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질문 : 얼마전 프랑스에서 한 어머니가 아들을 안락사시켰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가슴이 아팠습니다. 천주교 신자가 안락사를 했다면 교회법적으로 어떤 처벌을 받나요. 또 고해성사로 안락사의 죄가 사해질 수 있나요. 전자우편 문의. 익명
　
윤리 원칙 중 아무리 큰 선이라 하더라도 선을 위하여 악을 행할 수는 없다는 명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난한 사람을 돕기 위하여 남의 것을 도둑질할 수는 없습니다. 안락사도 마찬가지 입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회칙 룗생명의 복음룘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에덴에서의 유혹, '선과 악을 구별할 줄 아는'(창세 3,5 참조) 하느님처럼 되고 싶은 유혹 앞에 서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오직 하느님만이 삶과 죽음에 대한 권능을 가지고 계십니다.

인간이 어리석고 이기적인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이 권능을 침해하게 되면, 약한 사람의 생명은 강한 사람의 손에 맡겨지게 되고, 사회에는 정의감이 상실되며, 모든 참된 인간 상호간의 관계의 뿌리인 신뢰심이 흔들리게 됩니다.

그래서 교회는 "어느 누구도 그 무엇도 무후한 인간존재, 갓 잉태된 태아든 좀 자란 태아든 어린이든 어른이든 노인이든, 불치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이든 죽어가는 사람이든 결코 인간의 살해를 용납할 수 없다"(안락사에 관한 선언, 교황청 신앙교리성)고 천명하고 있습니다.

'죄'가 교회법을 어기는 것이라는 점에서 안락사는 분명 교회법을 어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안락사를 했을 경우, (진정한 반성과 통회가 동반된) 고해성사를 보면 죄가 사해집니다. 살인자도 고해성사를 보면 죄가 사해집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고해성사를 봐야 할, 참회를 해야 할 사안이라면 아예 처음부터 하지 않토록 하는 것이겠지요.

<자문=서울대교구 교회법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