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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사도신경이야기

칠성사의 효력

by 세포네 2006. 1. 15.
<칠성사의 효력>

칠성사는 말 그대로 일곱 가지 성사를 말합니다. 즉 세례(洗禮)성사, 견진(堅振)성사, 성체(聖體)성사 등 입문성사에 속하는 세 가지, 고해(告解)성사, 병자(病者)성사 등 치유의 성사에 속하는 두 가지, 그리고 신품(神品)성사, 혼인(婚姻)성사 등 구원을 위한 친교에 봉사하는 성사 두 가지, 모두 합해서 일곱 가지가 된다고 하여 칠성사라고 합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113항).

칠성사는 개신교와의 대치 속에서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년)를 통하여 공식적인 구원의 통로로 선언되었고 이후 제1차 바티칸 공의회(1869-1870년)를 통하여 이 입장이 더욱 공고하게 확인되었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 칠성사를 구원을 위한 유일한 통로라는 입장을 완화하였습니다. 이는 개신교회와 오랜 대화와 일치 운동을 추구해 온 결과였습니다. 확실한 것은 이런 관점의 변화는 칠성사의 중요성이 약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성사의 은총을 우리는 사효적(事效的) 효력과 인효적(人效的) 효력으로 구분합니다. 사효적 은총은 성사 집행 자체에 보장되어 있는 은총을 말하고, 인효적 은총은 개인의 심적, 영적 준비 상태의 여하를 따라 내려지는 은총을 말합니다.

가톨릭 교회는 칠성사가 ‘사효적으로(ex opere operato: ‘성사 거행 그 자체로’)’ 효력을 가진다(가톨릭교회교리서 1128항)고 가르칩니다. 칠성사는 교회 안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의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이름으로 성사의 예식이 거행되면 거룩한 상징과 집전자를 통해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시고 행동하시게 됩니다. 그것은 곧 하느님의 말씀이요 행동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성사 집전을 통해서 구원과 은총이 주어집니다. 예식 자체의 힘으로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셨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성사의 사효적 효력이라 합니다.

그러나 한편 성사가 그 자체로 효력을 낳지만, 회개와 믿음을 통한 인간의 응답 없이는 성사의 효과는 없습니다. 이것을 성사의 인효적 효력이라 합니다. 이에 대하여 교회는 다음과 같이 가르칩니다.

“그렇지만 성사가 맺는 결실은 그것을 받는 사람의 마음가짐에도 달려 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128항).
“성사는 합당한 마음가짐으로 받는 사람들에게서 열매를 맺는다”(가톨릭교회교리서 1131항).

<차동엽 신부 저 「여기에 물이 있다」 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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