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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성서의인물(구약)

[49] 신앙부흥을 주도한 학자 에즈라

by 세포네 2005.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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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기하 36, 22-23 ; 에즈라 1-10장>
에즈라는 바빌론에서 출생한 스라야의 아들이다. 에즈라는 제사장 계통의 인물이면서 야훼의 율법에 정통한 선비로서 사람들에게 '학자 에즈라'로 불렸다.

기원전 587년 예루살렘이 함락되고 이스라엘 사람들이 바빌론으로 끌려와 포로생활을 하는 중에 페르시아의 고레스왕이 바빌론을 점령했다. 고레스왕은 칙령을 반포하여 이스라엘 사람들을 포로생활에서 벗어나게 했다.

“페르시아 황제 고레스의 칙령이다. 하늘을 내신 하느님 야훼는 세상을 나에게 맡기셨다. 그리고 유다나라 예루살렘에 당신의 성전을 지을 임무를 나에게 지워주셨다. 하느님 야훼께서 너희 가운데 있는 당신의 모든 백성과 함께하시길 빈다. 너희들은 이제 자유다. 누구든지 원하는 자는 돌아가라!”

그 후 페르시아를 아르닥사싸 황제가 통치할 때다. 황제는 선비 에즈라 사제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칙령을 보냈다.

“나 아르닥사싸 황제, 짐이 지시하는 바다. 이 나라에 살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 중에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사제 에즈라와 함께 가도 좋다. 그리고 일곱 고문관과 금과 은을 성금으로 바친다. 예루살렘에 바칠 모든 성금을 가지고 소와 양, 곡식과 제주를 사서 예루살렘 그대들의 신전에 바쳐라. 남은 돈은 그대들의 뜻대로 쓰도록 하라. 혹시 모자라면 더 줄 테니 내게 이야기하라.”

드디어 에즈라는 아하와 강가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모아놓고 연설하였다.

“우리 가족을 거느리고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느님께 금식 기도합시다. 돌아가는 길을 보호해 달라고 페르시아 황제에게 부탁하고 싶지만 부끄러워서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가 믿을 분은 바로 하느님 한분뿐입니다. 하느님께서도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실 것입니다.”

에즈라는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인간적인 방법에 의존하지 않고 하느님께 기도로써 간구하였다. 야훼 하느님 앞에서 3일 동안 금식 기도한 에즈라는 드디어 하느님께서 기도의 응답을 주셨다는 확신을 가지고 4만여명의 백성과 함께 예루살렘을 향해 대장정을 떠났다.

에즈라는 본래 예루살렘 성전에 있던 금·은 보화와 황제가 선물한 보물, 백성이 모은 성금 등을 가지고 먼 길을 떠나야 했기에 위험이 많았다. 실제로 많은 도적과 적들의 공격을 받았지만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넉달 가량의 긴 여정을 끝내고 오월 초하루에 드디어 예루살렘에 도착하였다.

“자 여러분, 긴 여행길에 고생이 많았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무사히 도착하게 된 것은 오로지 하느님의 은총 덕분입니다. 가지고 온 귀중품은 수량을 점검하여 장부에 기록해 주십시오. 그리고 우리의 죄를 씻어버리기 위해 하느님께 번제를 드립시다.”

에즈라는 예루살렘을 돌아보고 모든 것을 개혁하기로 결심했다.

칠월 초하루 에즈라는 법전을 가지고 대중 앞에 나타났다. 에즈라가 높이 책을 펴들자 온 백성이 모두 일어섰다. 에즈라가 율법을 낭독하자 백성들은 손을 쳐들고 '아멘', '아멘'하고 응답하였다. 에즈라는 백성들이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법전을 설명해 주었다. 백성들은 에즈라의 법전 낭독과 해설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이 에즈라의 율법 낭독은 단순히 낭독한 것이 아니라 유다교의 체계를 확립하는 사건이었다. 율법을 읽고 공부하다 보니 칠월 절기에는 초막에서 지내도록 명령한 야훼의 말씀을 발견했다. 이스라엘 백성은 즉시 하느님의 율법을 공포하고 초막절을 지켰다.

율법 낭독이 있고 난 후 백성의 지도자들이 찾아와 보고를 하였다.

“나리, 이스라엘 백성들은 사제나 레위인마저도 이 지방에 사는 이방인들과 통혼하여 거룩한 피가 보존되지 못하고 이방인의 피와 섞이고 있습니다. 특히 지도자나 관리라는 사람들이 앞장서고 있으니, 말이 됩니까?”

에즈라는 이 말을 듣고 너무 기가 막혀 옷을 찢고 수염을 뜯으면서 무릎을 꿇고 하느님께 두팔을 들고 기도했다.

“나의 하느님, 부끄럽고 송구스러워 감히 얼굴을 들 수 없습니다. 우리의 죄악은 키를 넘었고 우리의 허물은 하늘에 닿았습니다. 우리의 죄를 벌하여 주십시오.”

울며 불며 에즈라가 기도하는 바람에 온 백성들도 따라 울면서 통회의 기도를 올렸다. 드디어 백성들은 이방인 여자들을 내 보내기로 결심했다.

에즈라의 신앙부흥은 율법의 강독과 해설에 따라 삶을 그대로 실천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지도자에게 필요한 능력 중에 으뜸은 무엇보다 지적능력이다. 에즈라는 신앙과 지혜를 겸비한 훌륭한 학자였다. 풍부한 학식과 지혜, 결단력을 갖춘 지도자는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이 고대하는 지도자상일 것이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성서못자리 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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