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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교리]/가톨릭교리

삼종기도

by 세포네 2005.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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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 : 삼종기도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또 삼종기도는 반드시 정해진 시간에 바쳐야 하는지요. 우경문(이냐시오) 31, 경기도 안산시.

먼 지평선에는 황혼이 물들고 있고, 그 아래로 부부가 두 손을 모으고 있다. 모자를 벗은 남편과 가슴까지 두 손을 끌어당긴 아내의 모습에서 경건함이 배어난다.

장 프랑수아 밀레(Jean-Franois Millet, 1814∼1875)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만종’(晩鐘)은 저녁 삼종기도를 바치고 있는 모습이다.

밭에서 일을 끝내고 종이 울리는 가운데 부부가 기도를 바치고 있는 이 장면은, 단순히 노동의 의미뿐만 아니라 진정한 삶의 의미도 함께 전하고 있다. 삼종기도는 이처럼 미술 작품에도 인용될 정도로 유럽에선 일상화된 기도였다. 시계가 보편화되어 있지 않던 시절, 성당의 종소리는 시계 역할을 했고 그 종소리에 맞춰 신자들은 기도했다.

삼종기도(三鐘祈禱)는 말 그대로 아침 점심 저녁, 하루에 세 번 울리는 종소리를 들으며 기도하는 기도다. 라틴어로는 안젤루스(Angelus)라고 하는데 이는 천사 가브리엘이 성모 마리아에게 알려 준 예수의 잉태와 강생(降生)의 신비를 기념하기 위하여 바치는 기도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종을 칠 때 기도하는 전통은 대략 11세기 이후부터 생겨났으며 삼종기도가 정착된 것은 15세기 경으로 추정된다. 교황 레오 13세와 비오 11세는 한달 동안 매일 삼종기도를 바치는 이에게 전대사(全大赦)를 허락하기도 했다.

그래서 많은 신자들이 지금도 정해진 시간에 삼종기도를 바치고 있다. 하지만 삼종기도를 바치지 않았다고 해서 죄가 되지는 않는다. 신앙을 돈독히 한다는 점에서 삼종기도는 큰 의미가 있지만, 의무 기도는 아니다.

반드시 하루에 세 번을 바쳐야 한다는 규정도, 또 시간을 엄수해야 한다는 규정도 없다. 어떤 신자는 잠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또는 잠자리에 들면서 삼종기도를 바치는 경우도 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삼종기도는 일상 생활 안에서 하느님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교회의 아름다운 전통이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학교에서 각자 편안한 시간을 정해 삼종기도를 바쳐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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