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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성서의인물(구약)

[66] 희망을 외친 예언자 즈가리야

by 세포네 2006. 4. 23.

어느 날 즈가리야는 야훼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즈가리야야!" 

"어쩐 일이신지요? 말씀하십시오."

"너는 내 백성을 찾아가 이렇게 전하여라. 돌아와라!"

"그 한마디면 됩니까?"

"나에게 돌아와라. 나도 너희에게 돌아가겠다. 너희는 너희 조상을 본받지 마라. 내가 전에 돌아오라고 그토록 외쳤지만 그들은 귓전으로 흘러버렸다. 그런 조상 꼴이 되지 말고 너희는 나에게 돌아오너라!"

즈가리야는 이또의 손자로서 즈룹빠벨, 여호수아 등과 함께 바빌론에서 돌아온 제사장의 한 사람이었다. 예언자로서 활동을 했을 때 즈가리야는 아직 젊은 청년이었다.

 

즈가리야의 예언자로서의 활동은 불과 2년의 기록밖에 없지만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었던 감동은 크고도 깊은 것이었다. 젊은 즈가리야의 열의는 대단하였고, 그가 받은 환상 또한 풍부하였다.

 

하깨 예언자는 종교적인 이상을 불러 일으키는데 헌신했다면 즈가리야는 성실성을 호소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실현하는데 최선을 다했던 인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즈가리야가 예언을 시작한 B.C. 520년께의 유다의 상황은 몹시 혼란스러웠다. 고레스왕의 칙령으로 B.C. 538년에 바빌론의 포로생활에서 석방된 유다인의 대부분이 예루살렘에 돌아왔지만 오랜기간 황폐해진 땅을 다시 개간하기도 어려운 일이었다. 또 해마다 흉년이 계속되어 백성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더구나 이민족과의 분쟁이 그칠 날이 없어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고통은 더욱 가중되었다. 예루살렘의 성전공사도 약 20년 동안 아무런 진전도 없었고 백성들은 점점 활기를 잃고 있었다. 이런 때 하깨 예언자의 뒤를 이어 청년 예언자 즈가리야가 등장했던 것이다.

 

즈가리야는 여덟 번의 환상을 계속적으로 보았다. 그 환상이 즈가리야 예언의 근본 핵심을 이루었다. 여덟개의 환상은 모두 당시 이스라엘이 처한 중대 문제에 대한 해답이었다.

 

백성들은 '유다의 장래 운명이 어떠할 것인가?''성전 공사는 이스라엘 백성의 소원대로 성취될 것인가?'하는 불안에 쌓여있었다. 즈가리야는 이 같은 이스라엘의 시급한 문제에 대해 야훼의 약속이 성취될 것이라고 선포하였다.

 

즈가리야의 예언은 당면한 일시적 문제의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더 나가서 그의 예언 속에는 메시아 사상을 포함하고 있다. 희망을 잃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야훼의 은총을 신뢰하게 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런데 즈가리야는 은총을 받기 위해서는 인간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했다. 그것은 회개의 마음 즉, 야훼께 돌아가는 태도였다. 즈가리야는 이스라엘의 회개를 외쳤던 것이다.

 

"나에게로 돌아와라, 나 야훼가 말한다. 너희는 너희 조상을 본받지 말아라."(즈가1,3-4참조)

이때가 예루살렘 성전 재건 공사를 시작한 후 2년이 지난 때였다. 베델사레델이란 사람이 부하를 시켜 사제와 예언자들에게 문의하였다.

"이제까지 오월이 되면 단식을 하고 곡을 했는데 앞으로도 그렇게 해야 합니까?"

백성들은 바빌론의 포로가 된 이후 오월을 국치일로 정해 단식하며 곡을 해왔던 것이다.

"지금 성전 재건공사가 진척되고 있으니 단식과 곡을 그만두어도 됩니까? 성전공사는 과연 아무런 방해없이 준공될 것입니까?"

이에 대하여 즈가리야의 대답은 진실하고 희망적인 것이었다.

"나 만군의 야훼가 말한다. 이제 너희에게 평화를 심어주리라. 뭇 민족이 너희를 부러워하게 하리라. 그러니 겁내지 말고 힘을 내어라. 너희는 이제 평화를 이룩하도록 힘써라."(8,1-23참조)

 

하느님은 천사의 모습으로 나타나서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들려주신다. 이스라엘은 온갖 시련 속에서도 하느님께서 늘 함께 계시다는 체험을 하게 되었다. 하느님은 분명히 당신의 시대를 열 것임을 즈가리야 예언자를 통해 선포하신다. 이 약속은 이스라엘 백성에겐 더 없는 기쁨이고 희망이었다.

 

"너는 나와 피로 계약을 맺었으니 나 그 피를 생각하여 사로잡힌 너희를 물 없는 굴에서 건져내리라. 수도 시온아, 포로들은 그리던 고향을 찾아 너에게로 돌아오리라. 네가 포로로 지내던 시절의 아픔은 내가 곱절로 갚아주리라."(9,11-12)

 

모든 것이 막막한 상황에서도 하느님 나라의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제로 구현했던 즈가리야 예언자는 끝없는 소망을 가진 인물이었다. 실로 빛과 희망은 어둠과 절망 속에서 참 진가를 드러내는 법이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불안한 현대인 삶 속에서 그 옛날 즈가리야의 외침이 더욱 마음에 와닿는다.

 

"겁내지 마라. 힘을 내어라. 희망을 가져라. 만군의 주님 야훼가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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