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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교리]/가톨릭교리

기도의 자세

by 세포네 2005. 10. 24.

○질문 : 얼마전 지하철을 탔는데 한 사람은 다리를 꼬고 앉아서, 또 다른 사람은 껌을 씹으면서 묵주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제 생각으론 이런 기도 자세가 올바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도의 올바른 자세에 대해 알려주십시오.

<김익현 레오, 48, 서울대교구 정발산본당. 이수현 바오로, 58, 경기도 광명시 등 유사 질문 5명>
 
'기도하면서 동시에 담배를 피워도 좋은가?' 신자라면 대부분 고개를 저을 것이다. 그럼 말마디만 바꿔보자. '담배를 피우면서 기도하는 것은 좋은가?' 교회는 담배를 피우면서 기도를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가르친다. 말장난 같지만 여기엔 기도의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로서 자신의 마음을 하느님께 올리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다. 하느님의 은총이며, 동시에 이에 응답하는 신앙의 행위인 기도는 나를 가장 사랑하시는 분과의 대화인 셈이다. 사람 사이의 대화에도 대화 대상과 종류에 따라 장소, 방법 등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하느님과의 대화에는 더욱더 일정한 공간과 형식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기도의 적합한 장소는 개인이나 가정의 기도실, 수도원, 순례 성지들이고, 특히 성당은 본당 공동체가 드리는 전례 기도를 위한 고유한 장소이자, 성체조배를 위해서 가장 알맞은 장소다.(가톨릭 교리서 2696항)

하지만 기도는 동시에 언제 어디서나 바칠 수 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안나에 관한 설교」에서 "기도는 장터에서나 혼자 산책할 때에도, 자주 그리고 열심히 할 수 있다.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중에도, 또는 요리하는 중에도 기도할 수 있다"고 했다.(가톨릭교리서 2743항 참조)

삶 자체가 기도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교부 오리게네스도 룗기도론룘에서 "기도를 일과 결합시키고, 일을 기도와 결합시키는 사람이 끊임없이 기도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특히 여기서 문제가 된 묵주기도는 더욱 더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운전중이거나 밭일을 할 때 등 언제 어디서나 가능한 기도가 묵주기도다.

다만 지하철의 경우, 자가용 운전과는 달리,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인 만큼 다른 사람들의 입장도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러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에서 '나만 편하게 기도하면 되지'라는 인식은 하느님과의 올바른 대화 자세가 아니다.

"늘 기도하십시오"(1데살 5,17).

<자문=서울대교구 교회법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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