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신자 장례절차

○질문 : 20대 초반 비신자 청년이 대세도 받지 않고 죽었습니다. 그런데 그 부모는 신자입니다. 장례미사가 가능한지요. 불가능하다면 어떤 기도를 어떻게 해야 하나요. 또 교회 상장 예식서에 나와 있는 위령기도 및 입관, 출관, 하관 등 전례 행위가 가능한가요.  <김상헌 마태오 서울 세검정 본당 연령회>
　
대답하기가 아주 어렵군요. 이 문제는 '자살자의 장례미사 가능 문제''비신자에 대한 죽은이를 위한 미사(연미사) 가능 문제' 등과 같이 사안별로 대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칙적으로' 천주교회서 세례를 받은 사람이 아니면 장례미사가 불가합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기도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따라서 비신자를 추모하는 기도문 등은 가톨릭 관련 서적 판매대에 가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죽은이를 위한 미사(연미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린 추석 명절 때 성당에서 (비신자) 조상들을 기억하며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문제는 비신자가 죽었을 때 교회 상장 예식서에 나와 있는 위령기도 및 입관, 출관, 하관 등 전례행위가 가능한가 입니다. 신자인 부모와 본당 신자들이 이러한 예절을 간절히 원하고 있는데도, 굳이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인 듯합니다. 비신자라도 넓은 의미에서 하느님 자녀인 만큼 그를 위한 입관, 출관 등 전례 예절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선종한 모든 비신자에게 상장 예식서의 장례예절을 거행할 수 있다고도 말할 수 없습니다. 그 비신자가 살아오면서 가톨릭신앙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지녔는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교회에 중요한 문제를 일으킨 비신자를 위해, 가톨릭교회가 그를 위한 추모 예절을 거행할 순 없습니다. 이는 교회의 정체성 문제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결국 이 문제에 대한 대답은 해당 본당 사목자의 판단에 돌릴 수밖에 없군요. 만약 문제가 예상된다면 사목자는 해당 전례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허락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