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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성서의인물(구약)

[39] 회개한 다윗왕

by 세포네 2005.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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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왕은 어느 날 저녁 침대에서 일어나 궁전 옥상을 거닐다 저 멀리에서 목욕을 하고 있는 아리따운 여성을 발견했다.
“저 여자가 누구인고?” “예, 저 여성은 바쎄바이며 그 남편은 우리야 라고 합니다.”
“저 여인을 데려와라.” “예?” 다윗은 부하의 아내를 데려다 정을 통했다.
그런데 그만 바쎄바가 임신을 했다. 그러자 다윗은 자신의 부하를 시켜 우리야를 데려오게 하여 같이 식사를 하면서 흠뻑 취하게 만들어 집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다윗은 충성스럽고 우직한 부하 우리야를 결국 죽이기 위해 꾀를 냈다. 다윗은 요압 앞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우리야를 가장 전투가 심한 곳에 앞세워 싸우게 해라. 그리고 너희는 물러나서 그를 맞아 죽게 하여라.”
요압은 다윗의 명령대로 적군이 지키는 데를 골라 우리야를 보내어 결국 죽게 했다.
다윗은 우리야가 전사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곡하는 기간이 지난 다음 여인을 궁으로 맞아들여 아내로 삼았다. 다윗은 탐욕에 눈이 멀어 부하를 일부러 죽게 하고 그 아내를 취했던 것이다.
그러자 하느님은 예언자 나단을 다윗에게 보냈다. 나단은 다윗 앞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어떤 성에 부자와 가난한 이가 살았다. 부자에게는 양과 소가 많았지만 가난한 이에게는 암컷 새끼양 한마리밖에 없었다. 어느 날 부잣집에 손님이 왔는데 부자는 자기 양이 아까워서 가난한 집의 새끼양을 빼앗아 손님 대접을 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다윗은 펄쩍 뛰며 소리를 질렀다.
“저런 쳐죽일 놈! 세상에 그런 파렴치한 놈이 있단 말인가? 그런 인정 없는 놈은 본때를 보여주어야 해. 그 양 한마리를 4배로 갚도록 하리라.”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다윗을 보고 나단은 넌지시 말했다.
“그 쳐죽일 놈이 바로 임금님입니다. 임금님은 충직한 부하 우리야를 죽게 하고 그의 아내를 빼앗은 큰 죄를 지었습니다. 임금님은 그 일을 쥐도 새도 모르게 했다고 생각하시지만 야훼 하느님은 마치 대낮처럼 그 일을 온 천하에 비추실 것입니다.” 다윗은 나단의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잠시 생각에 잠겼을 것이다. “아니, 감쪽같이 해치운 일을 어떻게 나단이 알 수 있단 말인가?… 저건 분명히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다. 내가 잠깐 정신이 나갔던 거야. 내가 죽일 놈이지….” 다윗왕은 나단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했다. “내가 야훼께 죄를 지었소.” 나단의 충고를 받고 즉시 마음을 돌이켜 회개한 다윗은 신앙으로 무장한 성군이었다. “하느님은 임금님의 죄를 용서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임금님께서 야훼께 죄를 범했으니 우리야의 아내가 낳게 될 아이는 죽게 될 것입니다.
” 나단은 이 말을 남기고 떠났다. 나단의 말대로 우리야의 아내가 낳은 아이는 중병을 앓게되었다. 다윗은 식음을 전폐하고 베옷을 걸친 채 맨땅에 엎드려 밤새워 하느님께 울며 기도했다.
“하느님, 저 어린것이 무슨 잘못이 있습니까? 저 어린것을 제발 살려주십시오.”
그러나 결국 아이는 7일 만에 숨을 거두었다. 이스라엘 역사상의 위대한 성군인 다윗에게선 예상외로 잘못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하느님의 능력을 믿지 않고 사람의 능력만 갖고 전쟁을 하려고 인구조사를 한 것이나, 자녀들 사이의 불륜사건이 바로 그 좋은 예이다. 특히 아들 압살롬의 반역사건도 그의 일생 중에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건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다윗에겐 긍정적인 부분이 훨씬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그의 삶은 야훼 하느님께 대한 깊은 신앙으로 점철되어 있다. 다윗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고 보는 편이 옳을 것이다. 모든 인간이 그런 것처럼….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는 늘 회개하는 자세를 지니고 있었다. 또 원한을 쉽게 잊고 은혜를 갚을 줄 아는 따뜻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었다.
사울왕에게 박해를 받고도 후에 사울의 손자 므비보셋을 잘 보살펴주었던 도량이 넓은 인물이었다. 늘 하느님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자신의 죄를 진솔하게 뉘우칠 줄 알았던 다윗, 그의 순수하고 담백한 마음이 오히려 우리에게 큰 매력을 준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할 수 있고, 죄를 지을 수 있다.
그러나 진정으로 회개할 줄 아는 사람은 분명히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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