이 있을 수 없다는 혁명적인 주장을 한다. * 갈라 3, 26-28 : “여러분은 모두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믿음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세례를 받은 여러분은 다 그리스도를 입었습니다. 그래서 유다인도 그리스인도 없고, 종도 자유인도 없으며, 남자도 여자도 없.. 2009. 3. 29.
(55) "부르심 받은 종은 이미 자유인입니다" 오네시모스는 바오로와 에파프라스의 옥바라지를 하면서 바오로의 말씀을 듣고 교우가 되었다. 바오로는 오네시모스를 자기 곁에 두고 싶었지만 법대로 그 주인인 필레몬에게 돌려보내기로 했다. 당시 세계에서 노예가 도망치는 일이 자주 있었는데 로마법에 의하면 다른 사람의 노예를 데리고 있는 사람은 본래의 주인에게 그를 돌려보내야 하고, 주인은 도망친 노예를 처벌할 수 있었다. 바오로가 오네시모스를 주인인 필레몬에게 돌려보내면서 써 보낸 편지가 필레몬서이다. 바오로는 편지에서 필레몬에게 오네시모스를 벌주지 말라고 부탁하는 한편 될 수 있는 대로 오네시모스를 바오로 자신에게 되돌려 보내 달라고 당부한다(10-15절). 바오로는 오네시모스에게 엄한 벌을 주지 말고 용서해 줄 것을 청하면서 만일 오네시모스가 입힌 재정적.. 2009. 3. 22.
(54) "타인 섬기며 자신의 구원 위해 힘쓰십시오" 필리피서 2장 6~11절에 실린 ‘겸허가’를 나타낸 표. 바오로는 필리피 교우들에게 일치를 부르짖고 일치를 이루려면 겸손해야 된다고 하면서 겸손의 모범으로 자신을 비우고 낮추신 예수를 내세운 것이다. 이 겸허가는 9절의 ‘그러므로’를 기점으로 예수께서 자신을 낮추시는 하강(6-8절)과 하느님에 의해서 예수께서 주님으로 고양되는 상승(9-11절) 구조로 나뉜다. 이를 나타내면 아래의 표와 같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신 선재자이셨지만(6절) 그런 지위를 포기하시고 종의 모습을 취하시어 사람들과 같이 되셨다(7절). 이는 하느님이 사람이 되신 예수 강생을 뜻한다. 그리고 사람 모양으로 강생하신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낮추시어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는 삶을 영위하셨다(8절). 이처럼 예수께서 죽음.. 2009. 3. 15.
(53)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십시오" 필리피서는 바오로가 쓴 편지들 중 바오로와 교우들 사이의 따뜻한 사랑이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편지다. 바오로는 필리 1장 3~4절에서 신자들을 위해 기도드린다. “나는 여러분을 기억할 때마다 나의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기도할 때마다 늘 여러분 모두를 위하여 기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립니다.” 이 기도를 보면 바오로와 필리피 교우들 사이의 관계가 얼마나 정답고 친밀했는가를 알 수 있다. 바오로는 필리피서를 옥중에서 썼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번에 걸쳐 ‘기쁨’을 이야기한다. “끝으로 나의 형제 여러분, 주님 안에서 기뻐하십시오”(3, 1ㄱ). “그러므로 내가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형제 여러분, 나의 기쁨이며 화관인 여러분, 이렇게 주님 안에 굳건히 서 있으십시오. 사랑하는 여러분!”(4, 1) “.. 2009. 3. 15.
(52) 필리피 교우들의 영적·물적 도움 입다 필리피에는 유다인들이 많이 살지 않아 회당이 없었기 때문에 유다인들은 주로 강가에 있는 기도처에 모이곤 했다. 바오로는 동족인 유다인들을 상대로 선교하기 위해서 안식일에 성문 밖 강가로 나가 그곳에 모여 있는 여자들에게 말씀을 전했는데, 터키 티아티라 시 출신 리디아라는 부인이 바오로의 설교를 듣고 그리스 땅에서 첫 번째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리디아는 자색 옷감 장수로 핏줄로는 이방인이었지만 이미 하느님을 섬기는 사람이었다(사도 16, 12~15). 리디아의 고향인 티아티라, 곧 지금의 아키사르는 자색 옷감 생산지로 유명했다. 당시 지중해 문화권에서는 자색 옷감이 매우 비쌌다고 한다. 바오로는 선교여행을 하면서 교우들의 물질적 도움을 사양하고 스스로 노동을 해서 선교비와 생활비를 마련했는데(1테살 2, .. 2009. 3. 8.
(51) “믿음 강한 교우가 약한 교우 보살펴라” 바오로는 로마서 14장 1절~15장 6절에서 그리스도인의 윤리적인 삶에 대한 가르침을 마무리하면서 믿음이 강한 교우들은 믿음이 약한 교우들을 각별히 아껴야 한다고 충고한다. 바오로는 이미 코린토 1서 8·10장에서도 비슷한 훈계를 하였다. 코린토 교회에서는 신전에서 제사 지낸 고기를 먹는 문제로 대범한 교우들과 소심한 교우들 사이에 갈등이 있었는데, 로마 교회에서는 고기와 술 등 부정한 음식을 먹는 문제로 갈등이 생겼던 것이다. 로마 교회의 교우들 가운데 믿음이 약한 교우들은 고기를 먹지 않고 채소만 먹었다(14, 2). 로마 교회에서 믿음이 약한 교우들은 유다교 금기 식품법에 따라 음식 규정을 계속 지키는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이었을 것이고 믿음이 강한 교우들은 율법 규정에 대해 자유로운 태도를 취한 이방.. 2009. 2. 22.
(50) 선으로 악을 이겨내는 하느님 사랑 이는 바오로가 예수께서 말씀하신 사랑의 이중계명을 교우들에게 깨우쳐주려고 애썼다는 증거이다. 바오로는 12장 1~8절에서 하느님께서 베푸신 은총에 따라 예언·봉사·가르침·권면·나눔·지도·자비의 은사를 받은 교우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받은 은사를 공동선을 위해 선용하라고 권고한 후 12장 9~21절에선 그 은사가 그리스도인 공동체에서 어떻게 활용돼야 하는 지에 관해 언급한다. 1세기 그리스도 교회의 그리스도인들은 서로 형제로 통했다(로마7, 1; 16, 17; 1코린 10, 1). 이는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으로 한 가족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바오로는 12장 9~13절에서는 그리스도인들이 공동체 내에서 실천해야 할 사랑을, 12장 14~20절에서는 공동체 밖에서 보여주어야 할 사랑을 이야기.. 2009. 2. 15.
(49) 인류 구원의 힘은 하느님·예수님 사랑 4) 의화 바오로가 언급한 구원개념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의화’다. 바오로에 따르면 인간은 율법을 지켜 의롭게 되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은총으로 거저 의롭게 되었다고 한다. ‘의화’에 대해서는 이미 ‘의화론’을 다루면서 소개하였기 때문에 여기서는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도록 하겠다. 로마서 3장 24~25절에 나타난 구원개념들 이외에도 바오로가 사용한 구원개념들이 친서 여기저기에 실려 있는데, 그 대표적인 개념들은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1테살 2, 14; 4, 16; 갈라 3 ,26), “자유”(로마 6, 18~22; 7, 3; 8, 2·21), “화해”(로마 5, 10~11; 2코린 5, 18~21) 등이다. 사도 바오로가 사용한 다양한 구원.. 2009. 2. 8.
(48) 주님 흘리신 피를 속죄의 제물로 이해 바오로는 로마 3, 9~20에서 사람은 모두 죄인이라고 규정한 후, 3, 21~31에선 하느님께서 예수님의 대속죄적 죽음으로 온 인류를 구원하심으로써 당신의 의로움을 드러내셨다고 한다. 바오로는 예수님의 대속죄적 죽음으로써 이룩된 인류 구원을 언급하면서 다양한 표현들을 사용한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 이야기되는 구원에 관한 다양한 표현들은 대부분 바오로가 사용한 것이다. 바오로가 언급한 구원 개념들이 잘 드러나 있는 곳은 로마 3, 24~25이다. “그러나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이루어진 속량을 통하여 그분의 은총으로 거저 의롭게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속죄의 제물로 내세우셨습니다. 예수님의 피로 이루어진 속죄는 믿음으로 얻어집니다. 사람들이 이전에 지은 죄들을 용서하시어 당신의 의로움을 .. 2009. 1. 25.
(47) 세례 통해 그리스도를 입다 그러나 비록 초대교회의 세례가 세례자 요한의 세례로부터 영향을 받았지만 그 영향은 외형적일 뿐 질적인 면에서는 완전히 달랐다. 요한의 세례는 다가올 심판에 대비하여 회개를 강조한 일종의 대각성운동, 회개운동, 정풍운동이었다. 반면에 초대교회 세례는 그리스도인이 되는 표시, 즉 공동체에 들어오는 입교예식으로 수세자는 세례를 통해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그리스도의 사람이 되었다. 초대교회의 세례는 침수세례로 부세자가 수세자를 물속에 잠기게 함으로써 이루어졌다(마르 1, 9~11). 그리고 부세자는 수세자가 세례를 받기에 합당한 지를 참석한 증인들에게 물었다. 세례정식으로는 두 가지, 곧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라는 그리스도론적인 세례정식과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라.. 2009. 1. 18.
(13) 바오로의 그리스도 이해 우리 죄 때문에 죽었다가 되살아나신 분 그리스도ㆍ주(님)ㆍ하느님의 아들이란 표현은 모두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나타내는 단어 '예수 그리스도'는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다'라는 신앙고백입니다. 성령강림 때에 베드로 사도가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이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님을 주님과 메시아로 삼으셨습니다"(사도 2,36)라고 선포했는데, 메시아를 그리스말로 옮긴 단어가 그리스도입니다. 따라서 달리 표현하자면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삼으셨다'가 되지요. 그런데 사도 바오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마치 한 단어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오로 서간에서 '예수 그리스도' 또는 '그리스도 예수'라는 표현이 160회 이상 사용된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지요. 바오로 사도는 '예수 그리스도' .. 2009.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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