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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성미술이야기399

[말씀이 있는 그림] (7)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장 프랑수아 밀레(1814~75, 프랑스 바르비종파 화가)는 파리 교외의 퐁텐블로 숲 어귀에 작은 마을인 바르비종에서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따뜻함, 소박함, 인간미 그리고 넓은 전원의 아름다운 풍경을 화폭에 담는다. 또한 유년시절을 농촌에서 보냈던 그는 흙과 더불어 살아가는 순박한 농민들의 소박한 삶의 양상과 노동을 표현한다. 한 농부 부부가 들판 위에서 기도하는 장면인 은 흔히 ‘이발소 그림’으로도 불린다. 이발소에 하나쯤은 걸려 있을 정도로 복제한 그림이 많다는 뜻과 그만큼 대중에게 친숙한 그림이라는 것이다. 하루의 일과를 끝낸 후 농부 부부는 서로 마주하고 황혼이 지기 시작한 전원을 배경으로 삼종기도를 드리고 있다. 멀리 오른쪽 지평선에는 교회가 보인다. 만종이 울려 퍼지는 순간이다. 남자는 일하.. 2015. 2. 2.
[말씀이 있는 그림] (6) 완전한 사람 조토(Giotto di Bondone, 1266/76~1337, 이탈리아 후기 고딕 회화의 거장)의 작품은 인물 형상들을 분명히 구획된 실내외공간과 풍경 속에 배치하여, 그림의 이야기 전달을 넘어 심리 상태를 섬세하게 드러낸다. 인간과 자연의 새로운 발견이 시작된다. 장차 르네상스 미술의 밑바탕이 되어 새로운.. 2015. 2. 2.
[말씀이 있는 그림] (5) 하느님의 눈 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 1450~1516년, 네덜란드 화가)는 상상력이 풍부한 화가로, 그의 작품은 인간의 선과 악, 기괴한 상상의 짐승, 비현실적인 풍경 등의 묘사로 가득 차 있다. 작품 <일곱 가지 큰 죄> 역시 환상적 이미지로 인간의 죄에 대해 표현하고 있다. ‘일곱 가지 큰 죄.. 2015. 2. 2.
[말씀이 있는 그림] (4) 빛의 자녀 클로드 로랭(Claude Lorrain, 1600~1682, 프랑스 화가)은 프랑스의 주교인 프랑수아 보스케의 주문으로 작품을 제작한다. 이 작품은 화가의 탁월한 빛의 처리 능력을 보여준다. 작품의 주제는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군중에게 설교(마태 5-7)하는 장면이다. 예수님께서는 산 정상에서 열두 제자들과 산 아래 군중을 향해 그의 가르침을 설교하고 계신다.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관한 ‘참 행복’을 시작으로 ‘세상의 소금과 빛’, ‘율법의 완성’, ‘주님의 기도’ 등으로 제자들과 군중에게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산으로 오르셔서” 그곳 정상에 앉아 계신다. 그의 둘레에는 “제자들이 그분께 다가와”(마태 5, 1) 설교를 듣고.. 2015. 2. 2.
[말씀이 있는 그림] (3) 위로의 빛, 영광의 빛 렘브란트(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 1606~1669, 네덜란드 바로크 미술의 거장)는 정결례를 거행할 날이 되어 마리아와 요셉이 아기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그림은 가운데 아기를 안고 있는 시메온을 중심으로 어머니 마리아, 아버지 요셉 그리고 유대 복장의 두 사람이 있다. 또한, 붉은 예복을 입은 예언자 한나는 아기 예수님을 보고 몹시 놀란 모습이다. 시메온은 아기 예수님을 감격한 듯 자신의 품에 안고 있으며, 그것을 두 명의 유대인은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우리는 이 작품에서 ‘빛’과 ‘어둠’이란 두 요소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화가 렘브란트는 광선(光線)의 화가답게 강한 빛과 어둠의 표현으로 주제의 의미를 한층 부각시킨다. 그림 중앙에 아기 예수.. 2015. 2. 2.
[말씀이 있는 그림] (2) “예, 따르겠습니다” 마르코 바사이티(Marco Basaiti, 1470년경~1530년, 이탈리아 르네상스 화가)는 예수님께서 복음선포를 시작하신 후 제자들을 부르시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그림의 왼쪽에 푸른색 망토를 두른 예수님은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다가 제베대오의 두 아들 요한과 야고보 형제를 부르신다. 이미 이들보다 먼저 제자가 된 시몬과 안드레아가 예수님의 양옆에 서서 자신들과 같은 어부인 요한과 야고보를 맞이한다. 형 야고보는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있고, 장차 복음사가가 될 그의 동생 요한은 그 뒤를 잇고 있다. 당시 유대교 문화권에서 라삐들은 제자가 스승을 선택하였지만, 예수님은 직접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찾아가 “나를 따라오너라.”(마르 4, 19)하고 당신의 제자를 부르고 계신다. 예수님은 그들이 어부라.. 2015. 2. 2.
[말씀이 있는 그림] (1) 영적인 치료, 세례성사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Piero della Francesca, 1415년경~1492년, 이탈리아 르네상스 화가)는 예수님이 요르단 강에서 세례자 요한에게 물로 세례를 받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화면 중앙에 두 손을 경건하게 합장한 예수님은 오른쪽 발에 무게 중심을 둔 콘트라포스토(contrapposto) 자세로 르네상스 시대의 이상미를 보이고 있다. 흐트러진 머리에 누런 털옷을 입은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의 머리 위에 물을 부어 세례를 행한다. 예수님의 머리 위에 성령의 비둘기는 성부의 빛과 같은 황금빛 줄기와 연결되어 있다. 세례의 순간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르 1, 11)라고 성부의 음성이 빛 속에서 퍼지는 것 같다. 비둘기, 그릇에서 떨어지는 물, 예수님의 합.. 2015. 2. 2.
[아름다운 성화 아름다운 인생] (66) 바티칸 박물관 ‘부부의 석관’ 우리의 영원한 안식처는 하느님 아버지의 품이다 AD325~350년경 제작 로마 카타콤베에서 발견 상단 하단으로 구성 성서 여러 주제 고부조로 표현 ‘라자로 소생’ 장면에선 영원 생명 주시는 주님 느껴 성경의 많은 장면이 묘사된 이 석관은 로마의 외곽에 자리 잡은 성 갈리스투스(St. Calixtus) 공동묘지에서 발굴된 것이다. 이 석관의 주인공은 원 안에 새겨진 두 인물상으로 보아 신자 부부임을 알 수 있다. ‘부부 석관’은 325년부터 350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로마 시대 지하묘지였던 카타콤에는 이 같은 대리석 석관뿐 아니라 프레스코 벽화들이 있는데 그것은 가장 오래된 그리스도교 미술품으로 꼽힌다. 카타콤의 벽화나 석관에는 착한 목자와 병자의 치유, 죽은 사람의 소생처럼 생명과 관련된 .. 2013. 11. 17.
[아름다운 성화 아름다운 인생] (65) 캔터베리 대성당 ‘씨 뿌리는 사람’ 가을 숲에 오시어 꽃의 아름다움을 보소서 성경구절의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 형상화 뿌려진 씨앗 살피는 농부의 눈빛 인상적 “복음 선포한 예수도, 파종한 농부 마음 아닐까” ‘씨 뿌리는 사람’은 캔터베리 대성당의 드넓은 내부를 장식한 수많은 유리화 가운데 한 점이다. 한 농.. 2013. 11. 10.
[아름다운 성화 아름다운 인생] (64) 산타 마리아 글로리오사 데이 프라리 대성당 ‘성모승천’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충실한 사람을 드높여 주신다 삼단 구성으로 양팔 벌린채 승천하는 성모마리아 묘사 ‘아래로부터 올려보는 시선’ 기법, 생생한 모습 부여 성화 지켜보는 이들 “함께 하늘로 드높여지는 심정” 티치아노(Tiziano,1477경~1576)가 그린 ‘성모승천’(1516~1518년)은 베니스.. 2013. 10. 13.
[아름다운 성화 아름다운 인생] (63) 마르크 샤갈 성서 미술관 ‘낙원’ 생명의 강인함 아름다움 함께 보여주는 맨드라미꽃 꽃 천사 동물 등 이상향 표현하는 다양한 소재 한 자리에 화면 전체의 푸른색 녹색 기운, 충만한 하느님 생명 드러내 형형색색 ‘정원’은 많은 화가들 낙원 그리는 주 재료 마르크 샤갈(Marc Chagall, 1887~1985)이 그린 ‘낙원’(1961)에는 하느님의 여러 창조물이 등장한다. 화가는 낙원을 표현하기 위해 에덴동산에 있는 다양한 소재를 한 자리에 모았다. 에덴동산과 아름다운 꽃, 그 안에서 사랑을 나누는 아담과 하와, 사람과 그들을 축복하는 천사, 하늘의 새와 바다의 물고기, 온갖 동물이 서로 평화로우면서도 조화를 이루고 있다. 화면 전체를 가득 채운 푸른색과 녹색은 낙원 전체에 하느님의 생명이 충만함을 드러낸다. 창세기는 에덴동산의 모습을 이.. 2013. 9. 29.
[아름다운 성화 아름다운 인생] (62) 수서동성당‘탕자의 귀가’ 하느님께서는 연민의 정으로 우리를 대하신다 얼굴 맞대고 아들을 바라보는 아버지 눈에 사랑 용서 가득 어버이 같이 항상 안아주시는, 하느님의 부성 모성 함께 표현 ▲ 아버지의 품 안에서 비로소 따뜻한 사랑을 발견한 아들은 평화로운 표정을 짓는다. 아들의 온몸을 감싼 붉은 옷은 그가 이미 아버지의 사랑 안에 물들어 있음을 드러낸다. 유리화가 최영심의 ‘탕자의 귀가’는 수서동성당의 고해소에 장식돼 있다. 루카 복음(15,11-32)에 나오는 ‘탕자의 귀가’는 세계의 많은 화가가 즐겨 그림으로 표현했다. 아버지는 돌아온 탕자를 온몸으로 끌어안기 위해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있다. 그 앞에 무릎을 꿇은 아들은 양팔을 내밀어 아버지의 목을 끌어안고 있다. 얼굴을 맞대고 아들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눈에는 사랑과 용서가.. 2013. 9.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