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영성]/성미술이야기399 ‘참회하는 막달레나’ 속죄의 눈물 금방이라도 쏟아질듯 막달레나와 세례자 요한의 공통점은? 둘 다 광야에서 고행을 겪었다는 것. 그리고 미술에서는 자주 알몸으로 등장한다는 것이 답이다. 가령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린 「숲 속의 세례자 요한」은 알몸이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그림을 본 사람들이 엉뚱한 마음을 품었다고 하고, 티치아노 베첼리오가 그린 「참회하는 막달레나」는 심하게 벗었다는 이유로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들 뿐 아니라 성 예로니모도 광야에 나가면 웃도리를 예사로 벗어 던지고, 성 세바스티아노, 성 아녜스, 성 가타리나도 덩달아 몸매를 자랑한다. 아마 미술의 역사에서 노출 패션을 선보인 것은 아담과 하와가 처음이 아니었을까? 여기서 알몸은 「진실」의 다른 말이다. 진실은 모름지기 한 올의 거짓도 없는 알몸이라야 한다는.. 2005. 11. 18. 로댕의 ‘지옥문’ 1880~1917년. 전체 조감도. 6.35x4x0.85m. 로댕 박물관, 파리. 로댕은 「지옥문」 작업을 20년간 붙들고 있었지만 결국 미완성으로 남는다. 1880년 8월 16일 계약서를 작성하고, 1880년 10월에 2700프랑이 지급되었다. 같은 해 10월 20일, 아담과 하와를 따로 떼서 문 바깥쪽에 설치하는 조건으로 예산 증액을 요청했다. 이때 이미 높이 4.5m, 너비 3.5m의 거대한 작업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높이 6m에 너비 4m까지 커졌다. 「생각하는 사람」=작품의 위쪽 벼랑에 걸터앉은 「생각하는 사람」. 시인 단테를 이렇게 표현했다.「세 그림자」=「지옥문」 위에는 남자 셋이 모여 있다. 「세 그림자」 라고 불리는 이들은 고통스런 몸짓으로 우리의 눈길을 끈다.「우골리노.. 2005. 11. 18. 베드로의 순교 ◀ 카라바조의 ‘베드로의 순교’ 1600~1601년, 230x175cm, 로마 산타마리아 델 포폴로 교회. 카라바조의 ‘바오로의 개종’1600~1601년, 230x175cm, 로마 산타마리아 델 포폴로 교회. “머리를 아래로 매달아 주시오”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 『쿠오 바디스?』 어디로 가십니까? 라는 뜻이다. 베드로는 막 로마의 마메르티누스 감옥에서 탈옥한 참이었다. 발걸음을 재촉해서 도시를 빠져나가려는 데 마침 반대쪽에서 마주 오는 주님을 발견한다. 골고타 언덕에서 돌아가신 주님이 로마에 다시 나타나신 것이다. 성 이시도로의 계산에 따르면 서른 여섯 해 만이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대경실색해서 뒤로 자빠지든지, 감격에 겨워 털썩 주저앉아야 자연스러울 것 같은데, 주님더러 어디 가시는 길이시냐고 묻.. 2005. 11. 18. 마에스타 조토 디 본도네의 「마돈나 디 오니산티」, 325x204㎝, 1300~1303년, 우피치 미술관, 피렌체 ‘옥좌에 앉으신 마리아’ 제단화마에스타는 옥좌에 앉으신 마리아를 그린 큰 제단화를 일컫는다. 똑같이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그렸더라도 작은 그림은 마에스타라고 부르지 않는다. 마에스타가 처음 탄생한 곳은 이탈리아의 도시 시에나에서였다. 1260년 몬타페르티 전투에서 승리한 것을 기려서 시에나는 도시를 마리아에게 바치기로 결정했는데, 이때부터 정치적 결속이나 화해를 기념해서 마에스타 제단화를 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 조토 디 본도네의 「마돈나 디 오니산티」, 325x204㎝, 1300~1303년, 우피치 미술관, 피렌체 꽁꽁 여미었던 겉옷시원스레 풀어헤치고따뜻한 체온마저…『신을 낳으신 .. 2005. 11. 18. 목판화 이야기 미하엘 볼게무트와 빌헬름 플라이덴부르프, 1491년, 31x25.4㎝, 뮌헨 국립 판화 수집실. 목판화는 나무에 그림을 새기고 물감을 묻혀서 종이로 찍어낸 그림을 말한다. 무엇보다 나무나 칼 같은 작업재료를 간단히 구할 수 있고 작업공정이 쉬운데다 수백 장씩 찍을 수 있으니 가격이 싸서 큰 인기를 끌었다. 나무는 보리수나무처럼 무른 재료를 세로로 켠 세로결목판을 주로 사용하는데, 종이를 붙이고 살살 문지르면 나뭇결과 목판화가의 손맛이 고스란히 살아난다. 채색 목판화는 제법 값이 비싸서 수집가들이 모으거나, 그림이 없는 기도서에다 따로 붙여서 책의 때깔을 내는 데 썼다.‘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뉘른베르크의 화가, 1495년경, 26.2x17.7㎝, 뮌헨 바이에른 국립도서관. 골고타의 으스스한 풍경이다. .. 2005. 11. 18. 중세시대 필사화가 위 그림은 책의 저자 이시도루스와 브라울리우스. 아래 그림은 필사화가 슈비허의 영혼을 두고 다투는 천사와 악마. 프뤼페닝 수도원의 필사화가 슈비허는 죽어서 누워 있는 모습이다. 미카엘이 저울을 들고 그가 만든 책의 무게를 달아본다. 마귀가 슈비허의 영혼을 노린다. 『주여. 가련한 필사화가에게 긍휼을 베푸소서. 죄의 무게를 달지 마소서. 저의 선행은 비록 보잘것 없으나 죄를 덮어주실 것을 간구합니다. 밤은 낮이 오면 물러나고 죽음은 생명을 이기지 못하니, 부디 마귀를 물리쳐 주소서』라고 씌어있다.「비블리아 모랄리제」(교훈성서)에 실린 그림, 37.5x26.5cm, 1220~1230년 파리에서 제작, 뉴욕 피어폰트 모건 도서관 소장.위 그림은 프랑스의 여왕 블랑쉬 드 카스티유와 성 루이, 아래 그림은 책의 .. 2005. 11. 18. 에이크 형제의 헨트 제단화 까막눈 신자들에게 교회신비가 한눈에 제단은 미사를 위해 쌓아올린 높은 단이나 제사 장소를 말한다. 또 성당에 들어서면 모든 사람의 시선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주님의 식탁(I 고린토 10, 21)을 굳이 성당의 동쪽 머리에 둔 것은 최후의 만찬을 기억하고 그날의 부끄러움을 잊지 않기 위해서가 아닐까? 제단화는 제단이 변형되어서 나왔다. 11세기께 제단 뒤로 장식면이 생기고, 차츰 뚜껑이 달린 언약궤처럼 모양이 바뀌다가 15세기에 들어서 그림병풍의 형식으로 발전한다. 한편, 제단화가 성행하면서 제단은 차츰 목재에서 석재로 바뀌는데, 1570년에 피우스 5세가 칙령을 내려서 반드시 석재만 사용하도록 했다. 제단화 가운데 그림을 두 짝이나 세 짝을 붙여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게 제작한 날개 그림을 두고 두.. 2005. 11. 12. 바벨탑 이야기 1568년, 21x29cm, 뮌헨 바이에른 국립 회화관 네덜란드 미술에서는 고동처럼 동그랗게 말려 올라간 바벨탑이 유행했다. 이것은 순전히 화가들의 상상력에서 나온 풍경이다. 이 시기의 바벨탑 주제는 구름을 찢고 하늘을 호령하며 세상을 군림하는 오만의 교훈과 더불어 아무리 작은 규격의 그림 속에도 거대 건축물을 그려 넣을 수 있다는 극단적인 비례규칙에 대한 화가들의 실력을 뽐내려는 목적도 있었다. 하늘에 닿은 인간 욕망바빌론 기슭, 거기에 앉아 / 시온을 생각하며 눈물 흘렸다. / 그 언덕 버드나무 가지 위에 / 우리의 수금 걸어 놓고서. (시편 137, 1~2)스웨덴 출신의 혼성 노래패 아바가 불러서 잘 알려진 시편의 구절은 고향을 잃고 바빌로니아에 끌려와서 살게 된 이스라엘 민족의 아픔을 노래한다... 2005. 11. 12. 샤르트르의 장미창 (오른쪽)샤르트르의6갖르담 교회 서쪽 장미창, 1216년, 지름 13.36m. 태양의 수레바퀴에 신성한 사랑을 싣다고딕 교회에 들어서는 사람은 누구나 빛의 세례를 피할 도리가 없다. 말씀이 빛이 되는 기적을 목격했던 요한의 밝은 눈이 우리의 더딘 걸음을 이끄는 동안, 높은 곳에서 쏟아지는 빛은 색유리의 옷을 걸쳐 입고 우리네 알몸의 영혼을 폭포수처럼 적신다. 색 유리창 가운데 가장 밝은 빛을 뿜어내는 것은 아무래도 장미창이다.장미는 지혜와 성모 상징고딕 교회의 둥근 창을 장미창이라고 부르는 까닭은 장미가 지혜의 꽃이며 거룩하신 성모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성 베르나르도도 투명한 유리를 성모 마리아의 상징으로 읽은 적이 있었다.『태양의 빛살이 창문의 유리를 다치는 법 없이 지날 때 / 초월적 빛살.. 2005. 11. 12. 세상을 짓는 큰 목수 종교의 거울에 비친 예술가의 심정 담아 ◀ ‘중세의 우주도’ 14세기 프랑스 채식필사본, 국립도서관 파리. 중세 시대는 그리스 천문학자 클라우디우스 프톨레마이오스의 우주론을 그대로 가지고 왔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핵을 이루고, 바깥으로 달과 해와 행성들의 하늘이 에워싸고 있다. 맨 바깥은 붙박이 별들의 하늘이다. 지구 밑바닥에는 사탄이 머리를 뒤집고 누워 있고, 위쪽 하늘 복판에서는 하느님이 그를 내려다본다. 하늘 네 귀퉁에 붙은 천사, 독수리, 사자, 황소는 예언자 에제키엘이 보았던 환영의 동물들이다. 여기서는 지식의 드러냄을 의미하는 네 복음서의 상징이다. 시인 단테는 천국의 마지막 하늘을 순례하면서 『이 세상은 한 권의 책』이라고 고백한다. 창조주가 보시기에도 좋았다고 말씀하신 세상의 책은 얼마나 .. 2005. 11. 12. 성모 발현지 성모님 상본 성모 발현지 성모님 상본 파티마의 성모 루르드의 성모 뤼뒤박의 성모 라살레뜨의 성모 보랭의 성모 퐁멩의 성모 바뇌의 성모 녹의 성모 과달루페의 성모 메주고리예의 성모 아키타의 성모 펠부아셍의 성모 암스테르담의 성모 폼베이의 성모 가르멜산의 성모 체스토코바의 성모 가라반.. 2005. 5. 20. [이콘] 블라지미르의 성모이콘(자비의 성모이콘)에 대하여 블라지미르의 성모(자비의 성모), 비잔틴 이콘(외부테두리포함)100x70cm. 12세기.모스크바 트레챠코프미술관 블라지미르의 성모(R-Bladimirskaja) 이 이콘의 특징적인 묘사는 성모와 아기 예수의 자세이다. 오른쪽 팔에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는 아기를 향해서 다정하게 머리를 숙이고 있고, 한편 아기 예수도 자신의 볼을 어머니의 볼에 맞대며 어머니의 목을 왼손으로 감고 무엇인가를 구하는 듯, 속삭이는 듯이 보인다. 즉 이 이콘은 어머니와 아기가 내면적으로 깊이 하나로 얽힌 것이 여느 다른 성모화 보다도 월등하게 표현되어 있다 성모의 눈은 아기 예수의 인간성으로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Logos) 인 성자의 신성에게로 향하여 있다. 성모의 겉옷(마포리온)의 두개의 별은 호데게트리아 유형에서.. 2005. 5. 11. 이전 1 ··· 26 27 28 29 30 31 32 ··· 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