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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성서의인물(구약)

[54] 생명의 희망을 외친 에제키엘

by 세포네 2005.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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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제키엘은 이스라엘의 바빌론 포로생활을 하던 초기의 예언자다. 에제키엘은 제사장 가문에서 태어나 B.C.597년 바빌론의 느브갓네살이 유다를 정복하고 유다의 주요 인사들을 포로로 잡아갈 때 바빌론으로 간 것으로 추정된다.

에제키엘은 '그발'강가에서 포로들 속에 끼어있다가 하늘이 열리며 나타나는 신비로운 발현 광경을 보게 되었다. 이 때 에제키엘이 본 것은 바람, 구름, 불이었다. 이어서 네 짐승, 바퀴, 홍수와 같은 소리, 말소리 등을 보고 듣게 되었다. 그리고 말씀이 들려왔다.

“너 사람아, 일어서라. 내가 너에게 할 말이 있다.”
에제키엘은 꼼짝없이 일어서서 말씀을 듣게 되었다.
“너 사람아, 나에게 반항하는 역적의 무리, 이스라엘 백성에게 내가 너를 보낸다. 그들은 조상 때부터 내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 그 낯 두꺼운 자들, 고집 센 자들, 그런 자들에게 내가 너를 보낸다.”

“네? 제가 뭘 해야….”
“너는 그저 '주 야훼께서 하시는 말씀이다' 하고 내 말만 전하면 된다”
“그 자들이 저를 가만 안둘텐데요.”
“당연한 말이다. 너를 미워하고 반대하고 배척할 것이다. 그러나 무서워하지 말라. 떨 것 없다.”
“그래도 떨립니다.”
“반항하는 자가 되려고 하는 거냐?”
“그런 건 아닙니다.”
“그러면 내 말을 시키는 대로 전하기만 하여라.”
에제키엘이란 이름은 히브리말로 '하느님이 강하게 하신다'라는 뜻이다. 에제키엘은 환시, 환청을 통해 부르심을 받았고 하느님의 영에 이끌려 예언자로 활동하게 되었다. 에제키엘은 예언자 중에서는 드물게 박해를 받지 않았다. 예언자들은 대개 박해를 받아 고통과 고난의 삶을 살았다. 에제키엘도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을 때 얼마간의 미움과 박해를 받기는 했다. 그러나 에제키엘은 포로로 끌려온 백성들 가운데서 존경과 사랑을 받게 되었다. 백성들은 늘 에제키엘의 말을 소중히 듣고 중요한 사건에 대해서 그의 의견을 청취하려고 애를 썼다.

에제키엘의 생애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한 무조건인 복종과 의탁이었다. 에제키엘의 생애는 한마디로 하느님의 명에 완전히 맡긴 삶이라 할 수 있었다. 그는 젊은 나이에 포로가 되어 고국을 떠나게 되었고 나라가 망하는 현장을 목격했던 인물이다. 당시 이스라엘의 상황은 장래에 어떠한 희망도 가질 수 없었다. 이러한 때에 이스라엘 백성에게 민족 중흥에 관한 희망의 메시지를 선포했던 예언자가 바로 에제키엘이다. 절망에 빠진 백성들에게 본국 귀환을 예언하고 회심을 통해 영적 생명을 소생시켜야 된다고 강조했다.

에제키엘은 특히 통찰력이 있었다. 그는 보통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영적세계를 보고 하느님을 대신해서 사람들에게 예언을 했다. 그는 주님의 영광을 보았으며 백성들의 실상을 똑바로 간파했다. 무릇 예언자는 어떤 실상을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는 악의 세력에 대해서도 분명히 식별하고 인식했다. 그래서 그의 말에는 힘과 능력이 있었다. 그의 예언이 예리하고 위력이 있었던 것은 하느님의 영으로 충만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사명감이 투철한 사람이었다. 자신의 소명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빈틈이 없었다.

에제키엘의 예언은 수식어 없이 소박하고 알아듣기 쉬운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의 중심 사상은 개인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유다인들은 조상의 탓으로 나라가 망했고 자신들은 피해자이며 책임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에제키엘은 후손들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 망한 나라를 다시 회복시킬 책임이 후손들에게 있음을 역설하며 각자의 회개를 촉구했다. 즉 율법에 따라 살고 하느님의 가르침을 저버리지 않으면 죽지않고 살게 될 것을 예언했다.

그의 예언에는 힘과 희망이 담겨있다. 그의 예언은 이스라엘의 죄를 규탄하고 질타하는 부분이 많지만 시체처럼 죽어버린 이스라엘의 생명 회복 부분이 더 많다. 에제키엘의 예언은 우리의 가슴 깊은 곳을 때리며 전해주는 강렬한 메시지가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생명의 회복,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제시라고 할 수 있다.

“마른 뼈들아, 이 야훼의 말을 들어라, 너희에게 힘줄을 이어놓고 살을 붙이고, 가죽을 씌우고 숨을 불어넣어 너희를 살리리라. 너희를 살리면 그제야 너희는 내가 야훼임을 알게 되리라. (에제 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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