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가 개신교 신자입니다. 그런데 요즘 거의 매일 저에게 개종을 강요합니다. 전 사랑하는 그 남자친구와 결혼을 하고 싶습니다. 전 어떻게 해야 하나요. 김 소피아(31, 대구)
얼마전 길상사를 방문했을 때, 덕조 주지스님으로 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경상북도의 한 도량에 목사님과 전도사님 일행이 찾아왔더랍니다. 그런데 그 목사님과 전도사님이 대뜸 스님에게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 날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목사님은 매주일 정기적으로 스님을 찾아와 "종교를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덕조스님은 말을 마치고 그저 "허허"하고 웃으셨습니다.
결혼은 '사랑으로'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랑 만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존중' '믿음' '신뢰''배려'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존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랑과 자비, 인간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종교가 오히려 '상호 존중이 사라진 나 중심적 세태'를 가장 잘 드러내고 있는 이 현실이 참으로 역설적입니다. 가족에 대한 존중, 생명에 대한 존중, 타인에 대한 대한 존중, 타 종교에 대한 존중이 아쉬운 시점입니다.
남자친구는 아마 소피아씨를 개종시키는 것이 소피아씨를 위해 가장 훌륭한 선택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소피아씨 입장은 다릅니다. 관면혼인을 하지 않으면 '조당'이라는 중대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조당에 대한 문제는 이미 수차례 이 지면을 통해 알려드린바가 있습니다.
소피아씨에게 지금 당장 해 드릴 수 있는 말은 '기도'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길은 분명 있을 것입니다. 이것 만은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느님은 소피아씨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소피아씨와 함께 평생을 함께할 그 남자친구도 사랑하십니다.
[가톨릭과 교리]/가톨릭교리
결혼
<자문=서울대교구 교회법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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