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영성에 유익한 양식을 대주고 있는 안셀름 그륀은 성령을 이렇게 말합니다.
“성령은 우리의 동반자요 위로자며 아버지의 선물입니다. 또한 생명의 샘이요 불이며, 빛이요
사랑이며 또한 기름 바름입니다. 성령은 생명의 샘입니다. 이 샘은 하늘스런 것이므로 퍼내도 퍼내도 고갈되지 않습니다. 성령은 우리를 덥히는
불이며 밝히는 빛입니다. 성령은 기름 바름입니다.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여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과제를 짊어지게 합니다.”
곧
우리는 우리를 동반하시면서 치유해 주시는 분인 성령께 의지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는 또 말합니다.
“성령은 마음에 내리는 사랑이십니다. 누구나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갈망하지 않습니까? 성령은
사랑할 능력을 줍니다. 성령은 우리 마음에 흘러드는 아버지의 사랑이십니다. 성령을 통해 우리가 하느님께 온전히 사랑받고 있다고 느낍니다. 성령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몸과 마음에 흘러듭니다.”
우리가 성령께 의지할 때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사랑이
고갈되어 바닥에 이르렀음을 느낄 때 우리는 성령께 푹 잠길 줄 알아야 합니다. 기도에 몰입함으로써 우리는 성령의 현존에 잠길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교는 스스로의 능력에 의지하지 않고 성삼위(聖三位)의 넘치는 은총에 의지하는 종교입니다.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들임을 자백하는 종교입니다. 이처럼 스스로의 나약함과 무능력을 인정하는 그 자리에 성령의 능력이 성부의 사랑과
성자의 진리를 매개하면서 우리의 삶을 성화시키는 동력(動力, Dynamic)으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이지만 포착할 수 없고, 볼 수 없으나 강력하며, 인간이 호흡하는 공기처럼 생명에
필수적이고, 바람이나 폭풍처럼 역동적인…, 이것이 성령입니다. 히브리어로 루아흐(ruach), 그리스어로 프네우마(pneuma) 그리고 라틴어로
스피리투스(spiritus)라 칭합니다. 이 세 단어 모두 성령이 지니고 있는 생동력을 표현해 줍니다. 특히 스피리투스가 성령의 특성을 잘 말해
줍니다. 스피리투스는 오늘날 서양에서 자동차 연료를 나타내기도 하고 알코올이 들어 있는 음료수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스피리투스에는
자동차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과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는 힘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스피리투스 ‘성령’은 동력, 활력, 힘입니다.
(차동엽, <여기에 물이 있다> 에서)
<차동엽 신부>미래사목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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