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으뜸 성사로서 ‘예수 그리스도’를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사랑하셨기 때문에 인간의 역사(歷史)를 통해 우리에게 다가오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는 당신의 사랑을 사람이
보고 듣고 만지도록 하기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성사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수난과 부활을 통해 당신의 그 사랑을 ‘완전히’ 드러내 주셨던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으뜸
성사입니다. 곧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눈으로 ‘보고’, 하느님의 말씀을 귀로 ‘듣고’, 하느님의 사랑을 손으로
‘만지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 자신 그리고 그분의 사랑이 완전히 드러났고, 그 덕에 죄 많은 인간이 죄의 구덩이에서
벗어나 구원받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 하느님의 성사였습니다. 그래서 그분을 보는 이는 아버지를 보는 셈이 되었습니다(요한
14,9 참조) (계시헌장 4항).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는 당신의 성사로서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하느님의 성사라고 할 때, 문제가 하나 생깁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십자가 수난과 죽음,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하느님의 인류 구원 업적을
보여주셨고 구원의 문을 열어 주셨지만 부활하신 후 40일째 되는 날 하늘로 올라가셨다는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가 더 이상 예수님을 통해
직접 하느님을 만나 볼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승천(昇天)하시기 전에 예수님을 대신해서 우리 인간이 하느님을 만나
볼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셨는데, 그 길이 바로 ‘교회’ 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회를 세워 주셨던 것입니다. “잘 들어라.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죽음의 힘도 감히 그것을 누르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여 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 있을 것이다”(마태 16,
18-19).
이렇듯이 예수님께서는 그분을 따르던 제자 중의 한 사람이었던 시몬 베드로를 반석(盤石)으로 하여 교회를
설립하셨습니다. 이로써 ‘매고 푸는’ 권한을 위임받은 교회가 예수님의 구원 활동을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곧 교회가 하는 일이 곧 예수님이 하는
일이나 마찬가지인 셈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교회를 예수 그리스도의 성사라 부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118항).
<차동엽 신부 저 「여기에 물이 있다」 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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