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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교리]/가톨릭교리

직업

by 세포네 2005. 10. 24.

○질문 : 본당 사목위원 중에 사채업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본당에 기부도 많이 하고 신부님께 자주 식사도 대접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그런 사람이 떳떳하게 본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습니다. 서인석(가명, 가브리엘, 48)
 
빈부에 귀천이 없듯이, 직업에도 귀천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분명 신앙인의 본분과 어울리지 않는 직업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과거 일부 신부님들은 '여관업' '사채업(전당포)' 등에 종사하는 신자에겐 혼인성사를 주지 않기도 했습니다. 심지어는 직업을 바꿀 때까지 성체를 모시지 못하도록 하는 완고한 사목자도 일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직업과 신앙을 등식화하는 것은 많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이 '당사자의 양심'과 관련된 일이 아닐까요. 세리였던 마태오도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고 제자가 되었습니다. 사채업을 하는 사목위원이 어떤 마음 상태인지, 그리고 어떠한 신앙을 갖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 판단은 오직 하느님께서만 하실 수 있습니다. 직업만 가지고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남이 보기에 선량하다고 '판단'되는 직업, 즉 의사, 변호사 등이라고 해도 하느님 보시기에 옳지 않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사람이 실제론 엄청난 사회적 죄를 짓는 경우도 종종 봅니다.

우린 내 잣대로 남을 판단하는 '죄'를 지어선 안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세리와 함께 음식을 나누는 모습을 보고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물었습니다. "어찌하여 당신네 선생은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려 음식을 나누는 것이오" 그때 예수님께선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자에게는 필요하다."(마태 9,11-12 참조)

<자문=서울대교구 교회법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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