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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사도신경이야기

쉼의 영성

by 세포네 2006. 2. 20.

 성서는 하느님께서 6일 동안 창조하시고 이렛날 쉬셨다고 기록합니다. 하느님 자신이 쉬셨습니다. 그리고 사람에게도 6일 동안만 일하고 이렛날은 쉴 것을 명하셨습니다. 이른바 “안식일을 거룩히 지내라”라는 제 3계명이 그것입니다. 왜 안식일에는 일손을 놓고 거룩히 지내야 하는가? 출애굽기와 신명기에 제시된 이유가 각각 다릅니다.
출애굽기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엿새 동안 힘써 네 모든 생업에 종사하고 이렛날은 너희 하느님 야훼 앞에서 쉬어라. … 야훼께서 엿새 동안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시고, 이레째 되는 날 쉬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야훼께서 안식일을 축복하시고 거룩한 날로 삼으신 것이다”(출애 20,9-11). 하느님께서 이레째 쉬셨으니 사람도 쉬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곧 그것이 창조의 질서라는 것입니다. 이는 영적이고 전례적인 의미가 강조된 설명입니다. 그날 창조주 하느님을 기억하고 그분께 예배올리고 거룩하게 지내면 복된 삶을 살 수 있다는 신학이 여기에 깔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신명기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엿새 동안 힘써 네 모든 생업에 종사하고 이렛날은 너희 하느님 야훼 앞에서 쉬어라. … 너희는 이집트 땅에서 종살이하던 일을 생각하여라. 너희 하느님 야훼가 억센 손으로 내리치고 팔을 뻗어 너희를 거기에서 이끌어내었다. 그러므로 너희 하느님 야훼가 안식일을 지키라고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이다”(신명 5,13-15). 이렛날은 이집트에서 해방시켜 준 야훼 하느님을 기억하며 그날 하루는 자신과 식솔들과 모든 짐승들을 일의 속박에서 해방시켜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곧 노동으로부터의 해방과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 제정된 것이 안식일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출애굽기에 의하면 안식일은 하느님의 ‘창조 행위’에 동참하는 의미를 지니고, 신명기에 의하면 안식일은 하느님의 ‘구원 행위에 동참하는 의미를 지닙니다. 이를 종합해 보면 안식일은 생명의 활기를 위한 ‘새 창조’의 일환인 동시에 훼손된 생명을 치유키 위한 ‘회복’의 일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새 창조와 훼손된 창조 질서의 회복은 결국 같은 것입니다. (중략)
예수님께서는 어느 날 지칠 대로 지친 제자들을 ‘쉼’에로 부르셨습니다.
“따로 한적한 곳으로 가서 함께 좀 쉬자.”(마르 6,31)
이는 오늘날 육체적으로나 영적으로 곤고하게 사는 당신과 나를 위한 초대의 말씀입니다. 육체적, 영적 휴식을 위해서는 한적한 곳에서 홀로 지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차동엽 신부>미래사목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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