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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사도신경이야기

누구나 하느님의 걸작이다

by 세포네 2006. 2. 20.

하느님은 먼저 3일 동안 창조물들을 위한 터전 곧 장(場)을 창조하셨습니다. 그 다음에 3일 동안 그 터전에 창조물(創造物)들을 만드셨습니다. 여기에 창조의 질서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즉, 첫째 날은 빛을 만드시어 우주환경(宇宙環境)의 터전을 마련하셨고, 둘째 날은 창공과 바다를 만들어 생태환경(生態環境)의 터전을 만드셨고, 셋째 날은 땅과 식물을 만들어 주거환경(住居環境)의 터전을 만드셨습니다.
이처럼 모든 터전이 먼저 마련되었을 때 비로소 구체적인 창조 활동에 임하셨습니다. 그래서 넷째 날에는 우주 환경의 창조물(빛, 해, 달, 별)을 지어 내셨고, 다섯째 날에는 생태 환경의 창조물(창공, 바다, 물고기, 새)을 지어 내셨으며, 그리고 그 위에 여섯째 날 주거 환경의 창조물(땅, 식물, 짐승)을 지어 내셨습니다.
이렇게 삶의 모든 조건을 갖추신 연후에 마지막으로 최후의 걸작인 인간(人間)을 만드신 것입니다. 창조의 클라이막스에 사람의 창조가 있었다는 사실은 두고두고 음미할 가치가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매일 창조를 마쳤을 때마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표현은 도합 여섯 번이나 반복되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작품을 만드시는 6일 동안 내내 만족해하신 것입니다. 나아가 하느님께서는 엿새 날을 인간의 창조로 모든 창조 활동을 마감하시면서 ‘좋았다’라는 표현에 각별히 ‘참’이라는 부사를 덧붙여 당신이 하신 모든 일에 대해 감탄하기까지 하셨습니다. 공동번역에서는 ‘참’이라는 강조 부사가 앞의 부분에서도 튀어나오는데 사실 원문에는 마지막에만 등장합니다.
“참 좋았다” 하신 이 말씀은 오늘날 모든 사람 하나하나에게도 해당하는 말입니다. 그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는 이를 믿어야 합니다. 우리는 때때로 열등감으로 괴로워하며 어리석은 비교 게임을 합니다. “난 세련되지 못했어… 난 저 사람보다 더 강하지도 못하고 더 아름답지도 못해. 그 사람은 나보다 더 노래를 잘해…” 등등.
그러나 하느님의 눈에는 내가 걸작(傑作)입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작품(作品)입니다. 우리가 이러한 각자의 유일성을 진실로 감사하게 받아들이면 이 끝없는 괴로운 비교 게임에서 벗어날 수가 있습니다. 창조주 하느님은 당신을 향해 말씀하십니다.
“너는 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존재이며, 나는 영원히 너를 사랑할 것이다. 새로운 것도 낡은 것도 더 보태지 않겠다. (중략)너는 세상을 위하여 내가 보내는 유일한 구원의 메시지이고, 유일한 노래이며, 유일한 사랑이다. 이 메시지, 이 노래, 이 사랑은 오직 너에게만 부여된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지금 모습과 다른 낯선 당신을 원하지 않으십니다. 하느님이 사랑하는 것은 현재의 당신일 뿐입니다.(「가톨릭신자는 무엇을 믿는가」1권, 217-219쪽 참조)

<차동엽 신부>미래사목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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