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자측 부모님이 결혼을 강하게
반대합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궁합이 너무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여자측 부모님도 우리집과 마찬가지로 가톨릭 가정입니다. 신자가 궁합을
보는 것이 과연 옳은 행위인가요. 김 가브리엘(익명), 30세, 의정부.
여자측 부모가 결혼을 반대하는 이유가 반드시 '궁합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다른 모든 조건이 마음에 드는데 오직 '궁합'만을 이유로 결혼을 막을 가톨릭 부모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여자측 부모들은 "딸이 반드시 그 남자와 결혼을 해야 하겠다고 하니 궁합이라도 좋으면 결혼을 시켜야겠다"는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궁합을 보았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교회는 궁합 및 일체의 점치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 「가톨릭교회교리서」는 모든 형태의
미신을 물리쳐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손금 등 미래를 '꿰뚫어 본다'고 하는 그릇된 추측들이 그러한 예이다(신명 18,10; 예레 29,8
참조).
이러한 행동들은 우리가 당연히 하느님 한 분께만 드려야 하는, 사랑의 경외심을 거스르는 것이다.
물론 서로의
성격, 나이, 성장배경, 종교, 교육 정도 등을 서로 비교해 보는 것은 필요하다. 이는 결혼 당사자들간에 조화롭게 살기 위한 '합일점'을 찾는
행위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여러 합일점을 찾는 노력을 포함해서 결혼 행위 자체는 결국 혼인 당사자들간의 문제다.
교회는 신랑 신부의 합의 교환을 '혼인을 이루는'(교회법 제1057조 1항 참조) 불가결한 요소로 간주한다. 혼인 계약의
주인공은, 혼인 계약을 맺을 자유가 있으며, 자유롭게 자신들의 합의를 표시하는 세례받은 남자와 여자이다.
혼인 서약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서로 그 본연의 성질상 부부의 선익과 자녀의 출산 및 교육을 지향하는 평생 공동 운명체를 이루는 것이다(교회법 제1055조
1항).
여기에 궁합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
<자문=서울대교구 교회법연구소>
[가톨릭과 교리]/가톨릭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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