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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바오로서간해설

(53)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십시오"

by 세포네 2009. 3. 15.

<일치와 겸손 : 필리 2, 1~11>

필리피서는 바오로가 쓴 편지들 중 바오로와 교우들 사이의 따뜻한 사랑이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편지다. 바오로는 필리 1장 3~4절에서 신자들을 위해 기도드린다.

“나는 여러분을 기억할 때마다 나의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기도할 때마다 늘 여러분 모두를 위하여 기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립니다.”

이 기도를 보면 바오로와 필리피 교우들 사이의 관계가 얼마나 정답고 친밀했는가를 알 수 있다. 바오로는 필리피서를 옥중에서 썼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번에 걸쳐 ‘기쁨’을 이야기한다.

“끝으로 나의 형제 여러분, 주님 안에서 기뻐하십시오”(3, 1ㄱ).
“그러므로 내가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형제 여러분, 나의 기쁨이며 화관인 여러분, 이렇게 주님 안에 굳건히 서 있으십시오. 사랑하는 여러분!”(4, 1)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4, 4).

필리피 교회야말로 바오로에게 기쁨을 주는 공동체였고 바오로 역시 이런 공동체와 교우들을 누구보다도 극진히 사랑했다.

하지만 사람 사는 곳이 늘 그러하듯이 공동체 내에서 열심히 선교하던 여교우 두 사람 사이에 다툼이 생겼다. 그래서 바오로는 두 사람에게 이렇게 권고한다.

“나는 에우오디아에게 권고하고 신티케에게 권고합니다. 주님 안에서 뜻을 같이 하십시오”(4, 2).
그리고 필리피 교우들에게는 일치를 촉구한다.
“뜻을 같이 하고 같은 사랑을 지니고 같은 마음 같은 생각을 이루어, 나의 기쁨을 완전하게 해 주십시오”(2, 2).
일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라고 한다.
“무슨 일이든 이기심이나 허영심으로 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십시오”(2, 3).

이어서 바오로는 겸손하신 그리스도를 본받으라는 뜻으로 초대교회에서 성만찬이나 세례 같은 전례 때 부르던 ‘그리스도 찬가’인 겸허가(謙虛歌 : 2, 6~11)를 전한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그분께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예수님의 이름 앞에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에 있는 자들이 다 무릎을 꿇고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모두 고백하며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게 하셨습니다”(2,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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