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 신자가 아닌 사람은 연미사가 불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조상을 위한 추석 합동 위령미사는 어떻게 가능한가요. <김상헌 마태오, 서울 세검정본당 외 다수>
천주교는 죽은이를 기억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이런 관행에 대해 개신교 신자들은 '어이없는 일'이라며 일축합니다. 천국 지옥이 결정난 마당에 기도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톨릭은 지옥과 천당 외에 연옥 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연옥이란 완전히 정화되지 못한 영혼이 하느님을 만나기 전 거쳐야 하는 정화과정입니다. 죽은이를 위한 미사와 기도는 바로 이 연옥에 있는 영혼들을 그 대상으로 합니다. 죽은이를 위한 기도 전통은 구약시대부터 있던 일입니다. "그가 죽은 자들을 위해서 속죄의 제물을 바친 것은 그 죽은 자들이 죄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려는 것이었다."(2마카12,45)
하느님은 연옥 영혼들을 대신하는 우리의 기도와 속죄 행위를 받아주십니다. 이는 큰 사랑의 행위입니다.
그런데 연옥 영혼 중에는 신자는 물론이고 비신자도 섞여 있습니다. 천주교 신앙을 알지 못하고 돌아가신 우리의 조상들이 그렇습니다. 이 땅에 천주교가 전해진 것은 불과 200년, 개신교는 100년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죽은 이를 위한 미사는 비신자도 가능합니다. 다만 비신자를 위한 연미사 때는 사제가 그 이름을 공지할 수 없습니다. 수원교구 최윤환(전례학) 몬시뇰은 "미사 때 지향은 신자 비신자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도 개방돼 있다"며 "다만 비신자를 위한 연미사를 공식화하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참고로 지금은 연미사, 생미사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주교회의 용어위원회는 2000년 룗천주교 용어집룘을 펴내면서 이를 '죽은이를 위한 미사' '산 이를 위한 미사'로 바로잡았습니다.
<자문=서울대교구 교회법연구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