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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사도신경이야기

제자의 길2

by 세포네 2006. 2. 20.

아주 특별한 관계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특별한 관계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첫째, 예수님이 ‘먼저’ 부르셨습니다.

 

랍비들의 세계에서는 제자가 자신의 스승을 선택하여 그의 학교에 자발적으로 지원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에게 있어서는 자신이 먼저 제자들을 부르셨습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전인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어떤 이들은 “이렇게 말씀이 어려워서야 누가 알아들을 수 있겠는가?”(요한 6,60) 하고 예수를 떠났습니다. 끝까지 예수님 곁을 떠나지 않은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격려의 말씀을 주십니다.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택하였다”(요한 15,16).
성부, 성자, 성령의 주도적인 부르심에 대한 이 천명은 결국 제자들에게 흔들리지 않고 담대하게 예수님을 증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둘째, 제자들이 따를 것은 ‘예수님 자신’이었습니다.


“나를 따르라.”
예수님 외에 누가 감히 이 엄청난 요구를 할 수 있겠습니까? 유다 랍비는 고작 율법에 대한 자신들의 가르침을 따를 것을 제자들에게 요구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리스 철학자들은 자신들의 철학 노선을 따를 것을 제자들에게 기대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당신의 가르침뿐 아니라 당신의 삶 전체를 따르는 전인적인 추종을 요구하셨습니다. 이는 당신 자신이 길(요한 10,26)이니 당신 자신을 따라야 한다는 권고임과 동시에 당신의 사명 수행에 동참하여 ‘동지’가 되자는 초대였습니다.
부처님이 죽을 때 그의 제자들은 어떻게 하면 자기들이 그를 가장 잘 기억할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부처님은 애써 자신을 기억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자신이 아니라 그의 가르침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는 유명한 얘기가 생겼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에게 있어서는 전혀 다릅니다. 그의 가르침이 중요한 것 이상으로 그와의 인격적인 만남이 중요합니다. 제자의 길은 그를 사귀는 것이며, 그를 사랑하는 것이며, 그를 믿고 그를 따르는 것입니다.

<차동엽 신부>미래사목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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