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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사도신경이야기

처형

by 세포네 2006. 2. 20.

 자기들의 권세를 지키기 위해 예수를 잡아 죽이려 한 지도층의 간교한 계략에 넘어간 제자의 배신으로 결국 예수는 붙잡혀 재판정에 서게 됩니다. 따르던 제자들은 목숨을 잃을까 봐 도망가서 뿔뿔이 흩어지고, 변호인 하나 없이 홀로 법정에 서게 됩니다. 고발장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성명: 예수/ 출신: 나자렛/ 죄명: 유다인의 왕 - 백성들을 선동한 정치범/ 구형: 사형(=십자가형)/ 고발사유: 1) 조상 대대로 이어져 온 신앙 전통에 대한 과격한 비판, 2) 성전 장사와 이익을 뜯어먹는 자들, 성전을 지키는 사제들을 거스른 도발 행위, 3) 안식일, 단식, 정결례 규정 등의 위반과 독특한 율법 이해, 4) 율법을 모르는 천한 민중과의 교류 및 율법 위반자들과의 파렴치한 친교 행위, 5) 지배층에 대한 비판, 우매한 민중들을 선동하여 추종자들로 만든 정치적인 반역
로마 총독과 이스라엘 왕은 책임을 면하려고 판결(判決)을 서로에게 미루었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예수를 고발하는 종교 지도자들의 속셈에는 빌라도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자신들을 해방시켜 줄 메시아로 기대하다가 실망해 버린 군중들은 “죽이시오”하고 외쳐댔습니다. 결국 지배국 로마 총독 빌라도는 사형 선고를 내립니다. 예수는 정치범이나 살인죄를 저지른 극악무도한 강도들에게 주어지는 십자가형에 처해집니다.
“예수께서는 마침내 그들의 손에 넘어가 몸소 십자가를 지시고 성 밖을 나가 히브리 말로 골고타라는 곳으로 향하셨다. 골고타라는 말은 해골산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그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았다. 그리고 다른 두 사람도 십자가에 달아 예수를 가운데로 하여 그 양쪽에 하나씩 세워놓았다. 빌라도가 명패를 써서 십자가 위에 붙였는데 거기에는 ‘유다인의 왕 나자렛 예수’라고 씌어 있었다”(요한 19,17-19).
가시관을 쓰고 엄청난 고문과 채찍질을 받은 지친 몸으로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는 이제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흘리며 그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루가 23,34).
마침내 그는 숨을 거두고야 맙니다. 하늘도 슬퍼하며 세상이 어둠에 뒤덮였습니다.
숨을 거둔 예수에게는 세상에 올 때처럼 세상을 떠날 때도 머리 두실 곳이 없었습니다.
다행히 의회 의원이었던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이 예수의 시체를 거두었습니다.
“요셉은 시체를 내려다가 미리 사가지고 온 고운 베로 싸서 바위를 파서 만든 무덤에 모신 다음 큰 돌을 굴려 무덤 입구를 막아 놓았다”(마르 15,46).

<차동엽 신부>미래사목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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