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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성서의인물(구약)

[55] 아름다운 젊은이 다니엘

by 세포네 2005.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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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왕 여오아킴 제 삼년에 바빌론 왕 느브갓네살이 유다를 침략했다. 여오아킴은 붙잡히고 유다의 땅과 재물은 노략질을 당했다. 느부갓네살은 대신들에게 명령했다.

“여봐라, 이스라엘의 왕족과 귀족들 가운데 잘 생기고 똑똑한 놈 몇을 뽑아와라!”
“예, 전하.”
바빌론 왕은 이스라엘의 엘리트 청년들을 뽑아 바빌론 궁으로 데리고 갔다 그들 중에는 다니엘과 그의 친구인 하나니야, 미사엘, 아자리아라는 젊은이들이 끼어있었다 그들은 바빌론 궁에서 일할 수 있도록 언어교육과 훈련을 받았다. 그들에게는 음식과 술을 양껏 먹게 하면서 좋은 대접을 해주었다. 특히 다니엘은 내시부 대신의 눈에 들어 귀여움을 독차지한 소년이었다. 그런데 다니엘과 그의 친구들은 조상의 율법을 어겨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대신에게 간청했다.

“나리, 저희는 부정을 타는 술과 궁중요리는 먹을 수 없습니다. 조상의 전통과 야훼의 법을 어길 수는 없습니다.”
“안될 말이다. 너희가 음식을 먹지않아 얼굴이 상하면 난 그날로 왕에게 목이 날아갈 것이다. 그러니….”
“그러면 저희들이 시험삼아 열흘만 야채와 물을 먹겠습니다. 그런 뒤에 나리 마음대로 하시면 안되겠습니까?”

대신은 청년들의 간절한 청에 못이겨 그렇게 하라고 허락했다. 열흘 뒤에 보니 그 청년들의 얼굴은 술과 고기를 먹는 사람들보다 더 살이 통통하게 올라있었다. 그래서 청년들은 음식과 술 대신 야채를 먹으며 조상의 전통을 지킬 수 있었다. 청년들의 신앙과 용기는 실로 가상한 것이었다. 포로로 끌려온 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결코 쉽지 않은 행동이었다, 비록 전쟁에 져서 남의 나라 왕궁에 봉사하도록 끌려온 이들이었지만 신앙심과 민족의 자긍심을 잃지않는 태도였다.

그 중에서도 다니엘은 환상이나 꿈을 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또한 다니엘의 세 친구도 다른 이들에 비해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아 왕궁에 머물면서 일하게 되었다.

어느 날 왕은 잠에서 깬 후 간밤에 꾼 꿈 때문에 마음이 산란해졌다. 그는 자기가 꾼 꿈의 해몽을 위해 마술사, 술객, 요술쟁이, 점성가 등 나라안의 내로라 하는 재사(才士)들을 불러들였다.

“과인이 꿈을 꾸었는데 그 꿈의 의미가 무엇인지 몰라 심히 답답하도다.”
“무슨 꿈을 꾸었는지 소신들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저희들이 해몽하겠나이다.”
그런데 왕은 웬일인지 버럭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
“안될 말이다. 만약 너희가 내 꿈을 알아내지 못하면 능지처참 당하는 것은 물론 너희 집도 뭉개버릴 테니 알아서들 해라.”

점성가들은 벌벌 떨면서 “임금님, 해도해도 너무 하십니다. 임금님께서 지금 물으시는 것은 이 세상 어느 누구도 대답할 수 없는 것입니다. 아니, 저희들이 귀신이 아닌데 말씀해주시지도 않는 꿈을 어떻게 해몽할 수 있겠나이까? 임금님은 무리한 요구를 하시는 것입니다.”

그러자 왕은 화가 머리꼭대기까지 치밀어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댔다.
“아니, 이놈들이 주둥이만 살아가지고. 여봐라, 쓸데없는 이놈들을 모두 쳐죽여라. 그리고 나라안에 있는 모든 재사들도 한 명도 남김없이 찾아내 모두 죽여라!”
바빌론의 궁은 서슬 시퍼런 어명의 집행으로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초상집이 될 지경이었다. 다니엘도 위험에 처하게 되자 자신을 잡으러 온 장군에게 간곡히 부탁했다.

“장군님, 제가 입궐해서 임금님의 꿈을 해몽할 테니 며칠 말미를 주십시오.” 다니엘은 우선 친구들을 소집해서 함께 하느님께 기도를 바쳤다. 그날 밤 하느님은 다니엘에게 환상을 보게 해주셨다. 그러자 다니엘은 감사와 찬양의 기도를 바쳤다.

다니엘은 왕 앞에 나가 꿈을 맞추고 해몽까지 해서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나중에도 다니엘은 왕의 운명을 암시하는 꿈을 해몽해 교만한 느브갓네살을 회개시켰다.

다니엘의 지혜는 하느님께 대한 굳건한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는 시대의 흐름을 잘 간파하고 부귀와 영달에 초월했던 믿음의 사람이었다. 왕으로부터 고위직에 중용되어도 세상의 가치를 헌신짝처럼 버릴 수 있었던 인물이었다. 다니엘의 인품은 나이가 들수록 더 원숙해졌다.

그는 살면서 위험한 순간을 맞기도 했으나 그때마다 자신의 소신을 꿋꿋하게 지켰던 대쪽같은 사람이었다. 어떤 어려움도 그의 믿음을 해칠 수는 없었다. 다니엘은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하느님을 증거하는 사명을 완수하고 눈을 감았다.

높은 지혜와 현실적 감각을 갖추었던 정치가적 예언자, 의연한 용기와 패기를 늘 가지고 있었던 다니엘. 그는 영적으로 늘 젊은이와 같은 아름다운 인격의 예언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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