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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성미술이야기

예수께서 하늘나라로 오르셨다

by 세포네 2016. 5. 8.




작가 미상, <그리스도의 승천>, 1485년, 패널에 유채, 시카고 미술관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에게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 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 1,8)라고 이르시고 올리브 산 정상에서 하늘로 올라가셨다. 예수께서는 사도들이 보는 가운데 하늘로 올라가셨고, 이어 구름에 둘러싸여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리스도의 승천은 지상에서 마지막으로 그리스도의 모습을 가시적으로 보인 사건이다. 따라서 ‘예수께서 하늘나라로 오르셨다.’는 내용은 많은 화가에게 그림의 소재가 되었다. 화가들은 일반적으로 하늘과 땅을 구분 지어, 하늘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영광스럽게 하늘에 오르는 모습을 나타내고, 지상에는 성모 마리아를 중심으로 그 광경을 경이롭게 바라보는 제자들을 표현한다. 그리고 하늘로 오르는 예수님의 모습을 산 정상에서 천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몸 전체가 오르는 장면이나, 그림의 틀 바깥으로 예수님이 올라간 듯 화폭에 예수님의 다리만 보이도록 그려진 경우도 많았다.

 11세기 프랑스 샤르트뢰즈에서 성 브루노가 창설한 카르투지오회의 수도원에 걸려 있던 제단화에는 예수께서 산 정상에 발자국을 남기고 하늘로 오르시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예수께서는 둥근 올리브 산에서 바로 발을 떼고, 발자국을 선명하게 남긴 채, 제자들을 축복하며 하늘로 오르시기 시작한 모습이다. 예수님은 지상 생활의 마지막 증거로 양 발자국을 남긴 것이다. 이것은 예루살렘의 주님 승천 성당에 보관된 예수님의 오른쪽 발자국이 찍힌 바윗돌을 연상시킨다. 하늘에는 눈부신 황금색 빛이 예수님을 감싸고, 양쪽의 구름은 곧 예수님을 가릴 준비를 하는 듯하다. 지상에 오실 때는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육의 몸으로 오셨지만, 가실 때는 육신의 옷을 입은 채로 가신다. 이것은 그리스도인들이 부활할 때 영과 육을 다 가지고 다시 살게 되리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다. ‘승천한다.’는 것은 영혼만이 하늘로 오르는 것이 아니라 영혼과 육신이 함께 하늘로 오른다는 뜻이다.

 지상에는 성모 마리아와 12명의 제자가 승천하는 예수님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열두 제자 가운데는 승천 때에 자리할 수 없었던 바오로가 예수님을 배반한 유다 대신 등장한다. 모두 무릎을 꿇고 고개를 뒤로 젖혀 하늘을 쳐다보는 제자들의 자세는 어색함이 느껴지지만, 그들의 동작은 놀라움과 찬미를 드러낸다. 너무나 큰 놀라움과 경외심으로 두 팔을 벌린 제자, 외롭게 혼자 남겨질 것을 걱정하는 듯한 제자, 그리스도임을 이제야 깨닫는 듯한 표정의 제자 등, 화가는 승천을 지켜보는 제자들을 각양각색의 동작과 표정으로 묘사하고 있다.

 성경에서 예수님의 승천 때, 성모 마리아가 그 장소에 있었다는 기록은 없지만, 왼쪽 앞에 화려하지만 성스러움을 상징하는 푸른 옷을 입은 성모가 기도하는 자세로 두 손을 모으고 하늘을 향하고 있다. 그리고 성모의 망토 가장자리에 금실로 ‘살베 레지나(Salve Regina, 여왕이시며)’가 새겨 져 있다. 이는 마리아가 상징적으로 지상의 교회를 어머니의 사랑으로 돌본다는 뜻이다.


“여러분의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 여러분도 그분과 함께 영광 속에 나타날 것입니다.”(콜로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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