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 세례를 받은지 6개월밖에 안된 새내기 신자입니다. 성당에 다니다 보니 신자들이 불교나 유교의 경전을 이야기 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그럴 때면 천주교 신앙에 대해 혼란이 옵니다. 천주교 신자로서 다른 종교의 진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요. 이순옥 효주
아녜스 35 경기도 안양시.
‘인생은 고통이다(苦). 그 고통의 원인은 집착이다(集). 집착은 탐욕 때문에 생긴다. 탐욕에는
오욕(五欲) 즉 색욕(色欲), 성욕(城欲), 향욕(香欲), 미욕(味欲), 촉욕(觸欲)이 있다. 이 탐욕을 끊기(滅, 열반) 위해선 바른
길(八正道)을 걸어야 한다.’
인생과 세상에 대한 붓다의 깨달음을 담은 불교의 핵심교리 사성제(四聖諦-苦集滅道)다. 천주교 신자라고
해서 또 다만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탐욕을 끊고 더 높은 단계로 성장해야 한다는 이 가르침을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부인할 수
있을까.
유다교의 경전 탈무드엔 인생의 지혜를 담은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탈무드를 통해 삶의 자양분을
얻는다. 유교 경전도 마찬가지다. 논어나 맹자에 담겨 있는 많은 가르침들은 우리가 이 세상을 올바르게 살아가도록 돕는다.
불교 혹은
유교 교리만 고집하고 천주교 교리 및 신앙을 비난하지 않는 한 신자들이 불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문제될 것이 없다. 전 수원교구장 고 김남수
주교의 박사학위 논문도 ‘불교의 근본 교리’였다. 타 종교의 좋은 윤리적 가르침들은 거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교회는 “‘참된
것은 무엇이든지’ 복음의 준비로 여기며, 모든 사람이 생명을 얻도록 빛을 비추시는 분께서 주신 것이다.”(교회 헌장 16)라고
가르친다.
물론 천주교 교리나 진리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거나 배우려 하지 않고 타 종교의 진리에만 심취하고 믿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러나 각종 전례를 통해, 또 묵상을 통해 하느님의 은총을 몸으로 체험한 상태에서 타 종교의 올바른 가르침을 좋게 사용한다면 개인
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가톨릭과 교리]/가톨릭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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