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로는 로마서 14장 1절~15장 6절에서 그리스도인의 윤리적인 삶에 대한 가르침을 마무리하면서 믿음이 강한 교우들은 믿음이 약한 교우들을 각별히 아껴야 한다고 충고한다.
바오로는 이미 코린토 1서 8·10장에서도 비슷한 훈계를 하였다. 코린토 교회에서는 신전에서 제사 지낸 고기를 먹는 문제로 대범한 교우들과 소심한 교우들 사이에 갈등이 있었는데, 로마 교회에서는 고기와 술 등 부정한 음식을 먹는 문제로 갈등이 생겼던 것이다. 로마 교회의 교우들 가운데 믿음이 약한 교우들은 고기를 먹지 않고 채소만 먹었다(14, 2). 로마 교회에서 믿음이 약한 교우들은 유다교 금기 식품법에 따라 음식 규정을 계속 지키는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이었을 것이고 믿음이 강한 교우들은 율법 규정에 대해 자유로운 태도를 취한 이방계 그리스도인이었을 것이다.
바오로는 믿음이 강한 교우들이 믿음이 약한 교우들을 업신여기거나 심판하지 말고 잘 보살피라고 훈계한다(14, 3·4·10·13). 그리고 믿음이 약한 형제 앞에 장애물이나 걸림돌을 놓지 말라고 충고한다(14, 3·15·21). 믿음이 강한 자가 믿음이 약한 형제를 음식으로 파멸시키면 결국 교우들의 좋은 것이 모욕을 받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14, 15·16). 따라서 믿음이 강한 교우들은 믿음이 약한 이들을 받아들이고(14, 1·3; 15, 7) 심판하지 말고 이해하며 참아줌으로써(14, 13) 평화와 서로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한다(14, 19).
바오로 사도는 믿음이 강한 교우들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대로만 하지 말고 믿음이 약한 교우들과 뜻을 같이 하여 한 마음 한 목소리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을 찬양하기를 기원한다. “믿음이 강한 우리는 믿음이 나약한 이들의 약점을 그대로 받아주어야 하고, 자기 좋을 대로 해서는 안됩니다”(15, 1).
“인내와 위로의 하느님께서 여러분이 그리스도 예수님의 뜻에 따라 서로 뜻을 같이하게 하시어, 한마음 한목소리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을 찬양하게 되기를 빕니다”(15, 5·6).
〈필리피 도시·교회·편지〉
〈도시〉
필리피는 그리스 북부지방인 마케도니아의 한 도시다. 기원전 360년경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아버지인 필리포스 2세가 이 도시를 건설하고 자신의 이름을 따서 ‘필리피’라 했다. 기원전 168년 필리피는 로마 공화국의 식민지가 되었다. 기원전 42년 필리피에서 율리우스 체사르(=카이사르)편을 들었던 옥타비아누스와 안토니우스 군대가 체사르를 암살한 브루투스와 카시우스의 군대를 물리쳤다. 이 전투가 끝난 후 옥타비아누스와 안토니우스는 자신들의 군대에 속했던 퇴역군인들을 필리피에 정착시켰다. B.C 31년 옥타비아누스는 자신의 경쟁자였던 안토니우스를 그리스 악티움 해전에서 물리치고 마침내 기원전 27년 로마 제국의 초대 아우구스투스가 되었다(기원전 27년~서기 14년 재위). 필리피의 공식 명칭인 ‘콜로니아 아우구스타 율리아 빅트릭스 필리피엔시스’(Colonia Augusta Julia Victrix Philippiensis)는 바로 초대 아우구스투스인 옥타비아누스의 이름에서 생긴 것이다. 사도행전 16장 12절에선 이 도시를 일컬어 “마케도니아 지역에서 첫째가는 도시로, 로마 식민지였다”고 한다.
〈교회〉
바오로는 제2차 선교여행 때(50~52년경) 실라스와 티모테오를 데리고 터키의 알렉산드리아 트로아스에서 선교하던 중(사도 16, 8), 어느 날 밤에 환시를 보고 트로아스를 떠나 사모트라케로 직행하여 이튿날 그리스의 항구도시 네아폴리스에 도착했다(사도 16 ,9~11). 바오로는 네아폴리스에서는 선교하지 않고 에냐시아 국도(Via Egnatia)를 따라 15km 지점에 자리잡은 필리피에 이르러 그리스에서는 처음으로 선교했다.
유충희 신부(원주교구 백운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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