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회와 영성]/성서의인물(구약)

[48] 하느님을 망각한 우찌야

by 세포네 2005. 6. 30.
728x90

우찌야는 16살의 나이에 유다왕국의 왕이 되어 52년간이나 나라를 다스렸다.

그는 아버지 아마지야의 뒤를 이어 나라의 국방을 강화하고 영토를 확장했다. 우찌야는 블레셋 사람들을 치려고 군대를 출동시켜 갓성, 야브네성, 아스돗성을 허물고 블레셋 지역에 성읍들을 세웠다. 우찌야왕은 매우 막강해진 권력을 누렸다.

“여봐라. 예루살렘 모퉁이 성문과 골짜기 성문을 잘 만들고, 망대를 튼튼히 세워라. 그리고 야산지대와 평야에 짐승을 놓아먹여라. 산악지대나 기름진 땅에 농사를 짓고 과수도 가꾸어라.”

우찌야는 흙을 사랑하는 사람이어서 농업을 발달시켰다. 이로써 국민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우찌야 옆에는 하느님의 뜻을 깨우쳐주는 아자리야가 있었다.

우찌야는 예루살렘의 경비를 구축하고 농업과 목축을 장려했다. 강력한 군대에 군비도 충분히 갖춰 주위에 우찌야의 명성이 자자했다. 그가 그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의 기이한 도우심 덕분이었다.

그런데 사람이 성공하고 하는 일마다 만사형통하면 교만해지기 쉽다. 마치 자신의 능력이 최고인양, 자신이 잘나서 모든 것이 잘 되는 것처럼 생각한다. 우찌야도 강하고 능력있는 자가 되었지만 교만해져서 결국 자멸하고 말았다.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수없이 반복되는 교훈은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인간의 교만에 의한 징벌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불행과 고통의 원인이 하느님께 대한 불순종임을 깨닫게 된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선이란 바로 야훼 하느님을 믿는 것이다. 반대로 믿지 못하고 불신하는 것이 바로 악이 된다.

우찌야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모든 일에 성공을 거두고 주위 사람들의 찬양을 받자 교만한 마음이 들었다. 그는 어느날 야훼의 성전 본관에 들어가 분향단에다 분향하려고 했다. 이 행위는 야훼의 법을 거스르는 일이었다.

분향을 하려는 우찌야를 대사제 아자리야와 사제들이 가로막았다.

“우찌야, 야훼께 분향하는 일은 성별(성별)된 아론의 후손인 사제들이 하는 일입니다. 어서 성소에서 떠나십시오.”

“뭐라고? 내가 누구냐. 나는 이 나라의 왕이다. 너희들은 나를 막을 수 없어. 건방진 놈들 같으니….”

“야훼의 율법을 어겼으니, 이제 야훼 하느님의 영광도 당신에게서 떠날 것이오.”

“무슨 헛소리냐?”

우찌야가 사제들에게 화를 내려 하자 문둥병이 그의 이마에 번졌다. 그러자 그는 무서워 떨며 급히 성전에서 물러나왔다. 그때부터 우찌야는 별궁에서 홀로 문둥병을 앓으며 쓸쓸히 지내야 했다.

그는 문둥병 때문에 아들 요담에게 나라를 다스리게 했다. 우찌야는 승승장구하다 그의 교만 때문에 하루아침에 추락하는 인생을 살게 되었다. 더구나 문둥병에 걸려 사람들로부터 소외되어 비운의 죽음을 맞게 된다. 어려서는 예언자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 겸손하게 살았지만 성장해서는 전혀 다르게 변화되었던 것 같다. 다윗이나 솔로몬처럼 우찌야도 성공한 후에 타락하고 말았다.

인간은 자신이 약하거나 실패하면 오히려 하느님의 뜻을 겸손하게 구하는 법이다. 그러나 높이 올라가거나 성공하면 마음속엔 하느님이 사라지고 자신만이 남게 되어 기고만장하게 된다. 교만한 마음은 인간의 삶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대목이 아닐까?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을 망각하는 것, 그 자체가 바로 교만한 마음이다.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을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겸손이 아닐까.

우찌야왕은 사제들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아 문둥병에 걸렸다. 자신이 왕이라 해도 하느님 앞에서는 다른 이와 똑같은 처지임을 망각한 것이다.

지위가 높이 올라갈수록 타락하게 되면 상처가 더 크게 마련이다. 때로는 자신이 평생 추구한 것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훌륭한 지도자는 겸손한 지도자라는 공식이 성립될 듯하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