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회와 영성]/가보고싶은 성당

[대전교구] 청양성당과 다락골 줄무덤 성지

by 세포네 2005. 7. 16.

◀ 1.  별 형상을 이루는 성당 마당 평상에서 신자들이 묵주기도를 바치고 있다.
2. 천장을 뚫어 둥근 창을 낸  성당 내부.
3. 본당 수호성인인  최경환 성인의 영정과 유해가 성당 안에 모셔져 있다.
4. 줄무덤으로 올라가는 입구에 서 있는 죽음과 부활 상징의 두 무명순교자상.
5..청양성당에서 승용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다락골 줄무덤 성지의 무명순교자 묘.


 대전교구 청양성당은 충남 청양읍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있다.
 여느 성당 건물과 달리 독특한 형상으로 눈길을 끄는 청양성당은 다섯개의 삼각형이 사선으로 솟아올라 지붕 꼭대기에 모임으로써 별 형상을 이루는 기하학적 형태다. 이 지역에서 자랑할 만한 건축물이다.
 반짝이는 별 형상은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성당 천장은 원형으로 뚫어 창을 내서 성당 내부에 빛이 들어오게 해놓았다. 원형 천창(天窓)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미사 전례에 참여하는 신자들을 찾아오시는 하느님을 상징한다.
   천창 바로 밑 십자형 들보는 신자들을 내려다보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나타내며, 그 아래 매달린 커다란 둥근 등은 신자들의 하나됨을 의미한다. 성당 내부 열두 기둥 벽은 12사도를 상징한다.  이런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는 청양성당은 건축가 김영섭(시몬)씨 작품으로, 2000년 제5회 한국가톨릭미술상 건축부문 수상작이기도 하다.
 청양성당은 성당 건축과 내부 장식, 전례용품들이 서로 잘 어우러져 전례 분위기와 조화를 이룬다. 제대와 독서대, 감실대, 주임사제와 복사석, 사회자석, 성수반, 심지어 헌금대 받침까지 세심하게 신경써서 제작한 흔적이 보인다. 사제가 제단에서 신자들을 향해 섰을 때 눈이 부시는 것을 막으려고 성당 입구 나무 가리개도 세워놓았다.
 건축가 김씨가 직접 디자인하거나 뜻을 같이하는 국내외 예술가들이 제작한 작품들이 건축물과 통합을 이루는 것이 이 성당의 또 하나의 특징이다. 성당 내 14처, 유리화, 십자가 등도 기도할 수 있는 전례 공간과 잘 어울린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고해소과 그 위에 서 있는 성모상도 인상적이다.
 그런데 검은색 제대가 150명이 앉을 수 있는 작은 성당 규모에 비해 좀 커보인다. 적어도 제대는 3명 사제가 동시 집전할 수 있는 크기여야 한다는 작가의 의도 때문이다.
 청양본당 주보성인은 이 지역이 고향인 최경환(프란치스코) 성인이다. 성당 입구에서 볼 때 왼쪽 중간 벽 아래에는 최경환 성인 영정과 유해를 모셔놓아 신자들이 그 앞에서도 기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성당으로 올라가는 길 왼쪽에 잘 단장된 층계 정원과 그 곳에 세워진 성모자상부터 성당을 찾는 이들의 발길을 잠시 멈추게 하는 청양성당은 상징과 조화가 잘 이뤄진 성당으로 건축학도를 비롯해 외지 방문객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1964년 설립된 청양본당은 기존 성당 건물이 낡고 비가 새 새성전 건립의 필요성이 요청돼 왔었다. 97년 인근 우성산 자락 부지를 매입하고 그해 8월 첫삽을 뜬 이 성당은 99년 11월 봉헌식을 가졌다.
 당초 성당 건축 공사비를 10억원 정도로 예상했으나 훨씬 많이 들어갔다. "공소로 다시 전락할 위기까지 갈만큼 낙후된 지역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근사한' 성당을 짓고 싶었다"는 것이 성당을 건축한 당시 주임신부(현 다락골 줄무덤성지 담당) 설명이다.
  그래서 김 신부는 작가에게 모든 것을 맡겼고, 성전건립기금을 마련하고자 4년여간 전국 각 지역 성당을 다니며 온갖 장사를 다했다.
 "정말 고생 많이 한 주임신부님 덕분에 이런 멋있는 성당을 갖게 됐다"는 신자들은 그러나 유아실과 성가대석이 없어 아쉬움이 조금은 있다고 했다.
 청양본당은 현재 교적상 신자수가 360여명, 주일미사 참여자는 150명선이다. 본당 수녀와 사무장은 따로 없다. 대전교구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열악한 성당이다.  
 그래도 매년 20~30명을 영세시키지만 계속 외지로 빠져나가 좀처럼 신자수가 늘지 않는다. 지난해 영세자 중에는 한명만 남고 모두 떠났다. 게다가 과거 박해의 영향인지 전교가 다른 지역보다 어렵고, 또 아직도 미신을 좇는 이들이 많은 편이다.
 이런 지역적 특성에서 돋보이고 있는 성당 건물은 그 자체가 전교의 상징 역할도 하고 있다.  청양에서 빼놓을 없는 곳이 또 있다. 청양성당에서 승용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다락골 줄무덤성지와 본당 주보인 최경환 성인과 그 아들 최양업 신부 생가터다.
   청양군 화성면 농암리에 있는 줄무덤성지에는 크게 세곳으로 나뉘어 37기의 무명순교자 묘가 줄지어 있다. 병인박해 때 홍성 등지에서 순교한 이들의 유해를 신자들이 몰래 어둔 밤을 틈타 산너머 이곳에 매장한 무덤들이다.
 줄무덤으로 올라가는 입구에는 죽음과 부활을 상징하는 두 무명 순교자상이 서 있다. 이 무명 순교자상은 지난 7월에 세웠다. 거기에서 14처를 따라 기도하면서 산을 올라 꼭대기에 다다르면 줄무덤이 나온다.
 성지 주변은 자연 그대로다. 반딧불, 매와 꿩, 박쥐 등이 살아있을 만큼 생태계 먹이사슬이 끊어지지 않는 지역이다. 앞으로도 성지개발을 자연 그대로를 보전하면서 해 나갈 계획이다.
 성지에서는 매주일 오전 11시30분 미사가 봉헌되고 있다. 성지 담당 사제가 상주하고 있기에 적은 인원이라도 성지순례를 오기 전 미리 연락를 하면 언제든지 미사 봉헌이 가능하다.
 최경환 성인과 최양업 신부 생가터는 줄무덤성지에 가기 전에 있다. 지금은 터만 있는 상태다. 최근 청양군과 충청남도에서 생가터 복원비와 진입로 확장 공사비를 책정해 놓았기 때문에 생가터 복원 공사는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문의:  청양성당 : 041-943-7123,
        다락골 줄무덤 성지 : 041-943-8123

'[교회와 영성] > 가보고싶은 성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교구] 방배동성당  (0) 2005.07.27
[전주교구] 수류성당  (0) 2005.07.21
[인천교구] 연안성당  (0) 2005.07.11
[대구대교구] 복자성당  (0) 2005.07.08
[원주교구] 대화성당  (0) 2005.07.0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