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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성서의인물(구약)

[46] 야훼의 눈에 벗어난 므나쎄

by 세포네 2005.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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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나쎄는 히즈키야의 아들로 12세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무려 55년간 예루살렘을 다스렸다. 그는 아버지와는 정반대로 야훼의 눈에 거슬리는 그릇된 정치를 폈다.

"여봐라, 부왕 히즈키야가 허물어버린 신당들을 다시 세워라. 그리고 바알신을 섬기는 제단을 쌓고 아세라 목상을 만들어라. 그리고 하늘의 별들을 섬겨라!"

그는 심지어 야훼의 성전에도 이방의 신을 섬기는 제단을 쌓았다.

므나쎄의 아들인 왕자들은 한술 더 떴다. 점쟁이와 마술사들을 고용하고 혼백을 불러내는 박수, 무당등을 두어 야훼의 속을 썩였다.

예루살렘에 있는 야훼의 성전은 일찍이 야훼께서 다윗과 그의 아들 솔로몬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던 성전이다.

"이 성전 예루살렘은 내가 선택하여 영원히 나의 이름을 둔다. 너희 선조들에게 전해준 땅에서 이스라엘을 다시는 몰아내지 않으리라. 그 대신 내가 모세를 시켜 지시한 모든 법을 잘 지켜야 한다."

그러나 므나쎄는 유다 백성과 예루살렘의 시민들을 잘못 인도하여 백성들을 더욱 악해지게 했다.

야훼 하느님께서 므나쎄와 그의 백성을 꾸짖으셨다.

"이스라엘 백성들아, 만약 계속해서 나와 맺은 언약을 어기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 너희 조상들이 나와 계약을 어겨서 받은 벌을 기억하느냐?"

"무슨 소리요? 우리가 뭘 잘못했다고 그러슈?"

야훼의 말씀에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야훼께서는 징벌을 내리셨다.

앗시리아의 왕으로 하여금 군대를 동원해 이스라엘을 치게 하셨다. 이스라엘은 여지없이 앗시리아군에게 무너졌다.

앗시리아 장교들은 므나쎄왕을 걸고리로 끌어다 놋사슬로 묶었다. 이런 치욕을 당하고 목숨마저 위태로운 상황이 되어서야 므나쎄는 야훼 하느님께 자신의 죄를 빌었다.

"야훼 하느님, 제가 오만불손하여 선조들과 하느님께 죄를 지었습니다. 제발 목숨을 건져주시고, 선조들로부터 이어 내려오는 이스라엘의 명맥을 유지시켜 주십시오. 이번에 저의 기도를 들어주시면, 다시는 야훼께 불충을 저지르는 죄를 짓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결국 야훼 하느님은 므나쎄의 기도를 들어주셨다.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다시 왕좌에 앉게 하셨다. 므나쎄는 그제서야 야훼 하느님이 참 하느님이심을 알게 되었다.

부왕 히즈키야는 평생을 야훼 하느님께 충성한 왕이었는데, 그 아들 므나쎄는 어째서 아버지의 모습을 닮지 않았을까?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는 말도 있는데 아버지의 삶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간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우선 너무 어린 나이에 등주한 것이 큰 이유인 것 같다. 12세란 나이는 당시의 상황에서도 어린 나이임에 틀림없다. 좀더 나이가 들 때까지 아버지의 삶을 지켜보았다면 아버지를 모델로 삼아 좋은 정치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직 모든 가치관과 의식이 성숙되지 않은 나이에 왕위에 오른 므나쎄는 처음에는 자신의 생각이나 판단보다는 측근에 의해 좌우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다른 나라에도 비슷한 경우가 종종 있다. 왕이 너무 어리면 외척이나 혹은 측근들이 섭정을 하고 국정을 좌지우지했던 예가 많다.

또 한가지는 너무 오랜 기간 왕위에 머무른 점이다.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면 그에 맞는 사고와 행동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물론 한사람이 자신의 노력과 능력으로 여러 세대와 충분히 조화를 이룰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고정관념은 불행히도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고정관념에 맞지 않는 정보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아무리 지난 세대에 유능한 사람이었다 하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그 세대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지도자도 자꾸 바뀌어야 하는데 권력의 속성은 그렇지 못하다. 그러다보니 갈등과 불만이 쌓여 결국 불화, 분쟁이 일어난다.

물러날를 알고 물러나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 용기있고 지혜로운 사람이다. 아랫사람들의 존경도 맏지 못하면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으면 그 주위에는 간신배들만 설치게 된다.

시간의 흐름을 인정하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지도자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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