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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교리]/가톨릭교리

궁합

by 세포네 2005. 10. 24.

○질문 : 여고 시절부터 친하게 지내온 친구가 한달 후면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얼마 전 철학관을 찾아가 궁합을 보았다고 합니다. 내가 신자는 궁합을 보면 안된다고 하니까 “그냥 재미로 보는 건데 뭐가 문제냐”고 합니다. 친구의 말도 전혀 틀리진 않는 것 같습니다. 익명. 경기 일산.

‘결혼은 인연이다.’
너무나 널리 그리고 쉽게 쓰이고 있기에 마치 진리처럼 되어 버린 명제다. 결혼은 과연 수많은 인연으로 엮어진 결과일까. 결혼은 하느님이 주신 건전한 판단과 자유 의지에 의한 개개인의 선택이다. 하느님은 그 선택의 결과로 태어나는 가정에 축복을 내리신다.

궁합(宮合)은 일반적으로 혼인을 앞둔 신랑 신부의 사주(四柱)를 오행(五行)에 맞추어 길흉을 점치는 것을 말한다. 각 술서(術書)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배우자와 본인의 생년월일시를 확인한 다음 사주를 풀고 그 운세가 상호 보완할 수 있는지 혹은 각각의 입장에서 득이 되는지 해가 되는지를 알아보는 절차를 따른다. 이렇게 해서 나온 궁합풀이가 ‘남토(男土) 여수(女水)면 부귀장수(富貴長壽)’ ‘남토(男土) 여목(女木)이면 단명반흉(短命半凶)’ ‘남목(男木) 여금(女金)이면 빈곤대흉(貧困大凶)’ 등이다.

사실 남녀가 만나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수원교구 분당 요한본당 김영배 주임 신부는 한 신자와의 인테넷 신앙상담에서 “나이가 서로 맞는지, 또는 그 가문의 풍토라든가 교육, 건강 등이 서로 맞는지 알아 보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철학관 등을 찾아가 궁합을 보는 것은 옳지 않다. 궁합을 보는 것은 하느님이 나에게 주신 자유 의지와 판단력을 무시하는 것이고 결국은 하느님과의 관계를 끊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복적 신앙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기복만이 강조될 때 문제다. 미신이나 기복 신앙이 강조될 때 신앙의 중심에 마땅히 자리해야 할 하느님을 내쫓고 내가 주인이 된다. 필요에 따라서 하느님이 나의 종이 되어 버리는 신앙이 되고 마는 것이다.

 
<자문=서울대교구 교회법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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