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 3주간 토요일
오늘의 말씀
"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할 것이다."
<루카 1, 17>
묵상
지금 우리는 주님이 오시기를 기다리며
준비하는 대림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날 아직 한국 땅에 그리스도교 신앙이 들어오기 전에는
역사의 흐름 자체가 대림 시기였습니다.
한국 천주교회의 두 번째 방인 사제였던
최양업 토마 신부는 그의 편지에서
그리스도를 온몸으로 기다리던 사람들의
절박한 모습을 참으로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또 어떤 사람은 교리를 배워 준비를 다 하였으나
오래 전부터 병에 걸려 문밖출입도 못하였습니다.
그의 집에서 공소까지는 이틀이나 걸리는 먼 거리여서
세례 받기 위해 공소까지 갈 수도 없었습니다.
그 병자는 자기와 함께 입교하여
세례를 받으러 가는 동무들을 불러 모으고
하느님 앞에서 장황한 기도를 드렸습니다.
동료들이 병자에게 가마를 타고 가자고 제안하자
"나 같은 죄인이 가마를 타고 편안하게 간다면
오만불손란 짓이 될 것이요,
차라리 나를 지게에나 싣고 가 주시오." 하고 부탁하였습니다.
그 병자가 첫날은 지게에 실려 갔습니다.
집에서 문밖출입은 커녕
누워 있어도 편안해 하지를 못하였는데
그 다음날에는 지게도 버리고 자기발로 걸었습니다.
[...] 그는 공소에서 열흘 이상 제가 도착하기를 기다렸으나
아무 고통이나 불편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완전히 열절한 마음으로 세례 받은 후
그는 최상의 환희에 가득 넘쳐
영혼도 낫고 육신도 나아서 이중으로 건강하게 되어
하느님께 찬미를 드렸습니다.
(정진석 엮음, "최양업 신부의 편지 모음글
- 너는 주추 놓고 나는 세우고" 중에서)
오늘 '나'는 너무도 편하게 기다리는 것은 아닌지요?
기도
주님,
이제 당신께서 저희에게 오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주님 어서 빨리 오시어, 당신과 함께 큰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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