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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가보고싶은 성당

[주교좌성당] 안동 목성동본당

by 세포네 2005.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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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7월 신축을 위해 성당을 허물기 전 목성동 주교좌 성당의 전경 (위)
   2. 신축 중인 안동교구 목성동 주교좌성당 조감도. (아래)

 

 

 안동 지역 최초의 본당인 ‘안동본당’으로 출발, 현재 안동교구의 주교좌 본당이 된 ‘목성동성당’(경북 안동시 목성동 산 1번지 소재). 지난 1927년 본당으로 설립돼 75년의 세월을 안동 지역민과 함께 한 성당이다.

하지만 여느 성당과 달리 목성동성당은 큰 아픔을 두 번이나 겪어야 했다. 두 차례의 화재로 성당이 소실됐기 때문이다.

안동지역에 신앙이 전파된 것은 지난 1800년대 초. 신해박해(1791년)와 신유박해(1801년)를 피해 충청도와 전라도 지역 신자들이 경상도 일대로 몰려 들면서부터다.

하지만 1815년 을해박해, 1866년 병인박해가 잇달아 경상도를 덮치자 대부분의 신자들은 자취를 감춘다. 그러다 1914년 대구에 살던 신자가 안동으로 이주하면서 신앙 공동체가 다시 형성됐고,
1923년께 안동읍에 공소가 세워졌다. 이것이 목성동본당의 전신이다.

1926년 안동 공소 순방에 나선 당시 대구교구장 안세화 주교는 안동 지역에 100여명의 신자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이듬해 서정도 신부(1964년 선종)를 초대 주임으로 임명하면서 공소를 본당으로 승격시켰다.

서 신부는 안동시 율세동(현 동부초등학교 뒷산 밑)에 개인 주택을 매입, 임시 성당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그 해 예수성탄대축일에 발생한 화재로 성당 전체가 소실됐다. 그러자 딱한 사정을 접한 서 신부의 종숙(從叔) 서병조(베드로)씨를 비롯한 은인들이 안동시 안막동에 부지와 가옥을 매입해 헌납했고, 신축공사에 들어가 1928년 10월 새 성전을 완공했다.

하지만 안동본당은 21년 만인 1949년 또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된다. 일제 당시 안동읍 내 목성산(나무로 둘러싸인 성곽이 있는 산이란 뜻)에는 일본인이 사용하던 감은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해방과 함께 미 군정청이 이 부지를 대구교구에 무상으로 인계했고, 교구는 이 곳에 안동 지역의 복음화 산실 역할을 해온 안동본당을 이전, 신축한 것이다.

그런데 또 화재가 발생한다. 1956년 6월 누전으로 추측되는 화재로 성당 건물 전체가 사라지고 만다. 나무와 함석으로 짜여진 지붕과 종탑이 전소되고 벽돌로 쌓아놓은 벽만 덩그렇게 남은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쓰러질 순 없었다. 신자들은 힘을 모아 이듬해 남아 있는 벽돌 위에 건평 81평의 성당을 새로 지었다. 이 성당은 일자형 붉은 벽돌조 건물로 앞부분에 종탑이 서 있는 형태였다. 그러나 신자들이 늘어나면서 더 넓은 공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안동본당은 1962년 80평의 성당을 증축, 총 161평에 달하는 성전을 마련한다. 일자형(ㅣ) 건물에 십자형 상단(ㅗ)을 덧붙여 만드는 작업이었다. 그 후 1969년 안동교구가 설정되면서 안동본당은 주교좌 성당으로 승격됐고, 73년 동부동 본당(현 용상동본당)을 분리하면서 본당명을 ‘목성동본당’으로 바꿨다.

두 번의 이전과 두 번의 화재로 얽혀 있는 목성동 주교좌 성당. 그 때문에 아쉽게도 현재 성당에는 문화적 가치를 지닌 교회 유산이나 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

십자형 성당 증축 이후 지금껏 40년간 안동지역 복음화의 장이 된 목성동 주교좌 성당은 이제 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건물 자체의 부식이 심한 데다 수많은 교구 행사를 개최하는 주교좌 성당으로서는 너무 협소해 지난 7월 기존의 성당을 허물고, 주교좌다운 성당 신축에 돌입한 것이다. 성당을 허물면서 현재 본당은 안동시 가톨릭회관으로 옮겨 놓은 상태다.

옛 성전의 역사적 가치를 보전하기 위해 종탑의 십자가와 종, 성당 내에 있던 14처와 성 요셉상 및 성모상, 1956년 불에 탔지만 40년 풍상을 견뎌온 벽돌 등은 따로 떼어내 보관하고 있으며, 새 성전 완공 후 전시할 계획이다.

연건평 868평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2003년 말 완공되는 새 성당은 기존 성당이 목성산 언덕에 위치한 점을 고려, 땅을 4m 이상 깎아 내는 평탄 작업을 한 후 계단식으로 지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또 주교좌 성당의 기능을 감안, 사제서품을 비롯한 대형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다목적 강당과 취사장 등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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