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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교리]/가톨릭교리

성서번역

by 세포네 2005. 10. 24.

○질문 : 루가복음 15장에는 유명한 탕자의 비유가 나옵니다. 그런데 탕자가 먹을 것이 없어 고통을 받는 부분을 묘사한 16절의 번역이 성서마다 다릅니다.

공동번역 성서에는 '쥐엄나무 열매'이고 200주년 성서는 '가룹 열매'로 되어 있습니다. 영어 성서(Good news bible)를 보았더니 거긴엔 또 'pod'(완두콩 따위의 꼬투리)로 나와 있습니다. <박 바오로, 대전교구 송촌동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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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 이유미 박사(마리스텔라, 농학)는 "성서의 식물 표기를 보면, 실제로는 그 지방(지중해 연안)에선 자랄 수 없는 품종이 성서에 나와 있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왜 그럴까.

희랍어 원문에는 '쥐엄나무' '가룹' '완두콩 꼬투리'로 번역된 문제의 부분이 '케라티온'으로 되어 있다. 그럼 케라티온은 무엇인가. 이것이 어렵다. 그래서 성서 번역자들은 독자들을 위해 나름대로 '이해하기 쉬운' 용어를 선택해야 했다.

원문에 가장 가까운 번역을 굳이 꼽으라면 200주년 성서의 '가룹'(garob)을 들 수 있다. 우리말 '산'의 옛말이 '뫼'이듯 가룹은 케라티온의 요즘말이다. 가룹은 지중해 연안에 서식하는 품종으로 다 자라면 키가 10m에 이르며 열매는 사료용으로 사용된다. 쥐엄나무(학명 : Ceratonia Siliqua L)는 가룹과는 전혀 다른 품종이다.

인천가톨릭대 신교선(성서학) 신부는 "성서 번역이 각 나라별, 또는 성서별로 조금씩 다른 것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원어에 가장 근접하는 용어를 나름대로 정해서 사용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성서에서 식물명을 번역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작업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가룹이건 쥐엄나무이건(독일 등 유럽 다른 나라의 성서는 나무껍데기, 왕겨 등의 의미로 번역하기도 했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

우린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사료용'이라는 점에 주목하면 된다."탕자는 사람이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사료용마저 얻어 먹지 못했다." 루가복음 15장16절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다.

 
<자문=서울대교구 교회법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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