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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성미술이야기

교회학자 성 토마스 데 아퀴노

by 세포네 2017.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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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 멤미, 프란체스코 트라이니, <성 토마스의 승리>, 1340년 경, 목판에 템페라, 성녀 카타리나 성당, 피사, 이탈리아

 

 

그리스도교 철학자로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 성 토마스 데 아퀴노(Thomas de Aquino, 또는 토마스 아퀴나스, 1225-1274)는 이탈리아의 로카세카(Roccasecca)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성인은 가족의 완강한 반대가 있었지만, 1244년 도미니코 수도회에 입회했다. 1245년부터 프랑스 파리 대학과 독일 퀼른에서 성 알베르토의 제자가 되었고, 사제품을 받은 성인은 신학박사 학위를 받고 신학 교수로 활동하였다. 1274년 초 그레고리오 10세 교황의 부름을 받아, 제2차 리옹공의회로 향하던 중 이탈리아 포사노바(Fossa Nuova)의 시토회 수도원에서 병사하였다. 성인은 수도자로, 철학과 신학에 관해 평생 학문과 저술에 매진했다. 성인은 그의 기념비적인 <신학 대전>을 비롯해 후대에 위대한 저서를 많이 남겼다. 그 결과로 1567년에는 영광스럽게 ‘교회 학자(Doctores ecclesiae)’ 칭호를 부여받게 되었다. 

 이탈리아 피사의 성녀 카타리나 성당 제단화인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승리>는 신학자와 철학자로서의 성인의 면모를 입체적으로 잘 나타낸 작품이다. 그림에서 성인은 도미니코 수도회 복장을 한 채, 손에 책을 잡고 있다. 성인을 둘러싸고 있는 인물들로부터 받은 빛은 책을 통해 다시 퍼져나가고 있다. 성인이 들고 있는 책은 하느님의 말씀을 상징한다. 성인의 위에는 그리스도께서 자리하시고, 그 아래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그리고 네 명의 복음사가가 있다. 맨 위에서 그리스도께서는 오른손을 들어 축복하시고, 당신의 말씀이 든 책을 오른손에 들고 계시지만, 빛줄기를 통해 당신의 말씀을 직접 입에서 사도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리스도의 발아래 왼쪽에는 검을 든 성 바오로, 인간 삶의 여정인 족보로 시작하기 때문에 사람으로 표상된 마태오 복음사가, 사제 즈카르야가 지성소에 들어가 분향하는 장면부터 시작하기에 황소로 상징된 루카 복음사가가 있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성 베드로, 조류 가운데서 유일하게 독수리만이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력을 지녔으며, 요한복음서의 신학이 날카롭고 깊다는 의미에서 독수리로 표현된 요한 복음사가, 세례자 요한의 광야 설교로 시작하기에 광야의 왕이라 할 사자로 상징된 마르코 복음사가가 있다. 이들 모두 그리스도의 말씀이 담긴 책을 펼쳐 성인을 향하고 있고, 그곳에서 발산하는 빛줄기는 성인의 머리에 머무른다. 또한 성인의 양옆에는 고대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의 학설을 기록한 책을 들고 있으며, 발산된 빛줄기는 성인의 입과 연결된다. 이것은 성인이 성경의 계시와 고대 이성을 조화시키며 사상사에 가져온 개혁을 상징하는 것이다. 이러한 성인의 사상은 그의 발아래에 있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결국, 하늘에서부터 내려온 그리스도의 말씀은 성인의 신학적 체계를 통하여 땅에 뿌리내리게 된 것이다.

 

“여러분이 세상의 것을 멸시하는 모범을 찾고 있다면, 
“왕 중의 왕”이시고 “주님 중의 주님”이신 분을 따르십시오.” 
<아퀴노의 성 토마스 사제의 [강의록] 중에서>

윤인복 소화 데레사 교수 인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그리스도교미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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