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중국 관계 '장미빛'
◀ 중국교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낙관론과 비관론이 혼재한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중국 정부와 바티칸의 복수 승인으로 탄생한 상하이교구 알로이시오 진 루시안 보좌주교 서품식 장면. CNS 자료사진
홍콩 성신(聖神)연구원에 근무하는 베티 앤 메흐(메리놀수녀회) 수녀는 "사람들은 중국에 '애국교회(Patriotic Catholic Church)'와 '지하교회(Underground Church)'라는 2개 가톨릭 교회가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전자는 중국 정부가 교회활동을 통제ㆍ관장하려고 설립한 정치적 조직일뿐 중국 가톨릭은 예나 지금이나 하나다"고 밝혔다.
중국교회 전문가로 통하는 메흐 수녀는 홍콩에서 발행되는 「트라이포드(Tripod)」지 봄호에서 "애국교회 명칭은 '애국회(Patriotic Association)'라고 하는 것이 맞다"며 "교황 베네딕토 16세 의지가 분명하고, 중국 정부와 교회도 훨씬 전향적이어서 중국-바티칸 수교는 희망적이다"고 말했다.
메흐 수녀는 '중국의 가톨릭교회'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중국교회 근황, 애국회와 지하교회 관계 등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 기고문을 3회에 걸쳐 요약, 게재한다.
중국교회 정보를 얻기 위해 매년 한 차례 홍콩 성신연구원을 방문하는 러시아 기자가 있다.
그 기자는 얼마 전 사무실에 들러 "새 교황이 착좌했으니 바티칸과 중국 관계가 좀 나아질까요?"라고 물었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중국교회가 직면한 많은 도전들의 해법이 바티칸과 중국의 관계에 달려 있다고 믿는 것 같다.
물론 외교관계가 호전되면 중국교회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것은 한 요소일뿐 완전 정상화의 절대적 요소는 아니다.
오늘날 중국교회가 얼마나 거대한가? 가톨릭 신자수 1200만명, 교구 116개, 본당 6000개, 주교 103명, 신부 3000명에 달한다. 그러나 중국교회에 대한 전망은 맹목적 낙관론부터 과장된 비관론까지 광범위한 게 현실이다.
「베이징의 예수」(데이비드 에이크만 저)라는 책을 보면 중국 그리스도교는 강렬하면서도 힘차게 약동하는 것으로 묘사돼 있다. 저자는 종교가 이미 중국 정치ㆍ교육ㆍ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본다. 또 중국이 앞으로 30년 안에 그리스도교 역사상 가장 거대한 그리스도교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다.
이런 변화는 새 그리스도교 종파를 만들어내고, 종파간 변동을 촉진하면서 전체 그리스도교에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그러나 하나의 보편된 교회인 가톨릭과는 상관없는 얘기다.
이런 낙관론이 맹목적인 것만은 아니다. 중국 가톨릭 신자수만 하더라도 13억 인구의 1%에도 못 미친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가난하고 교육혜택에서 소외된 시골 사람들이다.
그러나 지아니 크리벨러 같은 학자는 다른 견해를 제시한다.
"중국 사회와 경제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정치와 종교는 변한 것이 없지 않은가."
이런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흔히 이렇게 말한다.
"중국 종교정책의 중요한 마지막 변화는 이미 1982년 덩사오핑(鄧小平) 시절에 이뤄졌다. 그때 중국은 새 헌법에 종교자유에 관해 확고한 원칙을 제시했다. 2003년, 2005년에 새 조항들을 법제화했지만 거기에 개방 문제와 정책기조 변화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중국은 1982년 '사회주의 중국의 종교문제에 관한 기본입장과 정책에 대한 통지'를 발표, 새로운 종교정책을 체계적으로 제시했다. 이 가운데 종교조직의 기본 임무에 관한 규정은 다음과 같다.
△당과 정부가 집행하는 신앙자유의 종교정책에 협조한다 △신도와 종교계 인사들이 애국주의와 사회주의 신념을 양양하는데 협력한다 △모든 애국종교 조직은 당과 정부 지도를 받으며, 당과 정부도 종교조직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종교단체는 헌법과 유관 법률 범위 내에서 자주적으로 권익을 획득하고, 당과 정부 그리고 종교인사들의 단결을 도모하는 교량역할을 수행해야 한다"(역자 주).
오늘의 중국교회를 근시안적 시각으로 보면 비관론쪽 주장에 동의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긴 안목으로 보면 1980년대 초반 이후 장족의 발전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교회 현주소를 확인하려면 먼저 그 곳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주교와 신부, 수녀와 평신도를 봐야 한다.
번역=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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