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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사도신경이야기

제자의 길 3

by 세포네 2006. 2. 20.

이 세상 다할 때까지


오늘 예수님은 우리를 당신의 제자로 부르고 계십니다. 미천한 어부 베드로와 안드레아, 야고보와 요한을 부르셨듯이, 열성당원 시몬을 부르셨듯이, 세리 마태오를 부르셨듯이, 셈에 밝은 유다를 부르셨듯이, 박해자 사울을 부르셨듯이 어중이떠중이 같은 우리를 부르십니다.
“나를 따르라.”
우리의 능력이나 집안이나 학벌을 가리지 않고 우리를 부르십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이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을 때의 일을 생각해 보십시오. 세속적인 견지에서 볼 때에 여러분 중에 지혜로운 사람, 유력한 사람, 또는 가문이 좋은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었습니까?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지혜 있다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을 택하셨으며, 강하다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약한 사람들을 택하셨습니다. 또 유력한 자를 무력하게 하시려고 세상에서 보잘것없는 사람들과 멸시받는 사람들, 곧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을 택하셨습니다. 그러니 인간으로서는 아무도 하느님 앞에서 자랑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1고린 1,26-29).
부르시되 당신 자신을 따르라고 부르십니다. 당신의 가르침뿐 아니라 당신 삶을 따르라고 부르십니다. 따르는 자에게는 고난이 함께하겠으나 그만큼 받을 복도 크다는 약속을 하십니다.
“나를 따르려고 제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부모나 자식이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백 배의 상을 받을 것이며, 또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 (마태 19,29).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들이 예수님의 초대를 따라서 ‘죽기까지 순종’하였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베드로와 요한은 대담하게 복음을 전하다가 감옥에 들어가 매를 맞게 되었고(사도 4,1-22; 5,17-42), 스테파노는 순교하였습니다(사도 7,57-60). 야고보는 창에 찔려 죽었습니다(사도 12,1). 오래지 않아 박해가 전역을 휩씁니다. “예루살렘 교회는 심한 박해를 받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모든 신도들은 유다와 사마리아 여러 지방으로 뿔뿔이 흩어지고 사도들만 남게 되었다”(사도 8,1). 바울로는 복음을 전하다가 매를 맞고 파선의 고비를 넘기고 옥살이를 하는 등 모진 고생을 하였습니다(사도 16,19-24; 21,27-36; 28,16). 305년 박해가 끝날 때까지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그야말로 목숨을 내놓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을 선택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자랑스런 순교자들의 후예입니다. 순교자들은 다름아닌 죽기까지 ‘제자의 길’을 간 사람들입니다. 공자, 맹자, 부처의 가르침에서 한계를 느낀 나머지 예수님의 가르침을 참 진리로 받아들이고 죽음에 이르도록 예수님의 삶을 따라간 제자 중의 제자들이었습니다.

<차동엽 신부>미래사목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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