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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성서의인물(구약)

[40] 분열의 씨를 뿌린 솔로몬

by 세포네 2005.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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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은 다윗이 부하 우리야를 죽이고 취한 바쎄바의 소생이었다. 야훼께서는 예언자 나단을 다윗에게 보내셨다.
“예언자께서 어인 일이신지?”
“다윗 임금님, 하느님께서 당신의 회개를 어여삐 보시고, 새로 얻은 아들을 축복해 주셨습니다. 이름을 ‘여디디아’로 지으십시오.”
“여디디아요?”
“하느님께서 사랑하는 아이라는 뜻입니다.”
“아, 네….”


 다윗도 솔로몬을 특히 사랑했다. 다윗에게는 왕자가 여러명 있어서 왕위 계승 문제가 조금 복잡했으나 예언자 나단, 사독 등의 도움으로 솔로몬이 왕위를 계승했다. 그때 나이 21세로 솔로몬은 이후 40년간 이스라엘을 통치했다. 그는 나라를 잘 다스려 지혜와 부귀의 왕으로 불렸으며 이스라엘 성전도 건축하여 이스라엘 왕국의 부흥을 누렸던 왕이었다.

그런데 부전자전으로 솔로몬도 호색가였다. 그는 수많은 외국 이방인 여인들과 사랑을 나누었다. 그는 하라오 왕의 딸뿐 아니라 모압 여인, 아몬 여인, 에돔 여인, 시돈 여인, 헷 여인 등 온갖 외국 여인들을 후궁으로 맞아들였다.

그런데 일찍이 야훼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외국인들과의 결혼을 금지하신 바 있다.
“너희는 절대 외국 여인이나 외국 남자를 부인이나 남편으로 맞아들이지 말아라.”
“왜요?”
“그들은 반드시 너희 마음을 꾀어 그들의 신에게 너희를 유인해 갈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국경도 초월한다고 했던가, 솔로몬은 외국 여인들과 깊은 사랑에 빠졌던 것이다. 솔로몬은 무려 700명이나 되는 후궁을 거느렸고 그 외에 수청드는 여자만도 300명이나 되었다. 솔로몬은 주색의 구렁텅이에 빠지면서 판단력이 흐려졌고 진실을 보지 못하게 되었다.

“임금님, 우리 나라에서 믿고 모시는 신을 한번 섬겨보세요. 분명히 좋은 일만 있을 거예요….”
“안된다. 우리 민족은 야훼 하느님만을 섬겨야 한다.”
“아이, 그래도 밑져야 본전이니, 한번만 믿어 보세요.”
끈질긴 이방 여인들의 요청에 나이가 든 솔로몬은 판단력을 상실하게 된다.
젊은 시절엔 지혜의 왕이라 추앙받던 솔로몬이 늙어서는 천추의 한을 남기는 잘못된 선택을 하고 말았다.
솔로몬은 결국 시돈인의 여인 아스도렛을 섬겼고 암몬인들의 우상 밀곰을 숭배했다. 한 술 더 떠서 예루살렘 동편 산 위에 이방인의 신당을 건설했다.

솔로몬은 그 신당에서 제물을 바치고 분향을 드렸다. 또 솔로몬은 성전 왕궁을 건축하면서 백성들에게 강제 노역과 과중한 세금을 부과했던 터라 민심이 흉흉했다.
야훼 하느님께서 솔로몬에게 화가 많이 나셨다.
“네 이놈, 너는 내가 그토록 신신당부했는데도 내 말을 헌신짝 버리듯 듣지 않았다. 너는 이제 끝장이다. 나라를 쪼개어 너의 신하에게 주겠다.”
결국 솔로몬의 적들이 반란을 일으켜 이스라엘은 남북으로 분열되는 길로 치닫게 된다.

이스라엘의 가장 전성기요, 가장 지혜로운 왕이었던 솔로몬 시대에 왕국의 분열이 시작되었음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솔로몬은 이스라엘 왕국의 중흥가요, 지혜의 왕이며 예루살렘 성전을 건축한 위대한 왕이라는 빛나는 영예를 차지하면서도 왕국 분열의 씨를 뿌린 장본인이란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사람은 성공하여 잘 나갈 때 오히려 더 조심하고 겸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능력과 장점이 오히려 자신을 망치는 걸림돌이 되어버린다. 솔로몬은 지나친 풍요와 성공을 누린 것이 오히려 그를 타락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인생에선 항상 겸손하고 감사한 마음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는 새삼스런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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