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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교리]/가톨릭교리

제사

by 세포네 2005. 10. 24.

○질문 : 부모님은 독실한 불교 신자셨습니다. 그래서 기일이 되면 부모님이 자주 가시던 절을 찾아가 제사를 지냅니다. 부처님 앞에서 절도 합니다. 이런 행위도 우상숭배에 해당하는 것인가요. 박 베드로, 50세, 서울 도봉동.
 
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서양에선 반가운 사람을 만났을때 혹은 처음 사람을 만날 때 악수를 했다. 그러나 동양에선 허리를 굽히는 인사를 했다.

여기서 악수와 인사는 하나의 '형식'이다. 형식은 이처럼 시대와 나라와 문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이 '형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악수와 인사의 경우, 동서양이 형식은 다르지만 그 '내용'에서는 같다.

제사는 우리나라의 전통 문화다. 교회는 제사의 '형식'이 아닌 제사의 그 '내용' 즉 근본 정신에 주목한다. 제사의 근본 정신은 선조에게 효를 실천하고, 생명의 존엄성과 뿌리 의식을 깊이 인식하며, 선조의 유지에 따라 진실된 삶을 살아가고, 가족 공동체의 화목과 유대를 이루어 가는 데 있다.

실제로 '죽은 이들이 죄의 사함을 받도록 그들을 위하여 간구하는 것은 갸륵하고도 경건한 생각'이다(2마카 12,46; 교회헌장 50항 참조).

교회는 더 나아가 "조상을 위한 우리의 기도는 그들을 도울 뿐 아니라 우리를 위한 그들의 전구를 효과 있게 할 수도 있다"고 가르친다(가톨릭 교리서). 이런 지향으로 바치는 제사에 대해서는 교회는 금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어떤 지향으로 제사를 드리느냐 하는 것이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위해 부처님의 자비하심을 빌며 절에 찾아가 제사를 지내는 것은 가톨릭 신자로서 합당한 자세가 아니다. 이는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 외에 다른 신들을 공경하지 말라는 십계명의 첫째 계명에 위배된다.

그보다는 부모님을 위한 기도를 바치고  교회 공동체도 함께 부모님을 위해 기도를 바쳐주도록 '연미사'를 봉헌하는 것이 올바르다. 

 
 <자문=서울대교구 교회법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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