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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성서의인물(구약)

[63] 고난 중에서도 믿음을 찾은 하바꾹 예언자

by 세포네 2006. 4. 23.

하바꾹 1-3장

하바꾹은 레위인으로 성전 악사였던 것 같다. 그는 예레미야, 나훔, 스바니야와 같은 포로시대의 예언자로 추정된다. 예언서의 배경도 앗시리아의 세력이 기울어지고 갈데아인 들이 메대인들과 연합하여 신흥세력으로 부상할 때이다. 유다는 느브갓네살의 신 바빌론 제국의 침략으로 많은 수난을 당하고 있었다.

 

하바꾹이란 '포옹한다'란 의미로 실제로 그는 마음과 팔을 펼쳐 압정에 시달리는 동포들을 포옹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는 예언자였다. 모두 3장으로 되어있는 하바꾹 예언서의 간단한 예언을 통하여 그의 고결한 인격의 윤곽을 엿볼 수 있다.

 

?야훼여,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소리, 언제 들어주시렵니까? 호소하는 억울한 일 언제 풀어 주시렵니까?? 하며 항의조로 시작하는 하바꾹의 예언은 의문으로 시작된다. 그 이유는 하바꾹이 의심이 많은 인물이어서가 아니라 반대로 믿음과 신뢰의 인물이요, 진지한 인격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문제 제기를 대화 형식의 탄식조로 묘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주님께 대한 절대적 믿음을 고백하고 있다.

 

이 의문에는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진정으로 의심하여' 질문하는 의문도 있지만 상대를 신뢰하기 때문에 거침없이 던지는 의문도 있다. 좋은 결과와 희망을 갖고 하는 질문은 같은 형태의 의문이라 해도 전혀 다른 속성을 지니고 있다. 하바꾹 예언자의 의문은 후자에 속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느님과의 대화에서 하바꾹은 기탄없이 하느님께 호소하였다. 유다 안의 죄악이 흘러 넘치고 헛된 논쟁과 분쟁은 쉬지않고, 율법은 해이해 졌고 정의는 땅에 떨어져 있으니 하느님은 왜 불의를 없애버리지 않으시는가?

 

이것이 하바꾹이 오래 전부터 품어왔던 의문이었다.

 

?이 반역하는 무리들아, 똑똑히 보아라. 너희 생전에 질겁할 일들이 벌어지리라.?(하바꾹 1,5) 여기서 질겁할 일이란 것은 바빌론이 유다 백성을 유린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것은 하바꾹의 질의에 대한 해답이 아니라 도리어 새로운 의문을 일으키는 것이 다. 그러므로 의문은 의문을 낳고 그의 호소는 더욱 심각해진다.

 

?주께서는 눈이 맑으시어 남을 못살게 구는 못된 자들을 그대로 보아 넘기지 않으면서 어찌 배신자들을 못 본 체 하십니까? 나쁜 자들이 착한 사람을 때려잡는데 잠자코 계십니까?? (하바꾹1,13)

 

이런 그의 질문과 회의는 당시대의 것만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심각하게 고려되는 질문이라 할 수 있다. 하바꾹은 조급한 마음으로 그 해답을 기다렸다. 그때 그는 두 번째 계시를 받는다. 이 묵시에서는 그 실현이 더딜지라도 반드시 올 것이니 기다리라고 한다.

 

"끝날은 반드시 찾아온다. 쉬 오지 않더라도 기다려라. 기어이 오고야 만다. 멋대로 설치지 말아라. 나는 그런 사람을 옳게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의로운 사람은 그의 신실함으로써 살리라?(하바꾹2,4)

 

하느님의 대답은 간단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해답은 하바꾹의 오랜 의문을 말끔히 씻어 주었다. 마음이 교만한 자는 하느님을 거역하기 때문에 생명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바빌론처럼 자신의 힘을 믿고 날뛰는 자들은 정의와 진실이 없기 때문에 결코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에는 국내외에서 여러 가지 환난을 당할지라도 소수의 의인으로 인하여 멸망하지 않고 끝내 구원을 얻으리라는 것이 하바꾹의 예언이다. 하느님께 믿음을 두고 있는 자는 결국 영원한 생명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예언의 주제이다. 유다가 비록 부패하였고, 진실과 믿음으로 살아가는 의인은 소수이지만 아직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조리하고 불합리적인 일들이 우리 주위에 널려 있다. 이런 점에서 오늘날 하바꾹 에언자의 예언은 지속되고 있다고 하겠다. 그는 오늘도 우리를 향해 하느님의 말씀을 절규하고 있다.

 

"믿음을 가진 자들아. 아무리 부조리와 부정이 우리를 삼키려 해도 결코 우리를 멸망시키지 못한다. 우리가 받고 있는 고난의 시간은 분명히 끝이 있다. 그러니 믿음을 지키고 희망을 버리지 말아라. 이제 곧 하느님의 정의와 진리가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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