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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가보고싶은 성당115

[아름다운 성당을 찾아서] (16) 수원교구 남양성모성지 성모님과 함께 평화와 회개 위해 기도 바치는 곳 ▲ 모든 이를 받아들이시기 위해 두 팔을 벌이고 있는 남양성모상. 치마폭을 잡고 있는 예수님의 모습에 무한한 신뢰감을 느낀다. ▲ 남양성모성지의 사계를 볼 수 있도록 제대 뒷면이 유리로 되어 있다. 창세기 17장 1절에는 하느님께서 인간(아브람)에게 처음으로 당신 신원을 드러내신 말씀이 기록돼 있다. 바로 “나는 전능한 하느님이다”는 말씀이다. 히브리 말로 ‘엘 샤따이’라고 한다. 엘 샤따이의 뜻에 대해선 아직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전능하신 하느님’ 외에도 ‘산속에 사는 하느님’, ‘높은 언덕의 하느님’ 또는 ‘보호자인 하느님’ 등 여러 의미를 지니고 있다. 칠십인역본과 고대 번역본들은 일반적으로 엘 샤따이를 ‘전능하신 하느님’으로 옮겨왔고 우리말 「.. 2017. 6. 11.
[아름다운 성당을 찾아서] (15) 서울대교구 당고개 순교성지 어머니 마음처럼 순례자 따스히 감싸 안은 성당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 엘 그레코가 그린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이라는 작품이 있다. 스페인 톨레도에 있는 산토 토메(성 토마스) 성당 안 오르가스 백작 무덤 위에 걸린 그림이다. 그림은 ‘의로운 사람’으로 평판이 자자했던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 장면과 그의 영혼이 하느님 나라로 받아들여지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이 그림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것은 그림 한가운데 배치된 천사가 오르가스 백작의 의로운 영혼을 자궁 모양으로 그려진 어머니의 ‘태(胎)’ 안으로 밀어 넣고 있는 모습이다. 그 태의 중심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그의 양편에 성모 마리아와 요한 세례자가 자리하고 있다. 엘 그레코는 하느님 나라를 태아의 가장 안전한 피난처인 자궁으로 묘사한 것이다. 묵시적.. 2017. 5. 7.
[아름다움 성당을 찾아서](14) 의정부교구 파주 갈곡리성당 형식적 아름다움보다 신앙 본연의 아름다움 간직한 성당 ▲ 6ㆍ25 전쟁 이후 지어진 갈곡리성당은 전쟁을 겪은 이들에게 든든한 성채처럼 성당에서 하느님의 견고한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정서적 안정감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외벽이 화강암으로 치장돼 있다. ▲ 5각 반원형 앱스로 처리된 갈곡리성당 제단은 정방형 십자가를 중심으로 양측이 성체성사를 상징하는 색유리화로 장식돼 있다. ▲ 6ㆍ25 전쟁 직후 지어진 성당 대부분은 성당 내부 구조를 단순화해 강당 형태의 밋밋한 구조로 변형시킨 것이 특징이다. 갈곡리성당은 그 과도기적 양식으로 단순한 내부를 가는 열주로 분절해 깊이감과 공간감을 준 것이 돋보인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1953년 6ㆍ25 전쟁 휴전 직후부터 구호 활동과 함께 성당 복구와 재건 사업에 힘.. 2017. 4. 23.
[아름다운 성당을 찾아서] (13) 의정부교구 양주 신암리성당 예술과 실용이 조화를 이룬 아담한 성당 ▲ 양주 신암리성당은 협소한 내부 공간에 공간감을 주기 위해 벽면 양쪽에 수직 창을 내어 빛과 외부 풍광을 받아들이고 있다. ▲ 양주 신암리성당은 구세주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물고기 형태를 띄고 있으며, 입구의 세 그루 전나무는 성과 속을 경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 제대 벽면의 네 창과 가운데 심상의 창은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 제단 양면의 세개의 창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드러낸다. 교회 건축에서 ‘예술성’과 ‘실용성’은 늘 부딪치는 주제다. 예술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저속함이나 허식에 빠져 올바른 종교적 감정을 해친다. 또 실용성에 치우치다 보면 풍부한 전례적 표징과 상징성을 잃고 만다. 그래서 교회 건축물은 기능적 공간만이 아니라 전례적 표징을 드러.. 2017. 4. 9.
[아름다운 성당을 찾아서] (12) 절두산순교성지 병인 순교 100주년 기념성당 죽임에도 꺾이지 않은 신앙의 증거터 ▲ 성당 들머리 입구 대문. 처형장으로 끌려가는 순교자들을 형상화했다. 3 ▲ 성당 마당에 설치된 순교자상.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굳건한 순교자의 믿음을 표현하고 있다. ▲ 절두산 순교성지 병인 순교 100주년 기념 성당 종탑은 칼 형구 모양을 형상화했다. ▲ 성당 제대 바로 아래에 있는 지하 성인 유해실. 27위 성인 유해가 모셔져 있다. ▲ 병인 순교 100주년 기념 성당 내부는 온통 하얗다. 순교자의 영광과 하느님 나라의 평화를 드러낸다. ▲ 이규남 교수의 제대 중앙 장미창. 성 김효주ㆍ효임 자매의 순교를 표현했다. 순교는 하느님께서 주신 최상의 은총이며 하느님께 대한 사랑의 최고 표현이다. 순교는 아울러 그리스도를 위해 죽음으로써 하느님과 일치하는 종말론적 표.. 2017. 3. 26.
[아름다운 성당을 찾아서] (11) 서울대교구 성북동성당 계단 내려가면 따뜻한 빛으로 감싸인 포근한 기도 공간이! 카타쿰바(Catacumba). 고대 로마인들의 지하 공동묘지를 일컫는 이 말의 어원은 헬라어 ‘카타쿰벤’(κατα κυμβεν)이다. 우리말로 ‘웅덩이 옆’이라는 뜻이다. 로마인들은 지하 공동묘지가 로마 성문 밖 언덕과 언덕 사이에 조성됐기에 카타쿰바라 불렀다. 로마인들은 카타쿰바를 ‘네크로폴리스’(νεκροs πολιs-죽은 이들의 도시)라 은유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초대 교회 그리스도인들이 박해를 피해 이 죽은 이들의 도시에 숨어들어와 부활 신앙을 고백하고 기도하며 미사를 봉헌했다. 최초의 교회 공동체가 이 카타쿰바에서 형성된 것이다. 교회가 세워지면서 죽은 이들의 도시는 더는 어둠의 공간이 아니었다. 부활을 기다리는 희망의 안식처로 바뀌었다.. 2017. 2. 26.
[아름다운 성당을 찾아서] (10) 대구대교구 가실성당 낙동강변 야트막한 언덕 위 유서깊은 기도의 집 ▲ 1924년에 대구와 부산을 제외한 경상도에서 첫 번째로 봉헌된 가실성당은 신고딕-로마네스크풍의 교회 건축물이다. ▲ 간결한 제대와 깨끗한 외벽으로 꾸며진 가실성당 내부는 어머니 품같이 포근함을 안겨준다. 가톨릭교회가 전통적으로 성당을 동산 위에 짓는 이유가 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이 ‘낙원’(paradeisos)이라고 표현했던 동산은 하느님께서 인류에게 약속하신 행복의 상징(창세 2,4─3,24 참조)이다. 또 동산은 예수님께서 수난 전 마지막으로 기도하셨던 곳(마르 14,32-42)이며 부활하신 장소(마르 16,1-8)이다. 그래서 교회는 동산을 회복과 치유의 장소, 구원의 완성으로 이어주는 터임을 상징해 그 위에 거룩한 하느님의 집을 짓는다. 경북 .. 2017. 2. 12.
[아름다운 성당을 찾아서] (9) 파티마 평화의 성당 파티마 성모님께 남북화해 기원하기 딱 좋은 곳 ▲ 파티마 평화의 성당은 군사작전 지역 내에 세워진 성당이어서 고도 제한으로 지하에 성당을 지었다. 사진은 파티마 평화의 성당 입구. ▲ 파티마 평화의 성당 광장에 있는 성모상. 파티마 현지에서 가져온 성모상이다. 파티마 평화의 성당. 분단의 비극과 아픔을 마주한 성당이다. 1번 국도로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을 지나 통일로 끝자락까지 차를 몰고 가다 보면 임진각 평화누리공원과 판문점 입구를 마주한다. 민간인이 군 통제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북방 한계선 끝 지점이다. 이곳과 불과 2.5㎞ 떨어진 문산읍 마정로 110 에 파티마 평화의 성당이 있다. 이 지역은 임진강을 사이로 남북이 70여 년째 갈라져 있는 분단의 현장이다. 무장한 군인들과 차량을 .. 2017. 1. 22.
[아름다운 성당을 찾아서] 8. 의정부교구 행주성당 금상첨화(錦上添花). 비단 위에 꽃을 더한다는 말로 좋은 일이 겹친다는 뜻이다. 수려한 산수에 아름다운 성당이 화룡점정으로 자리해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일 것이다. 이 말에 딱 제격인 성당이 있다. 의정부교구 행주성당이다.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행주 한강 길을 따라 하류로 가다 보면 행주(幸州)가 나온다. 이곳은 임진왜란이 한창이던 1593년 2월 권율 장군이 주민들과 함께 왜군을 물리쳤던 행주산성(사적 제56호)으로 유명하다. 또 한강 하류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뱃길 관문인 행주나루가 자리하고 있다. 행주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경관은 조선 시대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의 ‘행호관어(杏湖觀漁)’ 그림에 잘 나타나 있다. 행호는 오늘날 행주대교 아래 창릉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으로 강폭이 넓어 물 흐.. 2017. 1. 8.
[아름다운 성당을 찾아서] (7) 의정부교구 광탄성당 자연에 기대어 주님 말씀 귀기울이는 곳 좋은 건축물과 나쁜 건축물을 구분하는 기준은 여럿 있다. 주변 환경과의 조화도 그 중 하나다. 이질감 없이 주변 환경과 어울려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서 있었던 것처럼 여길 정도로 조화를 이룰수록 좋은 건축물이라는 것이다. 경기도 파주 .. 2016. 12. 25.
[아름다운 성당을 찾아서] 6. 대전교구 공세리성당 ▲ 옛 성당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공세리성당 내부는 전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대한 단순하게 꾸며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늦가을의 색은 짙다. 하늘은 쪽빛에서 코발트블루로, 은행잎은 연노랑에서 진노랑으로 스펙트럼의 경계를 넘는다. 절기의 변화에 따라 연조(軟調)에서 경조(硬調)로 바뀐 풍경은 아련한 옛 추억을 또렷하게 떠올려 주는 마성을 지녔다. 겨울이 오기 전, 저만치 가는 가을의 끝자락을 붙잡으며 누구나 꼭 한번 찾고 싶어하는 아산 공세리성당을 들렀다. 주단을 깔아 놓은 듯 켜켜이 쌓인 울긋불긋한 낙엽을 밟으며 걸어가는 성당 길이 소풍 나온 아이처럼 들뜨게 한다. 언덕 위에 자리한 성당의 빛바랜 파스텔 색조의 붉은 벽돌과 회벽돌이 깊어 갈수록 짙어지는 가을 대지의 색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 마치 안갯.. 2016. 12. 4.
[아름다운 성당을 찾아서] (5)서울대교구 중계양업성당 청동십자가 따라가 만난 아담한 하느님의 집 ▲ 서울대교구 중계양업성당의 전경. 왼쪽 상단은 성당 지붕 위 청동십자가. ▲ 성전과 통일성을 이루기 위해 성체조배실도 백색 인조석으로 마감돼 있다. 프랑스 고고학회 회장이며 미술사학자인 알랭 에르랑드 브랑당뷔르는 성당을 ‘빛과 색이 있는 건축물’이라고 정의했다. 브랑당뷔르의 말처럼 아름다운 성당 건축물을 짓기 위해선 우수한 설계자와 빼어난 조적공과 미장공, 솜씨 있는 예술가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름다운 성당을 짓는 참 건축가는 바로 그 본당 신자들이다. 성당을 지을 빈터에 신자들의 기도로 만든 벽돌이 쌓아지고, 그들의 희생으로 빚은 성 미술품들이 공간을 채울 때 비로소 하느님의 집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당 건립하며 신자들 매일 묵주기도 바쳐 배추밭에.. 2016.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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