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정원]/묵상글 영적 우정 by 세포네 2009. 12. 20. 대림 제 4 주일 오늘의 말씀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그리고 즈가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 <루카 1, 39-40> 묵상 마리아는 전대미문의 부르심을 받고 고독한 순명의 결단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홀로 감당해야할 운명의 중압감을 주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마리아에게도 격려가 필요했습니다. 고민 끝에 마리아는 사촌언니 엘리사벳을 찾아갑니다. 그녀에게 하느님의 특은이 이미 임하였음을 천사들의 전갈을 통해 전해들었기 때문입니다. 영적인 여정에서도 서로 격려가 되는 사이가 있습니다. 하루는 프란치스코와 글라라가 눈으로 하얗게 덮인 시골길을 함께 갔대요. 성 다미아노 성당 근처의 한 갈림길에 이르자 스승이 먼저 말문을 열고 "우리가 헤어지는게 좋겠어요." 하더래요. 이렇듯 그 자체가 용기인 포기의 말마디는 언제나 그에게서 나오는 거였지요. 글라라는 지체 없이 눈 위에 겸손히 무릎을 꿇고 그의 강복을 기다렸는데, 이러한 그녀의 자발적인 몸가짐은 오직 스승 앞에서만 나오는 것이었지요. 그러나 도로 일어나자, 그 하얀 한겨울의 쓸쓸함 가운데, 가슴이 떨리는 한 마리 참새처럼, 인간적인 아쉬움이 그녀의 입술을 열어 어린애 같은 물음을 묻게 하다래요. "아버지 우리 언제 다시 만나지요?" "장미 필 무렵이 되면" 하고 프란치스코는 마음이 벅차올라 짤막하게 답했는데, 몇 발 안가서 글라라의 맑은 목소리가 또 부르는 거였어요. "아버지" 프란치스코는 돌아섰어요. 그랬더니 글라라 앞에 있던 떨기나무들이 온통 불타는 장미 밭으로 변해 눈 덮인 사방을 들러보아도 오월을 밪은 듯 꽃송이가 한창 피어나고 있더래요. (까롤로 까로토, "프란치스코 저는" 중에서) 지난한 영적 여정을 가까운 듯 멀리서 위로해 주며 함께 걸었던 프란치스코와 글라라, 그들의 영적 우정은 하느님 안에서 더욱 아름답게 빛났습니다. '나'에게는 영적 동반자가 있습니까? 기도 저희의 벗 되시는 주님, 당신을 더 깊이, 더 친밀히 만날 수 있도록 영적 동반자를 보내주소서! 아멘...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세포네 '[마음의 정원] > 묵상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600년의 소문 (0) 2009.12.23 들어 높이셨으며.. (0) 2009.12.22 절박함으로 (0) 2009.12.19 필요한 것 (0) 2009.12.18 십사 대 (0) 2009.12.17 관련글 600년의 소문 들어 높이셨으며.. 절박함으로 필요한 것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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