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야훼께서 호세아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바람기 있는 여자와 결혼하여 음란한 자식을 낳아라. 이 나라가 야훼를 저버리고 음란을 피우고 있구나.”
호세아는 야훼의 이 말씀을 듣고 디블라임의 딸 고멜을 부인으로 맞아들였다. 그 부인은 남편과의 사이에서 세 남매를 두지만 후에 부정을 저지르고 가출하게 된다. 그러나 호세아는 아내를 용서하고 다시 사랑하게 된다. 그는 삶을 통해서 하느님은 음행한 여인과 같은 이스라엘이 다시 회개하면 용서하신다는 큰사랑을 예언한 것이다.
호세아는 인간적으로 쓰라린 고통, 특히 가정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인생의 쓴맛을 보았던 사람이다.
아내가 다른 남자에게 빠져 자식들을 내팽개치고 집을 나가버렸을 때 겪게 되는 남편의 고통은 당해보지 않은 이는 짐작도 못할 것이다. 그 당시 호세아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배신감, 당혹스러움, 분노, 수치심으로 정신을 잃지는 않았을까?
“너 ××, 잡히기만 해봐라. 모두 다리를 분질러버릴 테니. 너 죽고 나 죽는 거다. 나 이거 원, 동네 창피해서 살 수가 있나. 에이 뭐 여자하나 죽은 셈치지.”
보통 남자였던 호세아도 분명히 그런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야훼께서 어느 날 호세아에게 말씀을 건네셨다.
“호세아, 너는 정부와 눈이 맞아 놀아난 네 아내를 찾아라.”
“아니, 왜요?”
“네 아내를 찾아 다시 사랑해주어라.”
“아니, 미쳤어요. 제가 배알도 없는 인간입니까? 저는 못합니다.”
“너는 지금 네가 하게 될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너의 행동은 모든 이스라엘 백성의 구원과 관계되는 것이다.”
“그건 또 무슨 말씀인지 이해가 안가네요.”
“이해하려 하지 말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하거라. 바로 너의 아내에 대한 용서는 다른 신들에게 바람이 난 이스라엘을 용서하는 사랑의 마음과 같다는 것을 보여주게 된다. 알겠느냐?”
호세아는 무척 괴롭고 힘들었지만 결국 야훼 하느님의 말씀에 승복했다. 호세아는 여인을 찾아내어 은 다섯 세겔과 보리 한 호멜 반으로 몸값을 치르고 집으로 데려왔다.
“당신은 내 곁을 떠났지만 여전히 내 아내요 내 사람입니다. 이제 다른 남자와 부정한 관계를 끊고 집에서 조용히 지내시오.” 이것은 한 남자로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고 괴롭고 힘든 용서였다. 그러나 이 용서야말로 진정한 사랑이었다. 그의 아내도 이 같은 큰 사랑에 마음이 열렸을 것이다. 호세아는 개인적으로 고통스럽고 괴로운 체험을 통해 인격적으로 성숙해졌고 영적인 눈이 열리고 하느님의 사랑을 배우고 실천했던 것이다.
진정한 사랑이야말로 용서하는 것이다. 호세아는 자신의 체험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에 베푸시는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깨달았던 것이다. 이러한 호세아의 체험은 그로 하여금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예언자로 만들었다.
호세아는 이스라엘의 많은 죄를 들추어내고 심판과 징벌에 대해서 많은 예언을 했다. 그러나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이스라엘의 회개를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이는 결국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에 대한 선포라고 요약 할 수 있다.
당시 이스라엘이 저지른 가장 큰 죄악은 우상숭배였다. 호세아는 “우상숭배는 마치 간음과 같은 것”이라고 꾸짖으며 죄를 뉘우치고 하느님께 돌아가라고 촉구했다. 회개란 바로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적극적인 신앙의 행위다. 그러나 그 저변에는 하느님의 무한하신 사랑이 놓여있다.
“어서 야훼께로 돌아가자.” “지금이 바로 야훼를 찾을 때이다.”
이처럼 호세아의 유일한 권고는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것, 즉 회개였다. 이스라엘이 야훼를 바르게 알지 못하기 때문에 야훼를 떠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치 호세아의 아내가 우둔하여 호세아의 사랑과 고매한 인격을 몰랐기에 그를 배신했던 것처럼 말이다.
하느님은 한 개인의 체험과 삶을 선용하신다. 만약 호세아에게 쓰라린 개인적 체험이 없었다면 그처럼 마음에서 우러나는 감동적인 사랑의 설교를 할 수 있었을까? 호세아는 하느님의 절대적인 사랑을 전해준 예언자다. 하느님은 호세아의 경우처럼 예언자의 입만이 아니라 그의 인격과 체험을 통해서도 말씀하신다.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모든 신앙인은 예언자다. 개인적 삶이 말씀을 선포하는 준비이자 연습임을 깨닫는다면 우리의 삶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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