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문제는 사탄, 소위 ‘마귀’의 존재에 대해 해명하는 것입니다. (중략) 하느님은 선하시고, 본래
그 창조는 선했습니다. 하느님은 악의 창시자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악은 어디에서 왔는가? “마귀와 악신들은 하느님께로부터 선한 본질로
창조되었지만 자기들의 탓으로 악하게 되었다”(제4차 라테란 공의회)는 것이 교회의 공식 입장입니다. 그 타락의 이유 두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자기중심적 태도로 자유의지를 남용했다는 것입니다. 바빌론 왕의 야망을 꾸짖고 있는
이사14,13은 실상 타락한 천사, 곧 사탄을 겨냥한 말입니다. “네가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지 아니하였더냐? ‘내가 하늘에 오르리라. 나의
보좌를 저 높은 하느님의 별들 위에 두고 신들의 회의장이 있는 저 북극 산에 자리 잡으리라. 나는 저 구름 꼭대기에 올라가 가장 높으신 분처럼
되리라’”(이사 14,13-14). 여기서 ‘내가’ 또는 ‘나의’라는 말이 세 번씩이나 나옵니다. 이는 자기중심적 야망을 갖고 과욕을 부렸다는
것을 시사해 주는 대목입니다.
둘째, 교만 때문이었습니다. 이 성구에서 “나는 저 구름 꼭대기에 올라가 가장 높으신 분처럼
되리라”하는 말은 교만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는 타락한 천사가 본래 아름답게 지음 받았고 그 지위가 영화로웠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중략)
그런데, 마귀(그리스어: diabolos)는 세상에 나와 무엇을 할까?
첫째, 마귀는 유혹자입니다.(중략) “하느님은 인간을 불멸한 것으로 만드셨고 당신의 본성을
본따서 인간을 만드셨다. 죽음이 이 세상에 들어온 것은 악마의 시기 때문이니 악마에게 편드는 자들이 죽음을 맛볼 것이다”(지혜 2,23-24).
(중략)
둘째, 마귀는 그리스도께서 이루시는 구원 행위를 방해합니다. (중략) 그는 예수님을 유혹함으로
구원 활동을 방해하려 합니다(루가 4,1-13).
셋째, 인간을 파멸에로 몰아넣습니다. 사탄은 ‘살인자’입니다(요한 8,44). (중략) 훗날
사도 베드로는 이렇게 경고합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십시오. 여러분의 원수인 악마가 으르렁대는 사자처럼 먹이를 찾아 돌아다닙니다.”(1베드
5,8)
넷째, 마귀는 세상의 권세, 세력, 암흑세계를 배후 조정합니다. “우리가 대항하여 싸워야 할
원수들은 인간이 아니라 권세와 세력의 악신들과 암흑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의 악령들입니다”(에페 6,12).
그러나, 마귀 곧 사탄의 힘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언젠가 끝이 있을 것입니다.(중략) “그들을
현혹시키던 그 악마도 불과 유황의 바다에 던져졌는데 그곳은 그 짐승과 거짓 예언자가 있는 곳입니다. 거기에서 그들은 영원무궁토록 밤낮으로
괴롭힘을 당할 것입니다.”(묵시 20,9-10)
<차동엽 신부>미래사목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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