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에게는 따뜻한 공동체가 필요하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여러 가지 요인들이 현대인의 (신앙)정체성을 흔들어 댑니다. 그래서 뭔가에 시달리고 뿌리 없이 떠 있는 듯한 삶을 삽니다.
우선 만나는 사람들이 수시로 바뀌면서 동일한 (신앙)인격으로 일관되게 처신하지 못하고 계속 변신을 꾀해야 한다는 압력이 자신에게 혼란을 가져옵니다. 이는 자연히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며 심할 때는 자아분열(自我分裂) 증상까지 초래하게 됩니다.
그에 못지않게 다원적인 문화의 물결이 흘러들어 오면서 기존의 (신앙)인격이 약화되고 중심을 잃어갑니다. 지금껏 절대적인 것으로 붙들고 살아오던 신앙과 가치관이 상대화되어 확신 없는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본래, 인간의 (신앙)인격은 남과의 ‘만남’을 통해서 형성된다고 합니다. 성장하면서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으면서 성격, 행동 방식, 가치관 등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신앙)인격 또는 ‘자아 정체성’은 생활환경이나 함께 사는 이웃이 바뀌면 또 새롭게 적응하는 과정을 필요로 합니다. 이런 요청은 자주 심리적 압박감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새로운 인간관계, 새로운 체험 또는 새로운 업무 과제 등을 접하면서 적응 또는 변화의 압박을 크게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럴 때 그 부담을 감당치 못하면 심각한 ‘위기’에 빠지게 될 수도 있고, 오히려 기회요인으로 잘 활용하면 더욱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그리스도인은 이러한 위기를 헤쳐 가며 자신의 정체성을 늘 새롭게 재발견해야 하는 압박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이런 때 소공동체 교회가 신앙생활에서의 ‘정체성 위기’를 극복하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소공동체는 동일한 구성원과 안정된 환경을 담보해 줄 뿐 아니라 서로간에 신뢰와 협동심 등을 촉진함으로써 서로를 하나로 묶어주기 때문에 심리적(心理的)인 안정감을 줍니다. 그래서 그런지 소공동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신자들은 신앙이 흔들리지 않아 냉담하거나 교회를 떠나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습니다. 교회에 대한 실망, 종교다원주의의 영향, 생활고 등 여러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그 가운데 우리가 반성해야 할 것은 교회를 통해서 자신들의 삶의 ‘위기’가 극복되지 않는다고 느끼는 신자들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교회가 위로를 주지도 않고,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져 주지도 않고, 고독을 메꾸어 주지도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이런 사람들을 따뜻이 맞아들여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아늑하며 신뢰할 만한 공동체를 대안으로 제공할 수 있다면 그들은 교회에 머물기를 원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공동체’가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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